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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미사] 전례의 숲: 예물 행렬과 성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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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6-10 ㅣ No.1420

[전례의 숲] 예물 행렬과 성가

 

 

미사에서는 행렬이 다섯 번 있습니다. 시작(입당), 복음집, 예물, 영성체, 마침(퇴장) 행렬입니다. 이 가운데 복음집 행렬과 마침 행렬은 봉사자들이 하고, 입당 행렬에는 신자들도 참여하지만 보통 파스카 성야를 비롯한 특별한 미사에서만 합니다. 그러나 예물 행렬과 영성체 행렬은 신자들이 참여합니다. 

 

미사에서 쓸 빵과 포도주를 신자들이 직접 집에서 가져와 봉헌하는 관습은 중세 이후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러한 예물 행렬을 복구하였습니다. 곧, 고대 전통에 따라 빵과 포도주 예물은 적어도 축제일에는, 신자들이 제대로 가져오는 것을 권장합니다. 옛날처럼 신자들이 빵과 포도주를 자기 집에서 가져오지 않더라도 예물 준비 예식이 지닌 영적인 가치와 의미를 드러내기 때문입니다(미사경본 총지침 73). 예물 행렬은 신자들이 하느님께 예물을 바치며 제사에 직접 참여한다는 사실을 눈에 보이게 드러냅니다. 

 

동방(비잔틴) 전례에서는 예물 준비 예식을 “대 입당 예식”이라 부르며 장엄한 행렬을 합니다. 거룩한 빵과 포도주 예물을 준비실에서 제대로 가져가는 예식입니다. 이때 촛불과 케루빔 천사상과 향이 함께 갑니다. 그동안 케루빔 찬가를 부릅니다. 회중은 경건하게 엎드려 이 찬가의 내용처럼, “세상의 온갖 걱정을 내려놓고 천사 무리의 호위를 받으시며 오시는 온 누리의 임금님을 영접합니다.” 제대 위에 예물을 놓은 뒤 장엄한 호칭기도를 바치고 평화의 인사와 신앙고백을 합니다. 

 

로마 전례에서는 보편 지향 기도가 끝난 뒤에 신자들은 앉고 예물 준비 예식을 시작합니다. 주일이나 특별한 미사에서는 예물(봉헌) 행렬을 합니다. 예물 행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빵과 포도주를 들고 가는 것입니다. 빵과 포도주는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할 참되고 고유한 예물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성당 뒤쪽에 탁자를 놓고 준비해 둡니다. 빵은 성반 위에 놓고, 포도주와 물은 보통 병에 넣어 가져갑니다. 그러나 빈 성작을 가져가지 않습니다. 포도주를 바치는 것이지, 그것을 담는 그릇을 바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신자들이 (부활 성야나 세례식이 있는 다른 미사에서 새 신자들이) 예물을 들고 제대를 향하여 행렬합니다. 예물은 복사들이 아니라 신자들이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향 복사가 앞서 갈 수는 있습니다. 행렬은 회중 가운데를 지나 제대로 나아갑니다. 

 

이렇게 빵과 포도주는 하느님 백성이 바치는 예물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주례는 제단 앞 성당 가운데에서 신자들이 가져온 예물을 받습니다. 예물을 받는 사제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아무 말 없이 예물을 건네준 뒤에 자기 자리로 돌아갑니다. 

 

 

하느님께 좋은 것 중 좋은 것 바친다는 것 새겨야 

 

빵과 포도주 말고 가난한 이들이나 교회에 필요한 예물도 바칠 수 있습니다(총지침 73; 미사통상문 22). 집에서 가져온 것을 신자들이 직접 바치거나, 미사 전에 성당에서 미리 모아서 바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예물에는 상징적 의미를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감사하느님 마음, 봉헌의 마음, 그분께 대한 충실성, 우리의 선행, 노동과 희생을 담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는 좋은 것 가운데 좋은 것을 바친다는 사실을 새겨야 합니다. 작은 예물이라도 정성껏 봉헌하면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마르 12,43) 바치는 것입니다. 이러한 예물을 가져올 때에는 행렬 동안 간단한 소개를 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예물(헌금) 행렬은 앞당겨 신경이나 신자들의 기도를 하는 동안, 또는 늦추어 감사기도를 하는 동안 해서는 안 됩니다. 

 

요즈음에는 예물을 보통 돈으로 바꾸어 봉헌합니다. 헌금은 미사 시작할 때 성당 입구에서 모을 수도 있고, 예물 봉헌 때 자리에서나 행렬로 모을 수도 있습니다. 헌금을 모을 때에는 봉사자가 필요합니다(총지침 105). 

 

자리에 앉아 있는 신자들에게서 헌금을 거둔 뒤에 빵과 포도주 행렬의 뒤를 따라 복사들이 제대 앞으로 가져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흔히 빵과 포도주 예물 행렬에 이어 모든 신자들이 참여하는 행렬을 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상황이 안 되는 본당이라도, 적어도 선교의 날, 성소 후원의 날, 교황 주일과 같은 특별한 날에는 되도록 많은 신자들이 자리에서 나와 행렬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모은 헌금은 빵과 포도주처럼 사제에게 전합니다. 돈이나 다른 예물은 제대 위가 아니라 제대 가까운데 신자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두어야 합니다(총지침 73, 140). 빵과 포도주 같은 제사의 직접 예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물을 바칠 때 봉헌의 의미를 흐리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하느님께 바치지 않는 것을 가져가서는 안 됩니다. 보기를 들어 어떤 물건을 축복을 받을 요량으로 가져갈 수 없습니다. 또한 예물 봉헌은 주례에게 개인 예물을 바치는 순간이 아닙니다(주교 방문 때 쉽게 생길 수 있습니다). 본당이나 공동체의 축제나 행사에 필요한 것들을 바치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 필요하다면 미사 마지막에 바칠 수 있습니다. 

 

예물 봉헌 때 성경이나 복음서를 제대에 가져가는 것도 맞지 않습니다. 성직자들과 공동체에 말씀을 건네는 것은 신자들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하느님 말씀은 봉헌 행렬에서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말씀이 말씀 전례의 중심이었을 잊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말씀은 기도와 동작과 성가를 포함하여 미사 전체를 이루고 영감을 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흐리게 합니다. 

 

어린이나 청소년 미사에서는 연극하는 것처럼 이것저것 봉헌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예물은 마련할 때 수고와 희생이 들어가고, 바칠 때 사랑과 친교의 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예물 행렬은 직접적인 교리교육의 순간이 아닙니다. 교리교육을 위한 상징 예물의 봉헌은 입당 행렬이나 다른 순간을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봉헌 노래는 예물을 가져가는 행렬동안 부르는 성가 

 

봉헌 행렬에는 “봉헌 노래”(cantus ad offertorium)를 부를 수 있습니다. 봉헌 노래에 관하여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처음으로 말합니다. 입당송이나 영성체송처럼 독창자와 성가대가 또는 성가대가 두 편으로 나뉘어 교대로 노래하였습니다. 봉헌 노래는 본디 예물을 가져가는 행렬 동안 부르는 성가였습니다. 

 

행렬과 함께 시작하고, 사제가 예물이 제대에 펼쳐 놓고 빵과 포도주에 기도하는 동안 때에 따라 분향하는 동안에 계속하며, “형제 여러분, 우리가 바치는 ...” 기도 전에 마칩니다. 그러므로 사제가 기도를 하기 위하여 성가가 끝나기를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예물 행렬이 없을 때도 성가를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예물 준비 예식이 짧기 때문에 성가를 선택하고 부를 때에는 길이를 생각해야 합니다. 

 

한편 성가를 부르는 대신 오르간이나 다른 악기를 연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악기 연주는 대림 시기에는 절제해야 하고, 사순 시기에는 금지되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반주는 가능). 

 

미사경본은 입당송과 영성체송과는 달리 봉헌 노래의 가사는 싣지 않습니다. 성가나 연주가 없을 때에는 사제는 큰 소리로 기도문을 바치고, 노래할 때에는 “로마 성가집”에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라틴어 그레고리오 성가로 부를 때에는 “로마 성가집”(Graduale Romanum)이나 “소성가집”(Graduale Simplex)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입당 노래를 선택하는 규범을 적용하여, 예물 예식이나 전례 시기 또는 그날 주제에 맞는 제 나라말 노래도 부를 수 있습니다(총지침 74, 48). 

 

다시 말하며 주교회의나 주교가 승인한 성가집(들)에 봉헌이라고 표시된 것과 함께 대림과 성탄, 사순과 부활 시기, 그리고 축일이나 예식 미사에서 그 시기의 특성이나 그날 주제에 맞는 성가를 부를 수 있습니다. 

 

곡과 가사 선택에는 언제나 신중해야 합니다. 보기를 들면, 혼인 예식 미사에서 봉헌 성가로 “아베 마리아”를 부르는 것은 이상합니다. 

 

한편, 성가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를 할 때 주례는 빵과 포도주에 바치는 기도를 확성기를 사용하여 큰 목소리로 바치지 않아야 합니다(총지침 142).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6월호, 심규재 실베스텔 신부(작은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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