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전례ㅣ교회음악

가톨릭 성가 124번: 은혜로운 회개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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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01 ㅣ No.2437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124번 “은혜로운 회개의 때”

 

 

찬미 예수님!

 

이달의 성가는 사순 시기를 맞아 124번 <은혜로운 회개의 때>로 정했습니다. 이 곡의 가사는 아름답기도 하고 또한 매우 교리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곡입니다.

 

이 곡의 가사를 살펴보면, 주님께서 십자가 희생으로 우리에게 은혜로운 회개의 때를 주셨고, 우리도 그 고통에 동참하며 형제들을 사랑하면서 주님을 따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사순의 의미를 정확하게 묘사하는 노랫말입니다. 이 가사 중에서 특별히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은 대목은 “주 예수여 당신 수난 항상 맘에 품고서, 내게 주신 고통 지고 당신 뒤를 따르리.”입니다.

 

천주교 신앙을 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신자들에게 설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압도적인 다수가 ‘마음에 위안과 평화를 얻고 싶어서’라고 답하였습니다.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십자가의 영성이 우리에게 아직 부족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의 가르침은, 힘들더라도 고통스럽더라도 사랑을 실천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르침은 “형제들을 사랑하며 주님께로 나가리.”라는 2절 마지막 부분과 “내게 주신 고통 지고 당신 뒤를 따르리.”라는 1절 마지막 부분이 대구를 이루는 데에서 잘 드러납니다. 결국 진정한 마음의 위안은, 비록 지금의 삶이 고단하더라도 영원하고 완전한 행복인 하느님 나라가 있다는 희망에서 얻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히 사순 시기, 즉 <은혜로운 회개의 때>에는 더욱더 이 부분을 깊이 묵상해야 할 것입니다.

 

솔직히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보람과 기쁨도 있지만 고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과 나누는 것’, ‘속옷을 달라 하거든 겉옷까지 내주는 것’, ‘오 리를 가자거든 십 리를 가주는 것’, ‘제단에 예물을 바치기 전에 형제와 화해하는 것’, ‘오른뺨을 맞고 나서도 왼뺨을 내주는 것’,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는 것’, ‘’가난한 사람이 되는 것’... 이러한 예수님의 가르침들은 말이야 멋지지만 삶 속에서 실천하려면 녹록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어깨를 짓누르는 십자가가 됩니다. 하기 싫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됩니다.

 

신앙생활은 이렇게 고된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꾸 이 십자가의 삶을 외면하고 나에게 편하고 이득만이 되는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하곤 합니다. 하지만 교회는 십자가를 강조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단 하나의 계명을 주셨습니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이 계명을 실천할 때 고통이 따르겠지만 우리는 기꺼이 그 일에 임해야 합니다. 그 길 끝에 부활의 영광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 예수여 당신 수난 항상 맘에 품고서, 내게 주신 고통 지고 당신 뒤를 따르리.”

 

[길잡이, 2017년 3월호, 송재영 야고보 신부(서울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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