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성인ㅣ순교자ㅣ성지

[성인] 살레시오 협력자, 복녀 알렉산드리나 마리아 다 코스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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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9-23 ㅣ No.1738

살레시오 협력자, 복녀 알렉산드리나 마리아 다 코스타의 삶

 

 

살레시오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뜨거웠던 지난여름 견뎌내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거짓말처럼 가을이 다가왔습니다.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연을 묵상하다 보면 마음이 너그러워집니다. 일 년 내내 삼복더위만 지속되지 않습니다. 언제까지나 혹한만 계속되지 않습니다. 혹한을 견디다 보면 화사한 봄날도 다가옵니다. 한증막 같은 삼복더위를 참다 보면 어느새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옵니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겠지요. 힘겨웠던 시절을 견뎌내고, 고통스러운 세월도 인내하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살 만한 날들이 다가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결코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삶 속에서도 작은 행복거리들을 찾는 일인 것 같습니다.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면서도 일상 안에서의 소소한 기쁨을 찾아나서야겠습니다.

 

 

복녀 알렉산드리나의 삶

 

저희처럼 수도회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살레시오회원들이 있는가 하면 수도원 담 밖에서 살레시오회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가정과 사회 안에서 돈 보스코의 영성을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이름하여 ‘살레시오 협력자’라고 부릅니다. 살레시오 협력자들 가운데는 결혼하신 부부들도 계시지만 교구 신부님들과 주교님들도 계십니다.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포르투갈 국적의 살레시오 협력자 가운데 알렉산드리나 마리아 다 코스타란 아주 유명하고 특별한 분이 계십니다. 1904년에 태어나셔서 1955년에 돌아가셨으니 비교적 최근의 인물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눈으로 바라볼 때 알렉산드리나의 인생은 참으로 혹독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 눈에는 비참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인생의 꽃봉오리가 채 피어나기도 전인 열네 살 되던 해, 그녀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큰 사건을 겪게 됩니다. 흑심을 품고 달려드는 치한들을 피하려다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게 되는데, 그로 인해 그녀는 전신 마비가 되었습니다. 스물한 살 되던 해인 1925년 이후에는 더 이상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30년 세월을 꼬박 작은 침대 위에서 보내게 되지요.

 

그 오랜 세월 동안 작은 침대 위에서 거의 갇혀 있다시피 누워 있던 알렉산드리나였지만 전 세계에서 온 천만 명도 넘는 사람들이 그녀를 방문했습니다. 그녀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와 만남을 통해 그녀 안에 활동하시는 하느님을 뵈었으며 그녀로부터 영적 지도를 받았고 기도를 청했습니다. 2004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그녀를 복녀(福女) 반열에 올렸습니다.

 

만일 제가 그 지경까지 이르렀으면 날이면 날마다 괴로워하고, 그들을 원망하다가 스트레스 받아서 일찌감치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그 정도 상처와 충격 앞에 여지없이 무너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알렉산드리나는 영적으로 너무나 당당하게 일어났습니다. 육체도 중요하지만, 영혼과 정신이 더 위대하다는 것을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서 증명해 보였습니다.

 

 

언제나 하느님과 일치한 삶

 

알렉산드리나의 비결이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녀는 치명적이고 참혹한 사고를 겪었지만, 그 사고를 긍정적으로 수용했습니다. 그 끔찍한 사건을 겪으면서도 하느님을 멀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바라는 바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찾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기꺼이 고통받고 사랑하며 보속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한평생 기도 속에 자신의 치유를 위한 기도는 없었습니다. 그 대신 온 세상 모든 감실 안에 갇혀 계신 수인(囚人) 예수님과 신비로운 일치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녀는 틈만 나면 온 세상을 티 없으신 성모 성심께 봉헌하는 기도를 정성껏 바쳤습니다. 그녀는 매일, 마음으로 전 세계 방방곡곡 감실을 하나하나 방문하며 성체조배를 하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생애 마지막 13년간을 다른 음식 없이 오직 성체로만 살았습니다.

 

“큰 고통이 밀물처럼 밀려올 때, 적막한 밤 시간에 저는 하늘을 관상(觀想)하러 여행길을 떠납니다. 모든 것이 무(無)이며 저에게는 모든 것이 죽었습니다. 내 창조주의 위대함과 그분의 무한한 힘만이 저의 영을 다시 일으켜 주십니다.”(복녀 알렉산드리나의 일기 중에서)

 

[살레시오 가족, 2017년 9월호(146호), 양승국 신부(살레시오회 관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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