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운영원칙
Help Desk
교육ㅣ심리ㅣ상담
|
[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교회 봉사에 의욕을 잃어버렸습니다 |
|---|
|
2017-02-21 ㅣ No.373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교회 봉사에 의욕을 잃어버렸습니다
질문
모태신앙을 가진 30대 후반 남성 신자입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교회 봉사에 항상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그런데, 두어 달 전부터 마치 탈진한 듯 신앙생활에 무기력해지고 봉사를 하고 싶은 의욕도 사라졌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요.
답변
심리사회 성격이론가인 에릭슨은 인간의 발달 단계는 유전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각 연령대별로 발달 단계가 사회적 혹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 더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성인기(30세~50세)는 생산성 대 침체감의 위기를 겪는다고 합니다. 이 시기 동안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나 다음 세대를 돕는데 생산적이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성인기에서는 인간관계에서 친밀감을 형성하고, 그 관계를 넘어서 타인에게 확대돼야 한다고 합니다. 생산성의 진정한 의미는 자녀를 낳고 돌보고, 양육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인이나 다음 세대를 위해 일하거나 그들에게 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는 데 기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인기의 기본적인 발달과업은 돌봄(care)인데, 이는 “베풂이나, 세대 간 전수, 자기 것을 타인에게 넘겨주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달 과업이 성취되지 못하면 “정체된 느낌, 침체감, 대인 관계에서의 황폐함”이 생기게 됩니다. 즉, 생산성이 결핍되면 성격이 침체되고 불모화되고, 유사 친밀 상태로 퇴행하거나 타인에 대한 관심보다는 자신의 욕구에 더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서 타인에 대한 관대함을 잃기 쉽다고 합니다.
실제로 발달 과업을 수행하다 보면, 각 단계마다 위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위기를 잘 해결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남은 인생의 방향이 결정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개인적, 사회적 위기가 언제나 부정적인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개인과 사회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삶의 위기가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돕고, 자신과 세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도록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삶의 위기가 생겼다고 너무 두려워하기보다는, 이러한 위기를 통해 성인기의 중요한 발달 과업인 ‘생산성’을 잘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봉사와 같은 이타적인 행동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러나 항상 봉사활동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지는 않는데, 타인을 돕고자 하는 동기가 충족되지 못한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기분을 느낀다고 합니다. 특히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부정적인 기분을 많이 느낀다고 했습니다.
악보를 보게 되면, 한 박자나 반 박자의 쉼표를 보게 됩니다. 열심히 노래하다가 중간중간에 쉼표를 통해 잠시 쉬어 가라는 뜻입니다. 쉼표는 그다음에 나오는 노래를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과도한 봉사활동은 오히려 역할에 대해 긴장을 초래해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봉사하면서 산다고 하지만, 오히려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거나 나 혼자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생의 쉼표라고 생각하고 쉬어가는 여유를 통해 위기를 잘 극복하면 오히려 참된 봉사의 의미가 다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봉사를 시작했던 그 마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7년 2월 19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0 2,409 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