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전례ㅣ교회음악

가톨릭 성가 276번: 하늘의 여왕(Salve Reg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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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1-13 ㅣ No.2169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76번 “하늘의 여왕(Salve Regina)”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2015년 을미년 청양해의 새로운 달력을 열었습니다.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매년 1월 1일 첫날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로 시작합니다.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는 성모 마리아께 ‘천주의 성모’라는 칭호를 공식적으로 부여했고 7세기부터 축일을 지냈습니다. 지역마다 날짜를 달리 지내오던 이 기념일은 에페소 공의회 1500주년을 맞이하여 교회의 보편 축일이 되었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쇄신에 따라 그 날짜가 1월 1일로 정해졌습니다. 또 1967년 12월 8일에 바오로 6세께서는 이날을 ‘세계 평화의 날’로 제정하셨고 평화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통하여 하느님께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도록 강조하셨습니다.

우리 신앙생활의 가장 큰 조력자로 꼽히는 ‘성모 마리아의 삶과 신앙’은 오래전부터 많은 시와 음악으로 불려 왔는데, 특히 아베 마리아와 살베 레지나 등은 시대와 작곡자별로 다양한 작품들이 전해집니다. 일반신자들 귀에도 꽤 익숙한 가톨릭 성가 276장 ‘하늘의 여왕’ 살베 레지나(Salve Regina)는 1884년이 되어서야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 작곡자 미상의 라틴 성가입니다. ‘살베 레지나’에서 ‘살베’(Salve)는 라틴어 ‘salveo’(잘 있다, 안녕하다, 무사하다)에서 나온 축복의 인사말로 ‘안녕하세요? 문안드립니다! 잘 있었니? 하례하나이다!’ 등으로 옮길 수 있으며, ‘레지나’(Regina)는 ‘여왕’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살베 레지나는 ‘여왕이시여, 하례하나이다!’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못갖춘마디로 시작하는 이 곡은 A(a+a)+B(c+d)의 벗어난 두 도막 형식으로 보통 16마디여야 하는 두 도막 형식의 틀을 벗어나 18마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의 ‘여리게’로 시작하지만 첫 소절의 두 마디와 5, 6번째 마디는 4성부가 화음을 이루어 강한 느낌을 주며 ‘오 마리아’의 명확한 접두사 역할을 합니다. 또한 높은 음에서 시작되어 내려오는 “기뻐하라, 세라핌 / 용약하라, 세라핌”을 노래하며 기쁨을 강조합니다. 이어지는 계속적인 고음에서는 “살베 마리아”를 매우 힘차게 노래하며 강한 클라이맥스 부분으로 오르게 되는데, 여왕이신 마리아를 끊임없이 찬미할 것을 다짐합니다. 또한 4분음표의 단순한 리듬이지만 점4분음표를 적절히 사용하고 ‘파’음을 임시표로 사용하여 곡의 지루함을 감소시키면서 절제된 웅장함을 나타냅니다.

이 곡은 1993년 뮤지컬 코미디 영화인 ‘시스터 액트’(Sister Act)에 삽입되어 일반인의 입에서도 흔히 불리는 대중적인 음악으로 거듭났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인종과 종교 간에 빚어지는 차별과 갈등을 음악이라는 매개체로 활용하여 성모님의 기도를 청하였습니다. 대중 안에서 보이지 않는 신앙의 힘을 빌었던 것입니다. 2015년 한 해도, 온 인류로부터 찬양을 받고 계신 성자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의 전구를 통해 예수님께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시간이어야겠습니다.

[길잡이, 2015년 1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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