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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옛날에 실행하던 고행들이 지금도 종교적 의미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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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6-05 ㅣ No.396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옛날에 실행하던 고행들이 지금도 종교적 의미가 있는지…

 

 

질문

 

중세 시대에는 고행이 신심을 키우는 방법이었다고 들었습니다. 옛날에 하던 그런 고행들이 지금도 종교적으로 의미가 있을까요? 성인전을 읽으면서 저도 고행을 실천함으로써 믿음을 굳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요. 고행으로 죄사함도 받고 또 신앙을 성숙시킬 수 있나요?

 

 

답변

 

고행이라는 말의 사전적인 의미는 몸으로 견디기 어려운 일들을 통하여 수행을 쌓는 일이라고 합니다. 스스로에게 육체적인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통해서 수행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고행을 우리나라 문화 속에서는 일반적으로 불교적인 관점으로 보았습니다만, 그리스도교 신심에서도 유사한 고행이 나타납니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십자가의 고통을 받아들여서 자신의 삶을 믿음에 일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해집니다. 박해 시대에 많은 그리스도인은 기꺼이 순교라는 고행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순교 자체에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을 예수님의 죽음과 동일시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로마 제국의 그리스도교 박해가 끝난 뒤에도 고행의 길을 걸은 그리스도인들이 있었고, 그런 전통은 절제의 삶인 수도 생활로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일상생활, 결혼생활 등에서 금욕과 육체적 고행을 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중세 시대에 고행이 신심을 키우는 방법이라고 들으셨다고 했지만, 저는 지금도 고행을 하는 수도회가 있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특히 육신에 직접적인 고통을 가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행이 신심을 키운다는 것은 위의 교회 역사를 통해서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어떤 분들은 과거 초기 그리스도인이 고행을 통해서 신앙을 굳게 한 것처럼 고행의 수행을 하고 있기도 할 것입니다.

 

그럼 지금 이 시대에 어떤 방법으로 신앙을 성숙시키는 것이 좋을 것인가 생각을 해 보도록 합니다. 역사가 변해감에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각자 자신이 처한 삶의 자리에서 이 세상 안에 내재하시는 하느님을 만나고자 노력을 하고 고행 이외의 많은 방법을 선택해서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성경을 통해서, 기도를 통해서, 교회가 제시한 성사 생활을 통해서, 살아가면서 뜻밖에 맞닥뜨린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 나의 욕구와 기대를 내려놓고 묵묵히 삶을 마주하면서 신앙을 성숙시키기 위해 저마다 처한 상황에 맞게 나름대로의 노력들을 다하게 됩니다.

 

어떤 행동이든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이 함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고통에도 이런 양면이 섞여 있을 것입니다. 고통으로 신앙을 성숙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면 거기에 알맞은 방법을 고안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긍정적인 면을 추구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신앙 성숙을 위해서 고행 이외의 방법을 찾아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심리학이란 학문도 초기에는 부정적인 문제들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영성이란 학문이 발달함과 동시에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면서 긍정심리학이라는 분야까지 개척해 나가고 있는 현실을 한 번쯤은 관심을 갖고 보시면 어떨까 생각을 합니다.

 

올바른 신앙과 확고한 희망으로 십자가의 고통의 의미를 되새기며, 나 자신과 다른 이를 위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반드시 고행의 길이 아니어도 그에 버금가는 큰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7년 6월 4일, 이찬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 · 다솜터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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