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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선정적인 대중 문화를 어떻게 봐야 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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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6-25 ㅣ No.845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선정적인 대중 문화를 어떻게 봐야 할지요?

 

 

질문

 

옛날에는 남녀가 입을 맞추는 장면만 나와도 민망했는데, 지금은 TV는 물론 모든 대중매체가 선정적으로 변한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아이들 교육에도 과연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주변에선 선정적인 영상, 내용들이 범람합니다. 교회는 정결을 가르치고 성에 대한 가르침도 보수적인데 도대체 종교적인 가르침을 바탕으로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할지 난감합니다.

 

 

답변

 

십계명 중에서 제6계명은 정결의 덕을 지키고 가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결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결혼하지 않은 이들이 지켜야 하는 정결, 사제로서 지켜야 하는 정결, 그리고 결혼한 부부들이 지켜야 하는 정결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의 삶 가까이에는 십계명보다는 대중매체가 늘 우리를 유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선정적인 남녀관계의 왜곡된 성적 이미지가 넘쳐나고, 이는 개인의 성적인 행동이나 의식 구조에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합니다. 특히 성과 관련된 똑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성적인 경험이 부족한 아동, 청소년들은 더 자극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대중매체가 성을 왜곡시켜 상품화하거나, 성의식이나 성문제를 포함하여 어떤 문제를 해석하는 방식들이 다소 획일적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성 정체성을 형성해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간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시간이 워낙 많은데다가,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에게 대중매체뿐만 아니라 개인 미디어의 활성화와 함께 왜곡되고 과장된 성적인 유해 콘텐츠에 노출되는 것이 정말 심각해지겠구나 싶습니다. 점점 발전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대중매체들이 청소년들의 성충동을 더 자극하고 유혹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염려스럽기도 합니다.

 

영국에 유학하는 동안 영국 방송사들도 매우 선정적이고 폭력성이 있는 드라마나 영화를 방영해주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저의 염려에 대해서 영국인 친구들의 말인즉슨, 영국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이미 성적이거나 폭력성이 있는 영상물에 대해서 개개인이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게 없다고 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기도 하지만, 영국 부모들은 대중매체의 유해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 ‘Watershed(전환점, 즉 오후 9시라는 뜻) 제도’에 대해 대다수가 잘 이해하고 있답니다.

 

무엇보다도 아동,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어른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극단적으로 아동, 청소년들에게 “너희들은 대중매체가 지향하는 선정적인 영상물들이 성의식이나 성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크니 보지도 말고, 이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말고, 듣지도 말아라”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작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영상물들을 접하고 있는데, 국내 대중매체를 규제하고 제한한다고 도움이 될지 의문이긴 합니다. 오히려 적절한 성교육을 통하여 청소년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고, 동시에 이들의 왜곡된 성지식을 교정하는 작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유혹 그 자체를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유혹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성행위는 일순간이지만,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평생을 두고두고 짊어져야 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어른들은 아동, 청소년들의 성관련 문제들에 대해 더 이상 ‘불편한 진실’로 덮어둘게 아니라 성문제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그들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조건 성적 호기심을 억누르게 하기보다는 성에 대한 문제 의식과 바람직한 성윤리를 정립시켜주는 교육을 가정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시작해야 하는 때가 이미 온듯합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8년 6월 24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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