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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유사종교의 도전 앞에서: 유사 종교의 특징과 포섭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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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8-18 ㅣ No.1010

[경향 돋보기 - 유사 종교의 도전 앞에서] 유사 종교의 특징과 포섭 전략

 

 

한국 천주교회는 우리 사회와 종교계에서 물의를 빚고 있는 유사 종교들에게서 천주교 신자들을 보호하고 신앙을 지키게 하고자 ‘한국천주교유사종교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하기 시작했다.

 

우리 사회의 유사 종교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교회는 여기에 눈감고 있어서는 안 된다. 단 한 마리의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서시는 주님처럼 단 한 사람이라도 유사 종교로 말미암아 고통받고 있다면 그를 찾아가 위로하고, 문제를 해결하게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서 유사 종교의 발생 원인과 공통점, 탈바꿈하려는 그들의 교묘한 모습을 알아보고, 나아가 그들이 어떻게 포섭(전도)하는지도 살펴보고자 한다.

 

 

유사 종교는 왜 발생하는가

 

유사 종교의 공통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고 어떻게 전개되며 발전하는지를 알 수 있다. 한국에서 유사 종교가 시작된 1930년대부터 최근까지 발생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정치적 사회적 불안과 혼란기에 발생한다. 사회의 가치관이 변하거나 정치와 사회가 안정적이지 않을 때, 미래가 불안하거나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갈 때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어 간다.

 

둘째, 기성 종교가 종교로서의 본질을 잃어버리거나 교리와 예식이 진부한 가운데 그 시대의 삶을 포용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그들은 현실의 삶에 충실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과 ‘영생’을 왜곡한다. 기성 종교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자신들에게서 시작된다고 한다.

 

셋째, 종교 지도자가 참된 신앙인의 모습을 잃거나 부패하고 타락한 삶을 보일 때 발생한다. 유사 종교는 기성 종교의 일부 사람의 삶을 비난하면서 마치 기성 종교의 사람들 전체가 부패한 것처럼 주장한다.

 

 

유사 종교의 공통점

 

첫째, 성경을 왜곡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창립자는 성경을 자신의 목적에 맞게 내용 등을 왜곡한다. 자신의 생각이 마치 ‘신의 명령이자 말씀’인 것처럼 포장하는 가운데 절대적인 것처럼 가르친다.

 

둘째, 교리의 혼합과 왜곡을 통해 창립자를 교주화하거나 신격화한다. 창립자가 처음부터 자신이 교주화나 신격화가 되기를 원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유사 종교다.

 

셋째, 교리와 구원의 개념을 바꾸고, 불안감을 증폭시키며 헌금을 강요한다. 시한부 종말론이나 구원론, 심판론, 말세, 마지막 때 등을 강조하면서 심리적 불안감을 조장한다. 교주나 유사 종교의 말에 대한 절대 복종과 충성을 강요하며 금전이나 재산의 강제 헌납도 유도한다.

 

넷째, 기성 종교에 대해 거짓 종교의 틀을 뒤집어씌운다. 기성 종교가 일으킨 사회 문제와 부정적 면들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이를 사탄과 악마 등의 행동으로 포장해 기성 종교를 거짓 종교로 몰아간다.

 

다섯째, 비현실적이고 비윤리적이며 비도덕적이다. 기성 종교의 신자들에게 비현실적인 종교 사상을 심으면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거짓된 말과 행동에 아무런 죄책감이 없다. 사람들에게 반사회적인 삶을 이어 가게 한다.

 

여섯째, 개인적으로, 가정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피해를 가져온다.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 충실하지 못하게 하는 가운데 오직 그들의 활동과 종교 생활에만 매달리게 하여 많은 상처와 피해를 주고 있다.

 

 

탈바꿈하려고 연출하는 교묘한 모습들

 

최근에는 유사 종교들이 자신들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특징을 탈바꿈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그들이 교묘하게 올바른 종교의 옷으로 갈아입으려는 모습을 살펴보자.

 

첫째, 현실적인 삶에 충실하며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삶을 요구한다. 최근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이며 비도덕적인 삶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문제의 사람들을 제명하고 있다.

 

둘째, 사회적 공신력을 얻으려고 노력한다. 기존 교회에서 인정받기보다 오히려 기존 교회는 성서적이지도 않다고 규정하며 적대 관계를 형성한다. 그 반대로 사회적으로 인정받고자 사회봉사 활동에 적극적이면서, 국가나 지방 자치 단체 등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며 활동한다. 특히 한반도의 상황을 적절하게 이용해 남북통일을 자신들의 업적으로 쌓으려는 위장 전술을 사용한다.

 

셋째, 세계 평화, 전쟁 종식, 남북통일 등에 이바지하는 모습을 연출한다. 교주를 평화의 사자로 둔갑시켜 활동하는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며 내부 결속을 다지면서 외부적으로는 이미지 세탁을 하고 있다.

 

넷째, 자신들의 종교와 교주가 한국 사회에서 핍박받고 고난받는 것은 예수님도 그랬듯이 당연하고, 그것이 메시아의 모습이라고 설명한다. 오히려 외국에서 더 인정받는다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교주가 외국에서 환영받는 장면을 보여 준다.

 

다섯째, 전통적인 포교 방법에서 벗어나 인터넷과 누리 소통망 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여 홍보한다. 또한 대규모 행사나 국제 행사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며 대외 홍보용으로 활용한다.

 

여섯째, 미래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청년과 청소년에게 집중 투자하고, 대학가의 동아리 등에 대한 적극적인 포섭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사 종교, 특히 ‘신천지’의 포섭(전도) 전략

 

이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약칭 ‘신천지’라는 이름은 많이 알고 있으나 어떤 점이 문제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신천지는 이단이므로 가면 안 된다며 결코 미혹되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곳이 신천지 성경 공부방일 때가 있다.

 

신천지는 ‘모략’(거짓말)도 하느님께서 주신 포교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성경 공부로 유도한다. 사실 거짓으로 시작해서 거짓으로 끝나는 것이 그들의 실체이다. 신천지의 미혹에 쉽게 빠지지 않으려면 그들이 어떤 식으로 교묘하게 접근하는지 우리 신자들에게 그 단계를 통째로 인식하게 일깨우는 것이 중요하다.

 

1단계 : 정보 수집. 모든 지인, 신앙 정도, 요즘 기도 내용, 최근 관심사, 학력, 취미, 봉사 활동, 좋아하는 음식, 성격, 집안 내력, 이성 문제, 혈액형 등 아주 소소한 부분까지 조사하고 포섭 계획을 세운다. 또한 길거리나 단체에서 각종 설문 조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인 신상을 조사해 포섭 자료로 활용한다. 따라서 길거리에서 자신의 신상을 노출시키는 각종 조사에 아무런 의심 없이 응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2단계 : 섭외. 모든 것을 도와주는 가운데 사랑을 느끼게 한다. 가족이나 친척, 친구, 지인 등을 동원하여 대상자를 파악하고 접근한다. 기본적으로 3-7명(많게는 20명까지)의 팀으로 접근한다.

 

대상자가 고민하는 것을 해결해 주고자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다른 사람(팀)을 하나씩 만나게 한다. 누구는 길에서, 다른 누구는 커피숍에서, 또 다른 누구는 직장에서 우연히 만난 것처럼 행동한다. 이런 우연이 당신을 도와주시려는 하느님의 계획이라고 교묘하게 설명한다.

 

최근 신천지의 미혹의 코드는 ‘문화’다. 연극, 뮤지컬, 영화, 공연 등의 입장권을 구입해 함께 가자고 한다. 만난 지 얼마 안 되는데 당신을 위해 기도한다고도 한다. 성경 구절을 휴대 전화로 보내 묵상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본격적인 포섭 작전에 들어가 그들의 성경 공부를 하게 만든다.

 

3단계 : 개인 복음방. 집이나 사무실, 학교 강의실, 휴게실, 심지어 노래방 등 두세 명이 함께할 공간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든 기본적인 성경 공부를 시작하면서 성경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복음방에서는 한두 달 정도의 맛보기 성경 공부를 한다. 이때 오직 성경만을 이야기하면서 성경도 제대로 모르는 가운데 신앙생활을 한 죄인인 것처럼 느끼게 해 은근히 죄책감이 들게 한다.

 

성경 공부를 하면서 결코 자신들이 신천지라고 밝히지도 않고, 또 성경 공부 자체를 철저하게 비밀에 부치도록 한다. 이것을 그들 용어로 ‘입막음’이라 한다. 이 입막음은 하느님의 뜻에 따르는 것이라며 그들이 해석한 성경 구절로 설득한다.

 

4단계 : 센터 과정(정규 과정)으로의 인도(열매와 잎사귀). 센터에서는 훈련된 전문 강사가 가르친다. 일주일에 네 번(월, 화, 목, 금), 하루 두세 시간의 교육을 한다. 하루에 두 번의 동일한 강의가 오전과 오후(저녁)에 이루어진다. 강사의 강의가 끝나면 전도사들이 인쇄물을 나누어 주어 그날 배운 것을 암기하게 하며, 다음 날 시험을 보게 한다.

 

그런데 복음방에서 센터로 넘어갈 때 꼭 거치는 단계가 면접이다. 여기서는 이 센터가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받는다. 또한 복음방에서 배운 것을 복습하게 하며 어렵게 합격시켜 준다. 뿌듯함을 느끼게 하는 효과를 노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센터에 들어가면 6-7개월 동안 초등, 중등, 고등 과정을 거친다.

 

이 센터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 신천지인들이 부르는 은어로 ‘열매’와 ‘잎사귀’다. 열매는 신천지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인데, 이 열매 주변에는 잎사귀가 몇 명씩 둘러앉는다. 그런데 이 잎사귀는 이미 신천지 사람들임에도 마치 자신들도 처음 공부하는 열매처럼 행동한다. 열매들이 한눈팔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센터의 마지막 과정은 시험이다. 300문항의 시험을 보게 하고, 80점 이상 받아야 합격시키면서 센터 과정을 수료하게 한다.

 

5단계 : 신천지 교회 교적부 등록과 새 신자 되기. 센터에서 교육받는 동안 한 명 이상에게 포교하고 수료식을 거쳐 신천지 교회 교적부에 등록되어야 새 신자가 된다. 수료식을 했다고 해서 다 신천지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1-2개월 동안 위장 교회에 다니며 ‘새 신자 교육’을 받고 이 과정에서 합격해야만 신천지 교회 교적부에 등록되어 비로소 신천지인이 된다. 이 교적부에 등록되면 자신의 아이디(ID)카드가 발급되고, 신천지 교회의 예배에 참석할 수 있게 된다.

 

새 신자 교육의 내용은 ‘신천지 성전 창설에 대한 성서적 의미, 성전의 조직 구성과 상하 위계질서, 성도의 사명과 의무, 믿고 지킬 신천지의 교법’이다. 그들은 창립자 이만희와 신천지를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도록 철저하게 교육한다. 신천지는 다양한 정신 교육을 계속하는 동안에 탁월한 사람들을 뽑아 부서장이나 전도사, 강사를 키우는 ‘사명자’ 등의 훈련 과정으로 이어 간다.

 

신천지 교인이 되어 받는 교육은 ‘나라와 제사장 교육’을 위한 것이다. 복음방에 미혹된 사람들에게 선교사나 전도사로 소개되며 성경을 가르치는 사람은 ‘복음방 정교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나라와 제사장 교육을 받아야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데, 신천지의 모든 사람은 이 복음방 정교사 자격증을 따기를 원한다.

 

창립자와 신천지 법에 대한 절대 복종을 강조하는 정신 교육은 수시로 이루어진다. 이런 교육을 꾸준히 받다 보면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변질되어 부모를 버리거나 가출할 수도 있고, 이혼도 하는 것이다.

 

신천지는 결코 자신들을 솔직하게 소개하면서 전도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속이거나 비밀에 부친다. 그들의 포섭 전략은 바로 성경 공부이다. 성경을 공부하고 싶은 열망을 일으키고, 또 성경을 깊이 알고 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도록 자극하면서 성경 공부를 시킨다. 이것이 그들에게 포섭되는 가장 흔하고 쉬운 전략이라는 것을 우리 신자들이 알아야 한다. 따라서 성경 공부는 반드시 우리 교회나 사제, 수도자가 인정하는 곳에서 해서 유사 종교의 피해를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 이금재 마르코 - 전주교구 신부. 한국천주교유사종교대책위원회 대표, 전주교구 사목국장을 맡고 있다. 2001년에 사제품을 받았다.

 

[경향잡지, 2017년 8월호, 이금재 마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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