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영성ㅣ기도ㅣ신앙

[신앙] 유사종교의 종식 전망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5-17 ㅣ No.1432

[믿음과 은총] 유사종교의 종식 전망

 

 

“식사는 골고루 하시고요, 스트레스 받지 말고 긍정적인 마음을 지니세요. 충분히 휴식하시고 잠을 잘 주무세요.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은 꼭 필요합니다.”

 

이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들어왔던 말이다. 특히 병원에서 의사가 병을 진단한 후 자연스레 덧붙이는 말이다. 왜냐하면 식사를 골고루 하며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고,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지 않으며, 충분히 휴식하고, 잠을 잘 자고 규칙적으로 운동한다면 우리의 몸은 건강하게 유지될 뿐 아니라, 우리 몸을 괴롭히는 병이 찾아왔을 때 이를 잘 이겨낼 수 있는 면역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의사가 이 말을 반복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면역력을 높여 몸을 건강하게 하는 다양한 방법을 잘 알고 있으며, 어떤 음식이 몸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인지에 대한 정보는 사실 차고 넘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몸 말고도 인간 존재를 지탱하게 하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영역이 있으니, 그것은 ‘영혼’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영혼 건강’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을까? 영혼의 면역력을 높여 건강하게 하고, 영혼을 괴롭히는 무언가가 찾아왔을 때 그것을 잘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우리는 잘 알고 있는가?

 

영혼의 건강을 유지해야 하는 다양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유사종교의 종식 전망과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유사종교는 영혼의 건강을 빼앗아가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스리슬쩍 다가와 강한 독을 뿜어 영혼의 건강을 빼앗아간다. 영혼은 육체와 같지 않아서 병을 입었을 때 발생하는 고통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그렇게 은밀하게 찾아와 달콤한 사탕을 건네주는 척하며 영혼의 파괴를 자행한다. 맞다. 입에 단 것은 몸에 쓰다. 영혼에 단 것처럼 느껴지는 그들의 가장된 친절 또한 영혼에는 독이었다.

 

그들의 은밀한 발걸음은 100여 년 전, 곧 1910년부터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 방법이 더욱 교활해져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영혼을 물들이고 만다. 30년이 넘게 여기저기 은밀한 발걸음을 옮기던 유사종교의 한 분파인 신천지는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에 그 모습이 낱낱이 드러났다. 이로써 많은 사람들은 이 분파가 자멸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기대했다. 그들의 낯이 너무나 두껍기에, 설마 지금의 상황에서도 지속될 수 있겠냐고 상식선에서 예견했다. 하지만 그 전망은 그리 예리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신천지는 세상에 드러난 사건으로 인해 내부의 결속을 더욱 공고히 다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신천지의 대표 이만희 사후의 후계 구도에 대한 예측들이 다양하게 점쳐졌다. 쉽게 이야기하면, 신천지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설사 신천지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잇는 유사종교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이단 분파가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유혹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 기생(奇生)하며, 이제는 그것이 유사종교의 한 분파인지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익숙해져 있는 ‘통일교’, ‘전도관(천부교)’, ‘하나님의 교회’, ‘여호와의 증인’, ‘몰몬교’가 그러했고, 그들에게 속해있던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구원자를 꿈꾸며 자신만의 분파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종식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곳에 절대 가지 마세요!’라는 형식적이고 ‘영혼 없는’ 말로, 우리의 영혼이 그리고 우리 주변 형제·자매의 영혼이 과연 건강해질 수 있을까?

 

이제 우리는 ‘영혼의 면역력’을 키워야만 한다.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갖추어, 가톨릭 신자는 무엇을 믿는지 그리고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과도 같은 기도 생활 안에서 규칙적으로 하느님을 만나야 한다.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자세로 내 주위의 형제·자매를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으로 주님과 만나는 날을 거룩하게 맞이해야 한다.

 

유사종교가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앞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가진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1베드 3,15)해 둔다면, 우리 영혼을 해치려는 어떠한 유혹도 이겨낼 수 있는 ‘영혼의 건강’을 지켜갈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17일 부활 제6주일 인천주보 4면, 명형진 시몬 신부(선교사목부 부국장)]



1,169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