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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대인관계가 어려워서 성당에 가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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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8-25 ㅣ No.860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대인관계가 어려워서 성당에 가기 힘듭니다"

 

 

질문

 

청소년기부터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람들 앞에만 서면 얼굴이 붉어지고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어디를 가든 다른 사람들이 저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고 제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이 평가하고 비난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성당에 가서도 주일미사만 참례하고 사람들을 피하듯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다보니 신앙생활 자체가 어렵습니다.

 

 

답변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느냐의 문제 아닐까 합니다. 많은 경우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전전긍긍하고, 상대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 애를 쓰곤 합니다. 실제로 다른 사람은 나에게 관심이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심리학 이론들 중에 ‘대상관계 이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대상관계 이론에서는 인간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생애 초기에는 양육자, 주로 어머니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코헛이라는 대상관계 심리학자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감탄과 찬사를 받으려는 욕구가 있다고 합니다. 초기 양육자인 어머니와의 관계에서도 같은 일이 나타난다고 보입니다. 결국 태어나서 얼마동안은 주 양육자가 아이를 잘 돌보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 한 가지 걱정은 뭔가 자녀에게 어려움이나 잘못이 생기면 주 양육자인 어머니가 잘못 키워서 그렇다고 비난하기 쉽습니다만, 그렇게 되면 이 세상 대부분의 어머님들이 억울해 하실 것입니다. 얼마나 힘들게 키웠는데. 그렇습니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생득적인 생물학적인 존재이기도 하기에 대인관계 이론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의 성격 특성도 한몫을 하기에 문제가 생길 때 자기 스스로도 돌아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내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원하는 특징이 있지만, 거부나 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이 커서 오히려 혼자 지내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질 때 회피적 성향의 성격이 있다고 봅니다. 성격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이 그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한국인들 중에는 내향적인 사람이 많아서 대인관계에 대부분 어려움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받은 여러 심리적인 어려움, 예를 들자면 모욕감, 무가치함, 소심함, 수줍음, 열등감 등도 작용해서 시간이 갈수록 더 위축되는 삶을 사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기주장 훈련이나 사회 기술 훈련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만, 혼자 하시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특히 우울이나 불안, 분노 등이 나타나게 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교회로 부르십니다. 초대하시고 구원의 길로 이끄십니다. 이것도 다 관계입니다. 하느님과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느님과의 관계를 맺기 위해서 스스로를 무가치하다거나 열등하다고 생각해서는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하느님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만나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과 관계를 잘 맺으신 뒤에 그런 관계를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의 눈에 우리 모두는 예쁘게 보일 것입니다.

 

또래관계에서도 자신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친구만을 대상으로 관계를 맺지 말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친구들도 만나면서 차츰 관계를 넓혀 갈 수 있도록 마음을 쓰고 행동을 담담하게 해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용기를 주시도록 하느님께 간절히 청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8년 8월 26일, 이찬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 · 다솜터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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