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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이슬람 발상지 아라비아 반도 첫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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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2-18 ㅣ No.521

교황, 2월 3~5일 UAE 사목방문… ‘이슬람 발상지’ 아라비아 반도 첫 방문


종교 명분 전쟁 거부하며 엘 타예브 대이맘과 함께 ‘극단주의 반대’ 공동선언

 

 

- 프란치스코 교황이 2월 5일 UAE 아부다비 자이드 스포츠시티에서 입장하며 군중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CNS.

 

 

“우리에게 또 다른 선택은 없습니다. 함께 미래를 건설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지난 2월 3~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사목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와 종교 간 화합을 강조했다. 교황은 2월 4일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인류의 형제애’를 주제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특히 종교는 민족과 문화 사이에 다리를 건설하는 시급한 임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요청했다.

 

교황은 이어 “종교를 명분으로 한 어떠한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전쟁은 비참함만을 낳으며 무기는 죽음만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예멘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UAE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UAE는 지난 2015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이집트, 요르단 등과 함께 수니파 연합군을 결성해 내전 중인 예멘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예멘의 시아파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아 대항 중이다. 예멘은 내전으로 심각한 인적·물적 손실은 물론 수많은 난민을 발생시키고 있다. 제주에 예멘 난민들도 이 내전을 피해 우리나라에 왔다.

 

교황은 이날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유다교를 비롯한 700여 명의 종교 지도자들에게 “무력의 논리에 맞서 종교끼리 서로 손잡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위험해진다”면서 “신은 평화를 따르는 이와 함께 하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종교를 대표하는 우리는 인류 형제애 정신으로 전쟁이라는 단어를 허용하지 말고, 가식을 버리고 용기와 담대함으로써 인류라는 가족이 화해와 희망, 평화로 가는 구체적인 길을 더욱 굳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슬람교의 심장인 아라비아 반도에 교황이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올해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5차 십자군전쟁 중이던 1219년 이집트의 알 말리크 알 카밀 술탄을 찾아가 만난 지 꼭 800년이 되는 해다.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딴 교황이 ‘평화를 갈구하는 신앙인’이자 ‘무슬림의 형제’로서 800년 만에 다시 이슬람의 심장을 찾았다.

 

교황은 이날 이집트 알아즈하르 사원의 셰이크 아흐메드 무함마드 엘 타예브 대이맘(Grand Imam)과 함께 ‘종교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인류 형제애 공동 선언’에 서명했다. 알아즈하르 사원은 이슬람 수니파 세계에서 최고의 신학적 권위를 인정받는 종교기관이다.

 

공동선언에는 신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의 정당성을 거부하고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존중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또 모든 형태의 차별을 거부하고 모든 종교의 예배소에 대한 보호, 종교자유 보장을 비롯해 여성의 권리 존중과 같이 현대사회가 겪는 도전에 대한 내용도 들어있다.

 

교황과 엘 타예브 대이맘은 “동양과 서양의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서로를 형제자매로 존중하며, 모든 형태의 파괴적인 힘으로 점점 다가오는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서로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종교 간 이해 확대로 전 세계에서 분쟁을 막기 위한 교회의 노력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6년 전 세계 종교 지도자들을 초대해 기도회를 열어 종교 간 평화와 공존, 형제애를 키워왔다. 2001년 9.11 테러로 극단 테러주의가 국제무대에 재등장하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과 테러, 살인을 정당화하려는 행태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어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도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뜻에 동참했다. 베네딕토 16세는 2006년 9월 이슬람국가 지도자들에게 “종교의 전통적인 가르침에 충실해, 그리스도인과 무슬림이 힘을 모아 모든 형태의 불관용에 대항하고 폭력에 반대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UAE 사목방문의 정점은 5일 아부다비 자이드 스포츠시티에서 봉헌된 미사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한 이날 미사에는 17만여 명이 참례했다. 교황은 이날 산상수훈의 참행복을 주제로 강론을 하며 갈등이나 무력사용 대신 평화를 강조했다. 교황은 “참행복은 우리 삶의 길잡이”라면서 “이를 위해서 인간 능력을 뛰어넘는 행동이나 극적인 행위가 필요한 게 아니라 예수를 일상에서 닮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 1000만 명이 살고 있는 UAE에서 에미리트 토착민인 시민권자는 150만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외국 출신의 이주자다. 이중 그리스도인은 100만 명으로 대부분이 인도와 필리핀 등지에서 온 가톨릭 신자다.

 

UAE는 올해를 ‘관용의 해’(Year of Tolerance)로 정해 종교 간 공존과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UAE는 종교 다양성을 인정해 이슬람 외에도 가톨릭, 개신교, 힌두교, 불교 등 다양한 종교의 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다만 무슬림 대상으로 다른 종교를 선교하거나 무슬림이 개종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9년 2월 17일, 최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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