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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종교 모독 행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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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8-05 ㅣ No.854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종교 모독 행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질문

 

요즘 워마드 등 극단적인 여성운동으로 시끄럽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는데 특히 천주교를 상대로 신성모독으로 여겨질 행위를 하는 것을 보면 참기가 어려울 지경이네요. 이런 행위를 하는 이유가 뭔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요?

 

 

답변

 

국내 개봉 영화는 아닌데, 오래전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디 벨레’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독일의 인문계 고등학교인 김나지움의 라이너 벵어 선생님은 ‘독재정치’ 수업을 위해 일주일간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벵어 선생님은 ‘독일에서 독재자는 더 이상 안 나올 것 같냐?’는 질문으로 대중이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 존재인지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시작합니다.

 

그는 ‘규율을 통한 권력, 공동체를 위한 권력, 행동을 통한 권력’을 모토로 우선 학생들에게 개인의 차이를 완전히 지우고 동질적 집단으로 단결시키기 위해 흰색 셔츠의 제복을 입게 합니다. 그리고 그들 집단의 이름을 ‘디 벨레’(Die Welle, The Wave)라고 부르게 합니다.

 

그 이후 ‘디 벨레’ 소속 학생들은 집단의 결속력을 공고히 하고 나치 경례를 연상하게 하는 독특한 인사법을 만듭니다. 점점 학생들은 파시즘에 도취한 모습을 보이지만, 자신들의 행동이 파시즘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집단의 소속감을 즐기고 안도감을 느끼면서 점점 집단에 빠져듭니다. 특히 외톨이, 외국인, 저소득층 학생이 ‘디 벨레’에 더욱 열정적으로 참여합니다.

 

‘디 벨레’ 프로젝트를 끝낼 결심을 한 벵어 선생님은 강당에 모두 모인 자리에서 그동안 해왔던 것 이상으로 학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기 시작합니다. 벵어 선생님이 약속한 것과 다른 행동을 보이자 학생 하나가 항의를 합니다. 벵어 선생님은 그를 배신자로 부르며 학생들에게 강당 앞으로 끌어내도록 명령합니다. 학생들이 그를 끌어내자, 벵어 선생님은 “이것이 바로 ‘독재정치’”라고 말합니다. 이어 선생님은 ‘디 벨레’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설명하고 ‘디 벨레’의 해산을 발표합니다. 그러자 ‘디 벨레’에 가장 심취해 있던 학생 하나가 권총을 꺼내 들고 ‘디 벨레’의 해산을 거부합니다. 결국 ‘디 벨레’의 해산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는 울면서 권총으로 자살을 합니다.

 

영화 ‘디 벨레’에서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학생들이 극단적인 파시즘에 빠져드는 것을 보면, 여성 혐오사이트인 ‘일베’나, 남성 혐오사이트인 ‘워마드’처럼 극단적인 집단으로 진화하는데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소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다수의 집단으로부터 소외당한 집단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소수’인 그들은 더욱더 극단적인 생각으로 집단을 응집시키려 하는 것 같습니다. ‘소수’가 모여 집단을 형성하고, 자신들만의 규칙을 정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면서 서로에게 안전감이나 소속감을 갖게 됩니다. 마치 ‘디 벨레’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존재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영화에서 ‘디 벨레’에 소속되어 있는 학생들은 어느 순간부터 ‘왜’라는 질문을 하기보다 무조건적으로 ‘디 벨레’의 규칙들을 받아들입니다. 우리도 어떤 문제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고 스스로에게 질문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집단이 가진 생각을 별 의심 없이 동조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개인의 비판적인 사고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껴집니다. 그러나 문제는 인터넷의 익명성이 주는 자유를 통해 극단적 분노를 쉽게 표출시키고, 극단적 집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타인의 인정으로 받아들이는 한 극단적 ‘여성혐오와 남성혐오’의 집단적 일탈은 쉽게 사그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8년 8월 5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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