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17일 (화)
(녹) 연중 제24주간 화요일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성서모임

본당 성서못자리 나눔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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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1-23 ㅣ No.10

[성서주간] 본당 성서못자리 나눔터회


가랑비에 옷 젖듯 신앙생활 풍요롭게

 

 

서울 둔촌동본당 성서못자리 그룹원들이 교리실에 모여 말씀을 익히며 그룹 봉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정훈 기자.

 

 

서울대교구는 내년을 '하느님 말씀'에 역점을 두는 해로 지내기로 했다. 신앙의 해 기간 쌓은 기초를 말씀을 통해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어느 때보다도 하느님 계시가 담긴 성경을 통해 하느님 뜻을 이해하고, 신앙을 풍요롭게 해야 할 때다. 성서주간(24~30일)을 맞아 말씀의 참맛을 알고, 그 안에서 충실히 살아가는 이들을 만났다.

 

13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촌동성당(주임 임승철 신부) 지하 교리실. 평일 미사가 끝나기 무섭게 신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교리실을 채웠다. 본당 성서못자리 그룹 공부를 수강 중인 그룹원들이다.

 

"오늘은 코린토 2서 12장부터 13장까지 말씀을 함께 묵상하는 날입니다."

 

지난 3월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교리실 불을 밝히고 코린토 2서를 익혀온 이들의 그룹 봉사자 이영숙(가브리엘라)씨가 운을 떼자 그룹원 8명이 시작기도와 함께 성경 구절을 나눠 읽기 시작했다. 본문의 배경을 설명해 놓은 해설도 함께 읽으며 이해를 넓힌 이들은 각자 마음에 와 닿은 구절과 저마다 느낀 점을 돌아가며 발표했다. 예습하면서 메모해 둔 궁금한 점도 질문하고, 각자 생각도 허심탄회하게 나누다 보면 시간은 금세 흐른다.

 

그룹 맏언니 박영수(리디아, 80) 어르신은 "오랫동안 해오던 성경공부를 잠시 쉬고 한동안 미사만 참례하다 보니 '발바닥 신자'로만 느껴져, 다시 본당 성서못자리에 참여해 말씀을 익히고 있다"며 "성경을 놓지 않는 제 모습을 하느님께서도 기쁘게 보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7년째 성경공부 중인 김정희(클라라, 61)씨는 "해를 거듭할수록 성경 의미가 더 깊고 넓게 다가온다"면서 "성경공부 하는 시간은 미사 참례만큼이나 생활을 돌아보게 하는 신앙의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 

 

서봉은(베로니카, 59)씨는 "잘 정리된 교재에 따라 말씀에 심취하다 보면 저절로 주님께 의탁하게 되고, 미사 중 강론과 복음도 더 귀에 쏙쏙 들어온다"며 "무엇보다 그룹 봉사자가 공부가 아닌 말씀 안에서 재미있게 놀 수 있도록 도와주고, 나눔도 이끌어준다"고 말했다. 

 

1995년 명동성당이 아닌 곳에서는 처음 성서못자리 정기강좌가 열린 둔촌동본당에는 현재 15명의 봉사자가 요일과 시간별로 나뉘어 그룹원 100여 명에게 말씀의 싹을 심어주고 있다. 

 

1989년 서울대교구 사제들이 자발적으로 일군 성서못자리는 20년 넘는 세월 동안 말씀의 모(耗)를 뿌리내려 교구 대표 성경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그 가운데 사제들이 심은 모를 꾸준히 키우고 수확해 각 본당에 이모작해 온 이들이 있다. 3년 과정의 명동성당 정기강좌 수료 후 말씀으로 무장한 성서못자리 소속 '나눔터회 봉사자'들이다. 

 

본당 그룹 봉사자들의 모임인 나눔터회 봉사자들은 자신이 몸소 느낀 말씀의 힘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발로 뛰는 말씀의 길잡이들이다. 교구장이 수여하는 봉사자 자격을 얻은 이들은 4복음서ㆍ코린토서ㆍ사도행전ㆍ요한묵시록 등 17권에 이르는 성서못자리 교재로 그룹원을 말씀의 세계로 이끈다. 

 

봉사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말씀의 모는 1998년 서울 둔촌동본당을 기점으로 인근 명일동ㆍ천호동ㆍ길동본당으로 전해졌다. 현재 서울ㆍ의정부ㆍ수원교구 등지의 23개 본당에서 250여 명이 활동 중이며, 이들이 관리하는 그룹원은 총 600여 명에 이른다. 본당마다 약 10명의 봉사자가 새로운 모를 심고 있는 셈이다. 

 

그룹 봉사자들은 성경을 가르친다고 말하지 않는다. 말씀을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주고, 올바로 이해하도록 이끌어줄 뿐이다. 성경은 혼자 공부하기보다 함께 나눔으로써 의미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이영숙 그룹 봉사자는 "봉사자는 '선생님'이 아니라 자신이 느낀 주님의 기쁜 말씀을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돕는 이들"이라며 "여럿이 말씀을 되새기다 보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차츰 각자 신앙생활이 풍요로워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교회 내 공인된 성경 프로그램은 성서못자리 외에도 다양하다. 봉사자들은 열린 마음으로 어떤 프로그램이든 참여해 말씀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경희(클라라, 명일동본당) 봉사자는 "성경공부라고 하면 어렵게만 느끼고 주저하는 분들이 많은데, 막 영세한 분들도 마르코복음서나 코린토1서를 익히며 신앙의 의미를 알아간다"면서 "마음 깊이 지녔던 신앙에 대한 의문이나 고민, 상처에 대한 답을 얻는 데엔 말씀을 나누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전했다. 

 

나눔터회 배외선(세라피나) 회장은 "본당마다 사정과 여건은 다르지만, 봉사자들은 말씀이 곧 힘이고 기쁨이란 확신을 갖고 더 많은 이들에게 그 맛을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1년 동안 말씀 안에 살아보자'란 생각으로 어떤 성경 프로그램이든 몸담고 말씀의 힘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서못자리 담당 박기석(교구 성서사목부 차장) 신부는 "공인된 성경공부 프로그램 참여하기와 미사 전 복음 묵상하기 등 교구 사목 지침에 따른 실천사항을 잘 이행하는 말씀의 해가 됐으면 한다"며 "어떤 성경 프로그램이든 적극 참여해 편식없이 말씀의 참맛을 들여보자"고 당부했다.

 

[평화신문, 2013년 11월 24일,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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