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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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생활교리: 신경 - 나는 도대체 무엇을 믿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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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2-13 ㅣ No.1975

[생활교리] 신경 - “나는 도대체 무엇을 믿는가?”

 

 

다른 모든 일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신앙생활을 함에 있어서도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나는 도대체 왜 신앙생활을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나타낼 수 있는 신앙생활의 목적이 그 첫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기 위해, 이 세상에서의 죽음을 너머서서 영원히 계속될 생명을 지금 여기에서부터 살아가기 위해 신앙생활을 합니다.(2017년 2월 12일, ‘영원한 생명은 무엇입니까?’ 참조.)

 

또 다른 하나는 “나는 도대체 무엇을 믿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인 신앙의 내용입니다. 신앙은 무엇인가를 믿는 것이요 그 믿는 바를 고백하는 것이며 고백하는 것을 사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무엇을 믿는가?”라는 믿음의 내용을 분명하게 알고 있지 않다면 올바른 신앙고백을 할 수도 없고 신앙인다운 삶을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신앙의 어머니요 스승인 교회가 신자들에게 믿고 고백하도록 가르치는 신앙의 내용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고 풍부합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들을 종합하여 요약한 것이 바로 ‘신경’(信經)입니다. ‘신경’은 라틴어 ‘심볼라 피데이’(Symbola fidei)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입니다. 여기에서 ‘심볼라’(Symbola)는 원래 “깨뜨린 물건의 반쪽을 의미하는데, 이는 신원의 증표로 제시되던 것이다. 제시된 물건을 나머지 반쪽과 맞추어 보아 그것을 가진 사람의 신원을 확인했던 것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188항) 그러므로 같은 ‘신경’을 고백하는 것은 서로 신앙인이라는 신원을 확인하고 같은 신앙을 고백하고 있다는 일치의 증거였던 것입니다.

 

교회는 오랜 역사의 흐름 안에서 다양한 시대적 필요에 따라 많은 신앙 고백 또는 신경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모든 신경 가운데 특히 두 가지가 교회의 삶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바로 ‘사도신경’과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입니다.

 

‘사도신경’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도들의 신앙을 충실히 요약하고 있으며, 신앙의 내용 전체를 사도들의 수로 상징하고자 열두 절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 ‘사도신경’은 로마 교회의 세례를 위한 신경이었는데, 이 신경의 막중한 권위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서 비롯됩니다. “이 신경은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의 사도좌가 있고 그곳에서 공적인 결정을 내렸던 로마 교회가 간직하고 있는 신경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194항) 또한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 역시 교회 역사 초기에 있었던 두 세계 공의회인 니케아 공의회(325년)와 콘스탄티노플 공의회(381년)에서 나온 신경이라는 의미에서 큰 권위를 지닙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95항 참조)

 

우리는 지금도 주일과 축일 그리고 대축일 미사 때에 이 ‘신경’들을 바칩니다. 이 신경 안에 우리가 믿어 고백하는 신앙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우리가 믿어야만 하는 신앙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사도들에게서 시작하여 오랜 교회의 역사 안에서 수많은 신앙인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온 신앙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신경’은 “나는 도대체 무엇을 믿는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분명한 대답입니다. 그 안에 내 신앙의 내용이 풍부하게 다 들어있습니다. 따라서 ‘신경’을 고백하는 것은 나를 ‘신앙인’으로 확인해주는 ‘증표’(심볼라)입니다.

 

[2018년 1월 14일 연중 제2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이영우 베네딕도 신부(전주가톨릭신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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