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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0주년 맞은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발자취 1967~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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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6-18 ㅣ No.81

창립 50주년 맞은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발자취 1967~2017


사회매체를 통해 교회와 세상의 ‘소통’을 이루다

 

 

- 가톨릭언론인협의회가 2000년 6월 1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 문화관에서 ‘남북 화해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주제로 마련한 제1회 가톨릭포럼에서 당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가 인사를 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이하 언론인회)의 씨앗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년) 때 뿌려졌다. 

 

공의회 이전에도 교회는 교황 교서나 회칙 등으로 인쇄기, 라디오, 텔레비전 등 매스미디어를 통한 매스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입장과 가르침을 밝혀왔다. 공의회 차원에서 매스컴과 이를 통한 사도직에 큰 관심을 나타내기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처음이다.

새롭게 열린 세상에 대한 이해를 담아낸 사회매체에 관한 교령 「놀라운 기술」(Inter Mirifica)은 공의회 제2차 회기 중이던 1963년 12월 4일 공의회 16개 문헌 중 두 번째로 반포됐다. 교회가 매스미디어라는 놀라운 기술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단계를 넘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대로 세상과 ‘소통’하며 복음화를 이뤄나가야 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언론인회가 처음 모습을 드러내던 때 이름은 ‘한국가톨릭저널리스트클럽’(이하 한국 클럽)이었다. 한국 클럽은 1967년 6월 10일 서울 태평로 신문회관(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했다. 회원들은 창립총회에서 “현대 매스커뮤니케이션의 각 분야에서 우리의 영위(營爲)가 천주의 백성에 대한 창조주의 절대적 진선미(眞善美) 전달을 궁극 목적으로 하며, 이것이 우리 성소라는 것을 자각하는 바이다. 우리에게 과해진 최고의 계율은 오직 ‘진리에 대한 증언’”이라고 선언했다. 한국 클럽은 이후 한국가톨릭언론인회(1987년),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1992년)로 명칭이 바뀌어 오늘에 이른다.

 

 

국제 언론인 기구의 한국 조직 설립

 

1970년대로 접어들면서 한국 클럽은 신문·출판과 방송, 영상 등 전문 분야별 세계적인 기구의 한국 조직이 설립되면서 보다 전문성을 갖춘 사도직 활동을 펼치게 된다. 

 

가장 먼저 1970년 라디오, 텔레비전에서 일하는 가톨릭 방송인들의 조직 UNDA/Korea가 발족했다. 이어 1974년 12월 10일에는 영상인들의 조직인 OCIC/Korea가 모습을 드러냈다. 

 

UNDA/Korea와 OCIC/Korea는 2000년 11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경기도 의왕 라자로마을 아론의 집에서 아시아 방송·영상인회(UNDA·OCIC/Asia) 총회를 공동으로 열었다. 이 행사에는 아시아 17개국 대표 61명이 함께했다. 두 조직은 방송과 통신 융합 시대에 맞는 평신도 기구 설립을 요청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뜻에 부응해 세계커뮤니케이션협회 (SIGNIS/World)로 통합됐다.

 

이에 따라 한국 조직도 2002년 12월 5일 한국가톨릭커뮤니케이션협회(SIGNIS/Korea)로 새 출발했다. 

 

한국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UCIP/Korea)는 1977년 6월 1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했다. 국제교류에 힘써 온 UCIP/Korea는 2010년 영문 명칭을 CJPA(Catholic Journalists and Publishers Association)로 바꿔 활동하고 있다.

 

1989년 6월 한국가톨릭언론인회 성지순례와 정기총회 단체사진.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제공.

 

 

새로운 도약

 

한국 언론사에 암흑기였던 1970년대를 거쳐 온 언론인회는 1980년대 새로운 도약기를 맞는다. 1981년은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 1984년은 한국 천주교회 창설 2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때 가톨릭 언론인들은 신문과 방송, 출판, 영화 등 각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한다. 

 

1997년 3월 7~8일 의정부교구 한마음수련원에서 열린 언론인회 전국대회에서 선출된 김성호 제15대 회장(당시 KBS 개혁기획단 국장)은 언론인회 발전에 새로운 디딤돌을 놓았다.

 

김 회장은 ‘가톨릭 언론인 신앙학교’와 ‘가톨릭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1999년 9월 1일부터 11월 3일까지 매주 수요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교리신학원에서 열린 제1기 가톨릭 언론인 신앙학교(10주 과정)는 언론인회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신앙학교는 이후 매년 봄·가을 두 차례 열려 2017년 6월 21일 수료하는 제34기 23명을 포함해 모두 641명이 수료했다. 2016년 가을 학기에는 수료자를 대상으로 한 재교육 프로그램인 제1기 심화 과정을 개설했다. 

 

‘가톨릭 포럼’은 2000년 3월 11~1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전국대회에서 선출된 제16대 최홍운 회장(당시 서울신문 편집국장) 때 시작됐다. 가톨릭 포럼은 이후 제17회(2017. 5. 21.) 포럼까지 매년 교육, 자살, 공직자 윤리, 양극화, 언론 정책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과제들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가톨릭 언론인들의 주도로 2014년 3월 31일 주교회의 인준을 받고 5월 24일 창립 미사를 봉헌한 ‘한국 가톨릭 독서아카데미’도 의미 있는 활동이다. 특히 매달 ‘가톨릭 독서콘서트’를 열어 건전한 독서문화를 교회 안팎에 폭넓게 확산하고 있다.

 

 

황진선 언론인협의회장 - “바오로 사도 같은 언론인 양성에 힘쓸 것”

 

“이 시대 우리와 함께하고 계신 주님의 부르심을 돌아보고 새로운 용기를 내는 조그만 디딤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6월 10일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황진선(대건 안드레아·의정부교구 일산 대화동본당·문화일보 논설위원) 회장은 겸손과 용기를 강조했다. 주님 앞에 겸손할 때 당신이 맡기신 십자가를 기꺼이 질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지난해 언론인회 제23대 회장으로 선출된 황 회장에게 지난 시기는 가톨릭 언론인으로서 자신의 현재를 돌아본 시간이기도 했다. 

 

“고해성사의 첫 걸음이 먼저 자신이 지은 죄를 모두 알아내는 ‘성찰’에 있는 이유를 새롭게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느님 앞에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고는 한 걸음도 제대로 내디딜 수 없다는 사실에 어깨가 한없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언론인회 창립 50주년 기념사업의 핵심으로 「한국가톨릭언론인협의회 50년사 ‘말씀과 함께’」 간행을 꼽은 이유도 이런 까닭이다.

 

“성인은 아무 잘못도 안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허물을 하느님 앞에 드러내고 그 잘못을 딛고 일어서 다시 하느님께로 나아갈 용기를 내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일까, 언론인회 50년사에는 성찰과 용기의 흔적이 많이 읽힌다. 

 

30여 년 가톨릭 언론인으로 살아온 황 회장에게 가장 아프게 다가오는 부분은 분열로 인한 갈등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상처다.

 

“세상 어디에도 똑같은 사람이 없듯이 둘만 모여도 의견 차이는 필연적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차이를 인정하고 형제애로 극복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진보와 보수, 좌와 우로 나눠 편 가르기 하는 세태가 교회에까지 파고든 현실이 못내 가슴 아프다.

 

“인간의 잣대로 편을 갈라 싸우는 것은 주님 뜻이 아닐 것입니다. 자기 주장이나 생각을 내세우기보다 먼저 무엇이 교회 가르침인지 생각할 때 주님 닮는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런 그에게 소통은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꽁꽁 숨어있는 신자 언론인들을 찾아내 하느님 성심 안에서 그분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주님의 뜨거운 사랑을 체험한 이라면 누구든 바오로 사도처럼 당신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데 앞장서리라 믿습니다.”

 

[가톨릭신문, 2017년 6월 18일, 서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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