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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주된 관심(칵테일파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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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0-03 ㅣ No.544

[레지오와 마음읽기] 주된 관심(칵테일파티 효과)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평소에 자신이 좋아하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만 눈에 띈다’는 것을 놀림조로 이르는 것으로,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것에만 주의를 집중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중이라도 내 이름이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이내 그 쪽으로 귀가 쫑긋해지고 그들의 대화 내용이 더욱 잘 들리게 되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경험한다.

 

또한 여러 명이 같은 곳을 가도 그 곳에서 보고 느낀 것이 다 달라 각기 다른 경험 체계를 형성하는 것을 보면, “사람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말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처럼 우리들은 주변의 많은 정보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1953년 영국 왕립런던대학의 콜린 체리(Colin Cherry)는 사람들의 이런 경향을 실험으로 증명하였다. 그는 여러 사람의 대화가 동시에 들리는 와중에,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이 원하는 상대와의 대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실험을 계획하였다.

 

실험은 먼저 피험자들에게 헤드폰을 나눠 주고 같은 목소리로 두 가지 다른 내용을 양쪽 귀로 동시에 듣게 하고, 두 번째는 한 가지 내용을 오른쪽 귀로만, 다른 한 가지 내용은 왼쪽 귀로만 듣게 했다.

 

실험 결과, 피험자들은 자신이 관심이 없는 이야기에는 집중하지 않아 듣지 못했지만, 자신이 듣고자 하는 이야기는 두 가지 내용을 양쪽 귀로 동시에 들을 때조차도, 소리를 구별하여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마치 자신에게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소리는 필터로 걸러내 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체리는 이런 현상을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나는 칵테일파티에서도 자신에게 흥미 있는 이야기에는 선택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현상이라 하여 “칵테일파티 효과”라고 하였다.

 

 

자신도 모르게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보고 싶은 행동만 보게 돼

 

이 효과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듣고 보는데도 적용되어, 자신도 모르게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보고 싶은 행동만 보게 한다. 이렇게 선별 수용된 정보들은 우리의 생각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 편견을 키우고 나아가 소통이 어려워지게도 한다. 그러니 우리에게 이런 경향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지도자가 사람의 이런 경향을 이해하지 못하면 자기도 모르게 자신에게 하는 좋은 말만 듣고 쓴 소리는 듣지 않게 되어, 주변에는 아첨꾼만 남고 충신은 사라지게 된다. 또한 한쪽으로 쏠린 정보만을 대하게 되어 잘못된 판단으로 커다란 실수를 할 위험도 있다.

 

우리에게 칵테일파티 효과가 생기는 이유는 ‘선택적 지각(selective perception)’으로 설명될 수 있다. 문제는 뇌의 용량이다. 한계가 있는 뇌의 용량으로 뇌가 의식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보는 아주 작을 수밖에 없어 자연히 뇌는 관심 있는 정보만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선택적 지각’을 하게 된다. 또한 최근에는 시끄러운 가운데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말이 나오는 순간, 청각피질이 활성화된다는 분석결과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진이 내놓았다.

 

이 결과로 사람들은 자신이 이해하거나 관심 있는 내용, 또한 전에 한 번 들었던 내용 등에 대해 주의를 더 잘 기울이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이런 주의집중 현상은 듣는 것뿐만 아니라 보는 것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이는 여러 단어 중에서도 자신의 이름은 아주 쉽게 찾는다는 실험의 결과로, 결국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고도 할 수 있다.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천주교회를 비신자들에게 드러낼 필요 있어

 

수원교구의 모 본당은 지난 번 교황님이 오시는 것을 계기로 4백 명이 넘는 놀라운 숫자의 입교자를 받았는데 여기에는 본당신부님과 신자들의 특별한 노력이 있었다. 먼저 소공동체와 레지오 두 파트로 나누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소공동체는 각 구역별로 전단지와 함께 그 성당 이름이 새겨진 물티슈를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레지오는 상가나 가정을 다니면서 전단지, 물티슈 등을 돌리는 선교를 하였다. 또한 신자들에게는 물티슈를 세 개씩 주고 각자 선교할 것도 권하였다.

 

그 후 교황님이 한국을 방문하셨을 때부터 본격적으로 입교자를 받기 시작했는데, 그때 많은 사람이 입교신청을 하였던 것이다. 이 본당의 성공적인 선교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칵테일파티 효과도 다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사람들은 물티슈나 전단지, 현수막 등을 통하여 사전에 성당에 대한 정보를 대하게 되었고, 이렇게 성당과 관련된 단어들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교황님 방한으로 매스컴이 시끄러울 때, 자신도 모르게 성당소식에 관심이 가게 되었으며, 교황님의 약자를 위하면서도 친근한 모습에 감동되어 결국 입교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선교에 대한 관심은 참된 그리스도 신자 생활의 필수 요소”(교본 382쪽)이니 우리 레지오 단원들에게 선교는 더욱 주요한 관심사가 되어야 하고, 나아가 레지오 단원들의 주된 임무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거창한 방법보다는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천주교회를 비신자들에게 드러낼 필요가 있다. 즉 성당을 나오라는 권유나 성당에 관한 소식을 전하는 등의 언어적 방법과 함께, 식사전후 기도를 하는 모습이라던가 묵주반지를 끼고 있는 모습, 혹은 카톡의 프로필 사진이나 상태메시지 등으로 보여주는 비언어적 방법 또한 사람들에게 천주교회에 익숙해 질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듣고 싶은 것만을 듣기도 하지만, 한 번 듣거나 본 정보는 익숙하게 느껴져 그것이 또다시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들이 예습을 완전하게 하지 않아도 예습 자체로 이미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달라지는 현상과 같다. 여기에 우리의 평소 언행이 하느님 자녀다워야 그렇게 시작된 관심이 입교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레지오 단원은 일상생활의 모든 면에 레지오 정신이 깃들도록 하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또한 레지오의 전반적 목적을 성취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 늘 주위를 살펴야 한다.”(303쪽)는 교본의 말도 명심해야 한다. “중요하지 않은 일에 주된 관심을 두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교본 56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10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한국독서치료협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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