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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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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손길: 살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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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9-25 ㅣ No.88

[사랑의 손길] 살림터

 

 

배론 성지 부근 두메산골을 오릅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좌우로 곱게 뻗은 벼들이 고개 숙이며 인사하고, 나무 위의 산새가 반기듯 지저귑니다. 시골길을 한참 오르다 보니 낡은 목조건물이 보이고, 그 뒤로 어렴풋이 살림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살림터 2층에 들어서자 향긋한 허브향기가 가득합니다. 작업장 안을 들여다보니 하얀 모자와 작업복을 입은 근로자들이 말린 허브 나무에서 잎을 따느라 분주했습니다. 마침 근로자들과 함께 작업 중이신 세르반 수녀님을 만났습니다. 수녀님의 안내에 따라 살림터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중, 인근에 있는 허브 농장과 카페도 보여 주신다기에 따라나섰습니다.

 

올망졸망 초록빛 허브들이 그윽한 향기를 내뿜으며 무럭무럭 자랍니다. 이곳은 살림터 일터 가운데 하나로, 때마침 근로자 한 분이 근무중이셨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에 메마른 허브에 물을 주는 모습을 보니 마음까지 시원해졌습니다. 이어 배론 성지 내에 있는 살림터 카페에 들렀습니다. 직업재활 선생님과 근로자 두 분께서 성지에 들르는 순례자들에게 따뜻한 허브차와 커피를 제공하고 계셨습니다. “허브차 드시고 가세요.”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허브차를 마시니 몸과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느낌입니다.

 

살림터의 근로자들은 모두 지적장애인입니다. 우리나라에 지적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자칫 일을 하려다가 노동착취를 당하거나 폭행 등 여러 위험에 노출되기 쉽상입니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는 그리스도교 정신과 사회복지 이념을 바탕으로 지적장애인들을 위한 일터를 마련했습니다. 이름하여 ‘살림터!’ 말 그대로 땅도 살리고, 생명도 살리고, 지적장애인들의 자존감도 살리고, 삶의 의욕도 살리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지적 정도에 따라 허브 작업장, 농장, 카페로 나뉘어 주어진 일을 합니다. 살림터 덕분에 지적장애인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당당히 살아가며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노동을 통한 기쁨과 보람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근로인 뿐 아니라 그 부모, 나아가 한 가정을 살리는 일터입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근로자와 그 가족에게는 큰 기쁨인데, 경제적으로도 보탬이 되니 그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곳엔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그 첫번째가 식당과 휴게실입니다. 조리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그동안 점심시간이면 옆 건물에 위치한 다른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식사를 해결해 왔습니다. 그런데 더는 그곳을 이용하기가 힘들어져 당장 식당과 휴게실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또한, 살림터 입구에서 보았던 낡은 목조건물이 살림터 창고인데, 보수를 하지 못해 나무가 썩어가고 있습니다. 포장 용품을 보관해야 하는데, 안전상으로도 위험해 사용을 못하다보니 물건을 적재할 곳이 없습니다.

 

근로자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살림터(www.herblove.org)의 친환경 허브차도 많이 이용해 주세요. 수익금은 전액 근로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돕는 데 사용됩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을 기다립니다.

 

*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5-803-271075 (재)바보의나눔

(위 계좌를 통해 모금된 후원금은 전액 살림터에 전달됩니다.)

 

[2017년 9월 24일 연중 제25주일 서울주보 6면, 김지선 레지나(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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