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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세계의 성모 성당: 동루의 성모 성당(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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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1-06 ㅣ No.488

[세계의 성모 성당] 동루의 성모 성당

 

 

중국 가톨릭 신자들이 자주 찾는 가장 대표적이며 유명한 성모성지는 2곳이 있는데, 그곳은 지난 호에 소개한 상하이의 서산과 이번호에 소개할 동루(Donglu)이다.

 

문화 혁명 시기를 제외하고 1924년부터 중국의 모든 가톨릭 신자들은 매년 5월이면 서산 성모성지와 함께 이곳 동루를 방문하여 성모님의 성화 앞에서 기도를 바친다.

 

동루(Donglu, ??(東易))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 시에서는 남서쪽으로 약 1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허베이성 바오딩시의 남동쪽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이다. 2004년 조사에 따르면 약 9000명의 동루 주민 중 7000여명이 가톨릭 신자로 보고되고 있어 중국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가톨릭 신자의 비율이 높은 곳이다. 동루는 근처의 바오딩교구에 소속되어있으며, 일찍이 복음화가 이루어졌었고, 1880년대 후반에 건축된 고딕 양식의 성당도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중국에서 의화단의 난이 일어나고 1900년 4월, 700명에서 약 1000여명의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살고 있던 이 작고 가난한 선교지역인 동루에 약 1만여 명의 그리스도교에 적대적인 군인들이 쳐들어왔다. 이때 이 마을의 중국인 사제인 우 신부는 성모님의 보호를 청하는 기도를 드렸다. 그러자 하늘에서 빛에 둘러싸인 하얗고 아름다운 아가씨의 모습으로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 군인들은 겁에 질려 두려움에 떨며 하늘로 총을 쏘기 시작했지만 아무소용이 없었고 불같은 말을 탄 기수(아마 성 미카엘이 아닌가 한다)가 그들을 향해 쫒아 내려오자 그들은 마을 밖으로 도망을 치고 말았다. 이 일이 있은 후 성모님의 보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성당이 성모님께 영예를 드리며 지어졌다. 이는 마리아의 사랑과 모성적인 보호에 대해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우 신부는 황실 예복을 입은 만주 청 왕조의 오랜 통치자였던 서태후의 그림을 얻어 화가에게 주어 아기 예수님을 안은 성모님을 그리는데 복식 등을 참조하도록 했다. 이렇게 하여 완성된 성화는 1924년부터 유명한 순례지가 된 동루 성당의 중앙 제단 위에 걸었다.

 

그리고 이 성모성화는 1924년 중국 주교들의 첫 번째 전국회의인 중국 주교 시노드(Synod)에서 ‘중국의 성모’또는 ‘중국의 여왕이신 성모’를 묘사하는 이미지로 선정되었다. 그리고 이 시노드 후 중국의 모든 주교들과 함께 중국의 사도직 대표인 Celso Costantini 대주교는 이 공식적인 중국의 성모 성화 앞에서 중국의 성모님께 중국인들을 봉헌 한다고 선언했다.

 

이 중국 성모의 성화는 1928년에 비오 11세 교황에 의해 공식적으로 승인되어 축복을 받았고, 공포되었다. 그리고 1932년 교황 비오 11세는 동루를 공식 성모님의 성지로 승인했다. 1941년 교황 비오 12세는 동루의 성모 기념일을 가톨릭교회 전례력의 공식 축일중 하나로 받아들였고, 1973년 중국 주교회의는 성청의 허락을 받아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성모 마리아의 축일로 지내게 되었다.

 

 

파티마에서의 태양의 기적과 비슷한 놀라운 태양의 기적 일어나

 

그러나 동루의 성당은 제2차 세계 대전 중인 1941년 일본군 포병들의 폭격으로 화재가 나서 폐허가 되었다가 1992년에 재건되었다. 새로 재건된 성당은 수천 명의 사람들을 수용하기에 충분히 큰 규모인데, 이 지역 교회 관계자들은 중국 북부 지역에서 가장 큰 성당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런데 이 동루에서는 다시금 큰 기적이 일어났다.

 

1995년 5월 23일 정부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지하 가톨릭교회의 신자들 3만 명 이상이 동루 성당이 있는 곳으로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도움이신 성모 축일’의 철야 기도와 미사를 드리기 위해 모여 들었다. 동루 외곽의 들판에서 지하교회의 주교 4명이 미사를 집전하고 거의 100여 명의 지하교회 사제들도 함께 미사를 집전하고 있었다. 말씀의 전례에 이어 봉헌기도가 이어지고 있을 때 갑자기 사람들은 마치 파티마에서의 태양의 기적과 비슷한 놀라운 태양의 기적을 목격하게 되었다.

 

여러 증인들이 일관되고 한 결 같이 당시의 상황을 증언하고 있으며, 바오딩교구 주교에 의해 확인된 것처럼 태양이 갑자기 강렬한 빛을 잃어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태양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태양은 오른쪽과 왼쪽으로 번갈아 회전하며 다양한 색을 내뿜는 광선이 하늘에서 뻗어 나왔다. 태양은 처음에는 노란 색으로 변한 다음 빨강 색, 파랑 색으로 변하고 다른 여러 색으로 변했다. 그 후 사람들은 거룩한 성체 성사와 같은 태양의 중심에서 중국의 성모님과 어린 아기 예수님, 성가족, 하느님 아버지, 그리고 성령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때때로, 태양은 파티마의 태양의 기적 때와 마찬가지로 군중을 향해 가깝게 내려오다 다시 올라가며 멀어지기도 했다. 이에 사람들은 “성모여, 우리와 당신의 자녀들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성모님, 제 죄를 용서해주세요”와 같은 여러 말들을 외쳤다. 신자들은 태양의 변화하는 색을 목격하며 자연스럽게 기쁨으로 소리 치고 박수를 보냈다. 이 현상은 약 20분 동안이나 지속되었고 이후 하늘은 다시 정상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중국 공산주의자들은 동루 순례를 막고 핍박

 

이렇게 성모님께서는 초자연적인 기적을 통해 동루의 자녀들을 위로해 주셨지만 신자들은 이 성지를 순례 하는데 더욱 큰 희생과 위험을 감수하게 되었다. 공산주의자들은 중국에서 권력을 잡은 이래, 동루에 대한 성지순례를 불법적인 종교 활동으로 간주하며 승인하지 않았고, 이 기적 이후 더욱 많은 신자들이 모여들게 되자 갖가지 방법으로 막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안들은 순례자들이 동루 마을이나 성당을 방문하거나 미사 등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그로인해 여러 사람들이 체포되었고, 바오딩교구의 여러 지도자들도 체포되거나 수감되었다.

 

1996년 4월과 5월에는 마을을 고립시키기 위해 약 5000명의 군대와 약 30대의 장갑차 및 헬리콥터가 동원되었고 많은 성직자들도 체포되었다. 그리고 성당에서 성모님의 성화를 압수하기까지 했다고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성모님의 성화 원본은 사본 뒤에 있는 벽속에 숨겨져 있었기에 원본은 손상되지 않았다. 이제는 숨어서 활동하는 지하교회 중국인 사제들이 비밀리에 보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만 명의 사람들은 도로 차단 및 기타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도 육체적, 정신적인 제약 속에도 순례를 그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매년 5월이면 동루로 가는 모든 도로를 차단한다. 동루와 인근 마을로 향하는 모든 대중교통편의 차표는 공식적으로 천주교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만 선택적으로 판매되었다. 그리고 만일 천주교 신자들을 태워 동루로 운전한 사람도 운전면허가 취소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충직한 천주교 신자들은 동루를 계속 찾고 있다. 많은 순례자들은 동루에 오기 위해 이렇게 엄청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기에 자신들의 신앙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큰 힘을 얻는 계기로 삼고 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11월호, 장긍선 예로니모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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