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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수도회 영성: 그리스도 왕직 선교 재속회 · 성마리아 영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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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4-25 ㅣ No.586

[수도회 영성] 그리스도 왕직 선교 재속회 · 성마리아 영보회

 

 

하느님에 대한 사랑으로 자기를 제물로 바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인생의 모든 것을 감사하며, 또 사랑을 위하여 배우기를 갈망하고, 완전한 사랑을 얻고 지혜를 스승으로 모실 자격을 얻기 위하여 순결하고자 한다. 그들은 많은 것을 주기 위해 평신도로서 동정 서원을 통하여 자기 자신을 가장 많이 잊고자 한다. 이번 호에는 한국에 진출해 있는 다섯 곳의 재속회 중에서 두 곳을 소개한다.

 

 

그리스도 왕직 선교 재속회

 

아고스티노 제멜리 신부(1878~1959)

 

 

종전의 수도회와 다른 형태인 재속회의 기원은 프랑스 혁명 당시 성직자는 물론 수도복을 착용한 수도자들도 박해를 받자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개인적으로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봉사하던 이들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후 세상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쇄신되기를 바라며 활동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여러 곳에서 생기기 시작하였고, 작은형제회의 아고스티노 제멜리(Agostino Gemelli 1878~1959) 신부는 이탈리아에서의 모임을 창시하였다.

 

항상 위대한 영성적 이상이 실현되기 위하여서는 협조자가 필요한 법이다. 제멜리 신부는 그의 이상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일생을 투신코자 하는 아르미다 바렐리(Armida Barelli 1882~1952 / 가경자이며 현재 시복 절차 중)를 만나게 되어 영적 오누이처럼 재속회의 이상을 실천하였다. 이들의 활동은 재속회를 공식 인정한 비오 12세의 교황 헌장 「섭리의 어머니이신 교회(Provida Mater Ecclesia)」를 반포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교황 비오 12세는 “세상에는 거룩한 평신도들이 많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들이 숨겨진 그리스도의 신비를 그들에게서 볼 수 있게 하고, 그리스도를 사랑하게 해야 한다.”며 재속회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아르미다 바렐리(1882~1952)

 

 

1919년 11월 19일 두 사람은 이탈리아 아시시 성 다미아노 성당 그리스도 왕직 선교 재속회에서 다른 11명의 자매와 함께 ‘그리스도 왕직 선교 재속회’를 창립하였으며, 1948년 7월 12일 교황청 인준을 받게 된다. 한국에서의 역사는 정 마르가리타 자매와 더불어 시작된다. 1959년 프랑스에서 유학중이던 그녀는 대전교구의 고 백남익 디오니시오 몬시뇰로부터 본회를 소개 받았으며, 공부를 마친 후 회의 요람인 이탈리아로 가서 입회하였다.

 

1961년 12월 8일 정 마르가리타는 첫 서원을 하였고, 1962년 3월 25일 귀국과 더불어 본회도 한국에 진출하였다. 그 후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재속회의 특성으로 소수의 자매들만 오랫동안 봉헌의 길을 걸어오다가 1978년 6월, 당시 본 재속회 총장이던 알다 미첼리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조금씩 알려지게 되었다. 1999년 7월 11일 정식으로 ‘그리스도 왕직 선교 재속회 한국그룹’이 형성되었고 2012년 한국진출 50주년을 기념한 후 오늘에 이르렀다.

 

본 회의 영성은 복음적 권고를 통하여 하느님께 봉헌되며, 우주와 역사의 중심이신 그리스도 왕국을 성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프란치스칸적 ‘작음과 형제애’로 세상의 내부에서 작용하는 누룩의 삶을 추구하고, 가난하시고 정결하시며 순종하시는 예수님을 따르는 봉헌된 평신도 여성으로 살아간다. 교황청 설립회로서 프란치스코회 대가족에 속하며, 작은형제회로부터 영적 도움을 받는다. 고유의 사업체를 소유하지 않고 공동체 생활을 하지 않으며, 자유로운 선택에 의하여 가족과 함께, 또는 독립해서 살아간다. 회원 각 개인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하에 직업을 갖고, 교회생활의 다양한 부문에서 일하도록 권장된다.

 

회원은 선교사로 세상에 살면서 자신의 생활 전체가 성령에 인도되도록 무엇보다 먼저 ‘주님의 영과 그 영의 거룩한 활동을 마음에 간직할 것’을 추구하도록 부름 받았다. 특히 전 인류, 그 가운데에서도 가난하고 작은이들의 수고와 불안정, 삶의 고통과 기쁨과 희망을 함께 나눈다. 또한 인간의 존엄성과 존중을 위해 노력하고, 교회와 사회 속에서 여성의 가치를 지원하며, 문화, 정치, 사회, 교회생활에 기여한다. 진실과 정의와 평화의 봉사에 기초한 세상을 건설하고자 하며, 모든 피조물의 보존을 위해 협조하고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와 다른 종교와의 대화를 위해 일한다.

 

본회는 여성회, 남성회, 사제회가 있으나, 현재 한국에는 여성회만 있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35개국에서 4,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에는 16명의 회원이 있다. 회원들 중 5명은 은퇴하였으며, 11명의 회원이 교회기관, 대학교 및 교육기관, 사회복지기관, 병원에서 일한다.

 

본 회의 양성은 지원기 1년, 수련기 3년, 유기서원기 5년, 종신서원의 양성 과정을 지낸다. 각 과정에는 고유한 프로그램과 만남이 있으며, 월 피정은 매월 둘째 주일에 있다. 지원기와 수련기 때는 별도의 모임이 있으며, 연 피정 기간에는 모든 회원이 함께한다. 월 피정과 연 피정, 각 과정의 양성을 위한 자료는 로마 중앙평의회에서 보내오기에 전 세계의 모든 회원은 같은 자료로 양성을 받는다.

 

교회법 710조는 “재속회(在俗會)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세속에 살면서 애덕의 완성을 향하여 노력하고 세상의 성화를 위하여 특히 그 안에서부터 기여하기를 힘쓰는 봉헌생활회이다.”라고 정의한다. 재속회는 ‘새로운 천년기의 성소’라 불릴 정도로 교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권고할 만한 삶의 양식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함이 사실이다. 신자들은 여전히 성소를 사제, 수도자라는 두 가지 형태로만 인식하고, 봉헌생활 안에서도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그러기에 본 회 회원들은 “하느님의 나라가 열정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모든 수고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창설자의 말씀을 오늘도 되새기며, 새로운 성소를 찾는 이들을 위한 지속적인 기도를 하고 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어떤 특전도 바라지 않고 봉헌된 삶을 살아가며 세상의 누룩 역할을 하고자 하는 삶이 곧 ‘세상 속에 있는 교회’의 모습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재속 성소를 찾고 있는 이들을 재촉하여 또 다른 봉헌의 삶인 이 길에 들어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연락처

주소 : 04518 서울특별시 중구 정동길 13 106호(정동APT)

문의 : 한국 그룹 책임자 010. 4826. 7400 / 한국 그룹 양성 담당자 010. 6372. 4404

 

 

성마리아 영보회(재속 봉헌생활회)

 

-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1884~1971)

 

 

“성마리아 영보회 회원은 세상 안에서 살며, 세상 안에서 봉헌된 이들입니다.”

 

바오로 가족의 창립자이신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1884~1971)는 새 시대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새로운 사도의 필요성을 느꼈으며, 이방인의 사도인 성 바오로의 보호 아래 사회홍보수단을 통한 복음 전파를 자신의 소명으로 생각하여 1914년 8월 20일에 알바에서 전셋집을 빌려 ‘작은 노동자 인쇄학교’를 시작함으로써 최초로 성바오로수도회를 창립하셨다. 신부님은 5개의 수도회(성바오로수도회, 성바오로딸수도회, 스승예수 제자 수녀회, 선한목자 예수수녀회, 사도의 모후 수녀회)와 4개의 재속회(예수사제회, 성마리아 영보회, 대천사 가브리엘회, 성가정회), 그리고 협력자회 등 10개의 바오로 가족을 창설하셨다.

 

이 중에서 성마리아 영보회(Annunziatine)는 1958년 창설되었고, 1960년 교황 요한 23세의 인가를 받았다. 영보회는 특별히 젊은 독신여성들에게 해당되는 회로서, 성모 마리아께서 가브리엘 천사의 고하심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전파하셨음을 의미하고, 구현하는 재속봉헌 생활회(재속회)이다. 로마에 본부가 있으며, 22개의 나라에서 700명가량의 회원들이 활동 중이고, 한국에는 1983년에 도입되었다.

 

회원들은 사회 안에서, 자신의 일터에 머물면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스승 예수를 현대적인 방법으로 세상에 전파하는 일에 헌신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다. 각자의 가능성과 능력에 따라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사람들에게 봉사하며 살아간다.

 

즉, 자유롭게 세상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세상 안에 깊이 침투하여 그리스도교적 정신을 증거하는 것이다. 자신의 선교활동을 밝히지 않으면서 온전히 바오로적 사도직에 봉사한다는 특징이 있으며, 그럼으로써 사제나 수도자들이 할 수 없는 역할도 하게 된다.

 

학교에서는 젊은이들에게 인간적이고 그리스도교적인 교육을 하기 위해 교사로서 헌신하거나, 회사에서는 일을 통해 만나는 모든 이들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그리스도교적인 사랑을 증거하며, 서원에서는 매스컴 수단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등등의 고유한 바오로적 사도직분을 통해 사제직의 열의에 참여한다. 익명의 숨은 봉사자로서, 소금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맛을 내고, 누룩처럼 온 덩어리를 부풀게 하고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것이 회원들의 소명이며, 각자는 이러한 소박한 소명의 실천을 통해 높은 이상을 향하여 자신의 성화를 이루고자 노력한다.

 

영보회는 성바오로수도회에 속해 있고, 복음적 권고인 3대 수도서원(정결, 가난, 순명)을 통해 주님께 봉헌된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지원기(1년), 청원기(1년), 수련기(2년), 유기서원기간(5년)을 가지면서 많은 체험을 한 뒤에 종신서원으로 주님께 결정적인 응답을 드리는 회원들은 소명과 복음적 이상의 실현을 위해 기도를 수도생활의 첫 자리에 두고 있다. 기도는 그리스도교 영성의 원천이며, 특히 하느님의 말씀과 전례 안에서 그리스도를 선포하기 위한 힘을 길어 내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부르심에 온전히 응답하기 위하여 성바오로수도회로부터 필요한 영적 도움과 지도를 받고, 바오로 가족들과 똑같은 영적 선과 특권을 받기에 선종 후에 많은 기도의 혜택을 받게 되어 위에서 언급한 바오로 가족 안에서의 사랑의 일치와 유대를 영원히 이어가게 된다.

 

성마리아 영보회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 월모임을 가지며, 한 달에 1일 월피정을 하고 매일 미사참례하고 하루에 한 시간씩 성체조배를 함으로써 영성생활에 필요한 도움을 받고 앞으로 걸어가기 위한 지탱과 동반을 받는다. 회원들은 형제적 친교 안에서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서로 나누며, 특히 강력한 기도와 은총의 순간인 대피정(일 년에 7일)을 통해 영적 삶의 체험을 심화함으로써 모든 회원들은 더욱 부유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 http://cafe.daum.net/annunziatine (질그릇에 담긴 보물)

 

[평신도, 2016년 겨울(계간 54호), 한국 그룹 양성 담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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