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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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정당한 배당(각성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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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4-18 ㅣ No.627

[레지오와 마음읽기] 정당한 배당(각성 수준)

 

 

요즘은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공부에 열중하는 젊은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공부를 위해 조용한 도서관이나 독서실을 찾던 어른들은 사람들이 오가고 다소 시끄러운 곳에서 집중이 되겠냐고 의아해 하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어느 정도 심리학적 이유가 있다. 바로 카페는 적정수준의 긴장이 주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경험하듯이 각성은 지나치게 작으면 느슨해져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고 너무 과도해도 일을 잘 할 수 없다. 그러니 일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각성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오가는 이름 모를 타인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적절하게 긴장하게 되는 카페가 오히려 과제 수행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물론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과제에 대한 몰입은 불가능한 곳이긴 하지만.

 

1908년 미국의 심리학자인 로버트 여키스(Robert Yerkes)와 존 도슨(John Dodson)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미로상자에 쥐를 풀어놓고 출구를 찾을 때 어느 정도의 전기 자극을 주어야 쥐가 가장 빨리 출구를 찾는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전기 자극이 아주 약할 때는 쥐들이 출구를 찾아 천천히 돌아다니다가, 자극이 강해질수록 눈에 띄게 민첩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실험을 더 진행시켜 전기 자극을 아주 강하게 주자 쥐들은 미로의 규칙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그 상황에서는 이전보다 더 못한 학습 결과를 보였다.

 

이에 여키스와 도슨은 각성과 수행 간에는 ‘거꾸로 된 U형 함수관계(∩모양)’가 성립한다고 하였다. 즉 각성이 낮은 지점에서는 각성이 증가함에 따라 수행능력이 증가하지만, 특정 지점인 ∩모양 꼭대기 이후에는 다시 감소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너무 낮거나 너무 높은 수준의 각성은 수행 수준을 낮춘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간 수준의 각성, 즉 가장 높은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이 지점을 ‘최적 각성수준(optimum level of arousal)’이라고 한다. 그러니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라는 말은 주어진 일을 가장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지혜인 셈이다.

 

 

최적의 각성수준일 때 가장 높은 수행 가능해

 

P자매는 명예퇴직 후 레지오에 입단하여, 단장의 이사로 1년 만에 단장이 되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졌다. 그녀는 전 단장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의욕으로 단장의 의무인 활동배당을 잘 나눠주려고 애썼다. 하지만 다양한 활동을 찾기 어려웠고, 어쩌다 겨우 찾아낸 활동도 단원들이 못하면 자기 몫이 되기도 했을 뿐 아니라 단원들의 활동배당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이 모든 것이 자기 탓인 듯하여 잠도 잘 자지 못하였고, 자연히 매사에 신경질적이 되었다. 그러다 신부님과의 면담으로 자신이 자기만의 힘으로 살고자 했음을 깨달았고, 그 후 달라졌다고 한다.

 

그녀는 말한다. “저는 잘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주어진 일은 모두 열심히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몸이 힘들면 집중도 안 되고 자연히 일의 결과도 좋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신부님의 조언으로 우리 힘에는 한계가 있어 일에 따라 힘을 잘 배분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제는 미사나 기도, 주회 등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하기 전에는 몸이 피곤하지 않도록 노력해요. 그리고 일의 결과도 하느님께 맡기며 편안하게 하려고 하고요. 그러고 나니 일이 즐거워지고 오히려 더 잘되어가는 것을 경험합니다.” 현재 그녀는 즐겁게 단원생활을 할 뿐만 아니라 그 Pr.은 단합이 잘되는 분위기로 알려져 있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면 성공확률이 높아지고 일도 즐거워진다. 이 때 최적의 각성수준이 도움이 되는데 다행히 우리에게는 최적의 각성 수준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각성 상태를 높이기 위해 커피 등의 카페인 음료, 위험한 놀이기구나 공포영화를 이용하기도 하고, 반면에 너무 높은 각성은 심호흡이나 담배 피기, 화장실 가기 등의 행동으로 낮추기도 한다. 그런데 이 최적 각성수준은 사람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다. 암벽 등반 등 다소 위험한 일을 즐기는 성향의 사람과 아닌 사람들의 최적 각성수준이 같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본에 “유능한 단원에게 하찮은 활동을 맡기는 것은 영원한 삶을 준비하고자 노력하는 그 단원에게 결코 정당한 배당이 될 수 없다.”(교본 324)는 말이 있다. 그러니 단장이 활동을 배당할 때는 각성 수준에 대한 이해를 포함한 단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단장은 단원들이 할 수 있는 한 최고의 노력과 희생을 바치도록 그 바탕을 마련해 주어야”(교본 324쪽) 하기 때문이다.

 

 

활동 배당시 단원에 대한 이해와 활동의 특성 고려해야

 

또한 활동 배당시 활동의 특성도 고려하여야 한다. 각성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적 각성수준은 일이 단순하냐 어렵냐에 따라 다르다. 대체로 긴장이 높아지면 사람은 습관적인 반응을 할 가능성이 높아, 단순하고 잘 학습된 과제를 수행할 때에는 타인을 의식하여 각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복잡하고 충분히 학습되지 않은 과제를 할 때는 오히려 타인의 존재가 각성을 높여 수행에 방해가 된다. 그 이유는 충분히 연습되지 않은 과제는 자기 것으로 만들 시간적 여유가 필요한데, 높은 각성은 그런 여유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즉 단순한 일에는 높은 각성이 도움이 되고 복잡한 일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각성이 도움이 된다.

 

그러니 단장이 활동 배당을 할 때는 단순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성당청소나 주방봉사, 상가방문, 복지관 봉사 등은 되도록 많은 단원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고, 위중한 환자나 다양한 사유로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을 방문할 때는, 비록 많은 단원이 함께 할 수 있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소수 단원으로 조심스레 활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말이나 행동 하나 하나가 보통 사람들보다 몇 배나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이런 활동은 복잡한 과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성이론으로 볼 때 레지오에서 두 명씩 짝지어 활동하도록 하는 것은 참으로 좋은 장치이다. 교본에 따르면 짝지어 활동하는 것은 활동 중 예기치 못한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함이며, 냉대를 피하기 어려운 장소, 혹은 가정방문시 흔히 있는 체면치레와 수줍음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약속된 활동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짝지어 활동하기를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심리학적으로 볼 때 이는 일의 능률을 올리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둘이 함께 하면 상대의 존재가 서로의 각성을 적당히 높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지오 단원은 배당된 활동이 무엇이든 ”주어진 의무를 해내려는 정신이 확고부동해야 하며, -중략- 모든 일에 철저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교본290쪽) 그러니 나에게 맞지 않는 활동이라도 “활동에 대한 레지오의 기본 원칙은 –중략- 반드시 성모님의 정신으로 해야”(교본 427쪽)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기에 ‘둘’이라는 신비의 숫자가 있다.”(교본 297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4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행복디자인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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