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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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자료

[신약] 신약 여행40: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그래서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마르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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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18 ㅣ No.3627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40)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그래서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마르 16,6)


빈무덤과 발현, 예수 부활의 증거

 

 

- 라파엘로 델 가르보(Raffaellin del Garbo) 작 ‘예수님의 부활’, 1510년, 이탈리아 피렌체.

 

 

안식일이 지났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많은 이들에게 이날은 특별한 날이었을 것입니다.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예수님의 죽음 이후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신약성경에서 부활의 시간을 나타내는 표현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사흗날’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부터 셀 수 있는 이 표현은 예수님의 부활을 나타내는 교회의 전통적인 표현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편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도 전해 받았고 여러분에게 무엇보다 먼저 전해 준 복음은 이렇습니다. 곧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성경 말씀대로 사흗날에 되살아나시어, 케파에게, 또 이어서 열두 사도에게 나타나셨습니다.”(1코린 12,3-6) 

 

‘사흘’은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수난과 부활을 예고할 때에도 사용한 표현입니다.(마르 8,31 참조) 또한, 사흘은 이미 구약성경에서도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성경에서 사흘은 ‘하느님의 시간’을 나타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탈출 5,3; 19,16; 호세 6,2)

 

이와 함께 주로 복음서에서 부활을 나타내는 시간은 예수님의 빈 무덤 사건을 전하는 ‘주간 첫날’입니다. 지금의 주일에 해당하는 이날은 분명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님의 부활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날 복음서가 전하는 부활의 첫 목격자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공관 복음은 주로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지켜보았던 여인들을 이야기하고 요한복음은 마리아 막달레나라고 말합니다. 그중에서 모든 복음서에서 언급하는 여인은 바로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어쨌거나 복음서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여인들만 언급된다는 것입니다. 

 

부활의 첫 증인들이 무덤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비어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을 ‘빈 무덤’ 사건이라고 부릅니다. 무덤이 비어있었다는 비교적 단순한 사실이지만 복음서에서 이 사건은 부활을 나타내는 증거처럼 표현됩니다. 무덤이 비어있었다는 사실, 곧 그곳에 묻힌 이가 없었다는 것은 초대 교회에서 부활을 입증하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복음서들은 이 사건을 전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그래서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마르 16,6) 

 

유일하게 마태오복음은 당시의 분위기를 전해줍니다. 유다교의 지도자들은 빌라도에게 무덤을 지킬 경비병을 청합니다. “나리, 저 사기꾼이 살아 있을 때, ‘나는 사흘 만에 되살아날 것이다’ 하고 말한 것을 저희는 기억합니다. 그러니 셋째 날까지 무덤을 지키도록 명령하십시오. 그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훔쳐내고서는, ‘그분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다’ 하고 말할지도 모릅니다.”(마태 27,63-64)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의 빈 무덤 사건을 바라보는 전혀 다른 시각을 발견하게 됩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부활을 이렇게 생각한 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마태 28,11-15)

 

부활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었을 것입니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으로 부활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은 현재에도 어려운 일임이 분명합니다. 복음서들이 전하는 빈 무덤 사건은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부활의 증거입니다. 이와 함께 복음서는 예수님의 발현을 이야기합니다. 빈 무덤 사건과 마찬가지로 복음서들은 마리아와 다른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는 사실을 통해 부활을 이야기합니다. 복음서가 말하는 빈 무덤과 발현은 이해하기 힘든 부활을 설명하고자 고심했던 초대 교회의 성찰을 잘 보여줍니다. 

 

부활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드는 사건입니다. 이 부활을 중심으로 그리스도교가 시작됩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청년 예수가 곧 부활한 그리스도라는 것을 고백하는 이들이 그리스도인들입니다. 빈 무덤과 발현, 그리고 그것을 통해 표현되는 예수님의 부활은 신앙의 핵심이자 모든 신앙인에게 가장 중요한 체험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3월 19일, 허규 신부(가톨릭대 성신교정 성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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