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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 성사풀이19: 보속, 영적 건강 회복시키는 신앙의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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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11-06 ㅣ No.273

성사풀이 (19) 보속, 영적 건강 회복시키는 신앙의 처방

 

 

보속은 죄의 경중과 특성에 따라 기도나 자기 희생, 특히 봉사나 자선 행위로 이뤄진다. 가톨릭평화신문 DB.

 

 

고해성사를 거행하는 사제 개인의 자질은 죄의 용서와 관계가 없나요

 

성사는 인간의 의로움이 아닌 하느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죄의 용서는 집전자 개인의 성덕과 관계없이 성사 안에서, 성사를 통해 작용하시는 그리스도와 그분 성령의 힘으로 이루어진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128항)

 

고해성사의 집전자는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사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도구입니다. 사제는 성품성사의 힘으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모든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461항)

 

사제는 자신의 성덕이나 인간 됨됨이가 아니라, 하느님의 용서를 다루는 종의 모습으로 ‘그리스도의 뜻과 사랑에 결합되어’ 죄를 용서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만으로 죄를 용서받았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466항)

 

물론 고백자가 고해소에 있는 사제의 개인 자질이나 성덕에 따라 하느님의 자비를 더 크게 느낄 수도 있고, 위로를 받아 눈물을 흘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고해성사를 집전하는 사제는 자비로운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 주는 더욱 합당한 자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따라서 인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특히 죄에 떨어진 이들을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그들을 주님께 맡겨 드리고 기도해야 합니다.

 

 

사제가 지켜야 하는 ‘고해의 비밀’이란 무엇인가요

 

고해(고백)의 비밀은 고해성사 때 알게 된 모든 내용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절대 비밀을 지켜야 할 의무를 말한다.(교회법 983조) 이 고해의 비밀을 ‘성사의 봉인’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고백자가 사제에게 말한 모든 죄와 고백자의 삶이 성사로 ‘봉인’되어 비밀로 지켜져야 함을 의미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467항)

 

고해성사를 거행할 때, 사제와 고백자 사이에는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암묵적 계약이 이미 맺어져 있습니다. 이렇게 할 때, 죄에 떨어진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그리스도의 뜻과 사랑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해의 비밀은 고백자가 살아 있든, 세상을 떠났든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합니다. 고해의 비밀에는 고해성사 중에 고백한 죄와 관련된 모든 것, 고백자의 신상까지 포함됩니다. 고해의 내용을 말이나 간접적인 표현으로 해서도 안 되며, 이러한 비밀은 의사소통을 도운 통역자까지 포함합니다.(교회법 983조)

 

만일 고해의 비밀을 누설한다면 사제는 교회 공동체로부터 파문됩니다.(교회법 1388조) 고해성사를 집전하는 사제의 직무는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을 사람들에게 전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고해소에서 사제는 하느님의 용서를 마음대로 다루는 주인이 아니라 종일 뿐이며, 자비로우신 아버지의 마음으로(루카 15,20) 사람들을 존중하고 맞아들여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고백을 듣는 모든 사제는 고해소에서 들은 죄에 대해 절대 비밀을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465~1467항)

 

 

보속은 무엇이며 꼭 해야 하나요

 

죄를 지은 사람은 죄 때문에 영적 손상을 입게 되며 하느님에 대한 신앙과 이웃 사랑이 약화된다. 그래서 죄는 용서받았더라도 죄로 생긴 부정적 결과를 보상하거나 대가를 치러야 하는데, 이렇게 갚는 것을 ‘보속’이라 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459항)

 

보속(補贖)은 우리가 지은 죄 때문에 생긴 폐해에 대한 보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 큰 상처가 났을 때, 치료하면 상처는 곧 아물겠지만, 약간의 흉터가 남아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므로 보속은 죄에 대한 벌이 아니라,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와 보상의 표지로 자신의 죄 때문에 생긴 피해를 보상하겠다는 각오를 하느님께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날의 죄에 대한 속죄이고, 영적 건강을 완전히 회복해 새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약이며, 우리의 나약함을 치료하는 약이기도 합니다. (「고해성사 예식」 18항) 그래서 보속은 고해소를 나온 다음 꼭 해야 합니다. 보속을 하지 않는 것은 병원에서 의사에게 진찰과 함께 치료는 받았지만, 처방받은 약을 먹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보속은 죄의 경중과 특성에 따라 기도나 자기희생, 특히 이웃에 대한 봉사나 자선 행위로 이루어집니다. (「고해성사 예식」 18항) 실천하기 어려운 보속을 받았다면, 고해 사제에게 사정을 말하고 다른 보속으로 바꾸어 달라고 청할 수 있습니다. 

 

만일 이웃에게 피해를 준 경우는 피해를 갚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마땅히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훔친 물건을 되돌려주는 일, 모함당한 사람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 손해를 배상하는 일 등입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456항)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11월 4일, 정리=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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