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전례ㅣ교회음악

가톨릭 성가 151번: 주여 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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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10-07 ㅣ No.2139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151번 “주여 임하소서”



가톨릭 성가 151번 ‘주여 임하소서’와 개신교의 찬송가 364장 ‘내 주를 가까이 하려 함은’은 그리스도 신자들이 가장 오랫동안 불러온 노래이며 신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곡입니다. 이 두 성가의 원제는 ‘Nearer my GOD to thee’이며, 1841년 사라 아담스(Sarah F. Adams)가 작사, 1856년 미국의 로웰 메이슨(Lowell Mason) 박사가 작곡한 곡과 같습니다.

이 곡은 6/4박자, A(a+a')+B(a"+a') 두 도막 형식의 곡으로 작곡했습니다. 리듬과 가락이 모두 단순하여 자칫 잘못하면 너무 느리고 지루하게 처질 수 있는 곡이나, 감정을 울리기에 충분한 성가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음들이 차례가기로 순차 진행을 하며, 뛰어가기 음들 역시 4도를 넘지 않고 물 흐르듯이 부드럽게 진행되는 멜로디로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제 조심스럽게 시작된 이 노래는 한 소절이 끝나고 다시 반복되어 8마디를 노래하지만, 9번째 마디의 시작인 세 번째 소절은 같은 리듬 다른 가락으로 그리고 높은 음의 시작으로 변화를 주어, 주님께 호소하는 듯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이 곡을 부르거나 감상할 때면 눈물이 흐르기도 하는데, 이는 3절로 이루어진 각 절의 가사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1절은 갈길 잃고 헤매고 있는 이 어린양을 태양과 같은 사랑으로 찾아오시기를 희망하는 청원이고, 2절은 내 피요 살이신 예수님 사랑 안에 영원히 살고자 하오니 받아 달라는 청원이며, 3절은 당신 앞에 나아갈 터이니 성혈로 씻어 받아 주시고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를 청원하는 내용입니다. 청원의 기원이 담긴 이 성가는 그래서 더욱 간절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세계 최대 최호화 여객선인 ‘가라앉지 않는 배, 타이타닉 호’가 대서양 횡단 중 빙산에 충돌하여 침몰할 때,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 승객 15,000명을 위로하며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악단장 힐리스 히틀리를 비롯한 악단들이 죽음 앞에서도 끝까지 이 곡을 연주하면서 이 배의 함장과 함께 거룩한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이 실제 상황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 ‘타이타닉’에서도 감동을 주는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연주자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최선의 일을 하였습니다. 왜 이들은 죽음의 문 앞에서 이 곡을 선택하였을까요? 아마도 이 곡의 가사에 담겨 있는 간절한 청원을, 타이타닉에 함께 타고 있는 이들의 간절한 청원을, 음악으로 대신 기도하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주자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 음악으로 삶과 죽음에로의 희망을 주는 것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죽음은 영원한 생명에로의 길입니다. 그들은 그 길을 주님께 의탁하며 기원하는 마음에서 이 가사의 곡을 선택하였을 것이며 그 희망을 나누는 일에 동참하였습니다.

나는 어떠한가요? 내가 해야 할 최선의 일을 뒤로하고 도망이라는 뒷걸음을 치지는 않는지, 또 무관심과 이기주의로 지금도 희생당하고 있는 이들을 외면하지는 않는지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못다 한 책무로 인하여 희생당한 세월호의 아픔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마음에 새기고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 임하시기를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길잡이, 2014년 10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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