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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가톨릭평신도대회를 준비하며 (상) 아시아 선교 실태와 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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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8-14 ㅣ No.26

Asia, 아시아 - 아시아 가톨릭평신도대회를 준비하며 (상) 아시아 선교 실태와 현안


아시아교회, 대화의 장 ‘활짝’ 열자

 

 

보편교회는 제삼천년기가 아시아 복음화의 세기이며, 아시아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이 복음화의 주역이라고 역설한다.

 

실제 아시아 지역은 복음화율이 3% 수준으로, 선교의 황금어장으로 꼽힌다. 특히 대부분의 아시아국가에서는 각종 사회·정의·인권 문제가 만연, 가톨릭교회가 보다 능동적으로 도움을 제공해야할 지역이기도 하다.

 

교황청 평신도평의회(의장 스타니스와프 리우코)는 31일~9월 5일 명동 코스트홀에서 ‘오늘날 아시아에서 예수 그리스도님 선포하기’를 주제로 아시아 가톨릭 평신도대회를 연다. 대회는 오늘날 아시아 지역에서의 선교 과제와 도전 등에 대해 짚어보고 종교간 대화와 토착화를 비롯한 분야별 사목 현안과 참여 방안을 모색하는 장으로 펼쳐진다. 대회에는 아시아주교회의연합(FABC) 회원국과 준회원국 평신도 대표 180여 명과 한국 평신도 대표 2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평의회는 특정 지역 혹은 대륙별 국가들의 평신도 대표들이 각자의 삶과 체험을 나누고 소명을 다지는 기회로 평신도대회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새 천년 들어서 처음 열리는 아시아 평신도대회로서 보편교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평신도대회를 보다 성공적으로 치르고 주제를 삶 안에서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 삶의 주변 실태와 평신도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 사도직 활동 등에 대해 의식을 재고하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위해 본지는 앞으로 3회에 걸쳐 아시아 대륙의 선교 실태와 현안, 한국교회와의 연대와 소명, 아시아 평신도사도직단체 등에 대해 짚어보는 ‘아시아 아시아’를 연재한다.

 

 

아시아 선교 실태와 현안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하가라우공소. 주일미사를 마치고 나온 공소 신자들이 경당 앞에 모여 환하게 웃고 있다.

 

 

아시아 대륙 전체를 볼때 신앙이 싹튼 지는 2000년을 넘어섰지만, 그 발걸음은 타 대륙에 비해 매우 더딘 편이다.

 

현재 전 세계 인구 68억 6000만여 명 가운데 아시아 인구는 42억여 명에 이른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의 복음화율은 약 3%로, 아프리카 대륙과 비교해도 1/6 수준에 불과하다.

 

아시아 대륙의 대표적인 가톨릭국가인 필리핀과 다종교들이 비교적 안정되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한국 정도를 제외하면 그리스도인들은 아시아 전 지역에서 소수자로 생활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곳곳에서 행해지는 신앙공동체간 긴장과 갈등, 박해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게다가 아시아 인구 중 절반 이상이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온갖 사회문제가 난무하는 현실도 아시아교회가 진 무거운 십자가 중 하나다.

 

반면 아시아 복음화의 의미와 아시아교회의 과제가 커지면 커질수록 교회간 교류와 협력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구사회의 복음화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신앙적 활력도 감퇴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낮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복음화율과 성소자 증가율은 아시아교회뿐 아니라 보편교회 전반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아시아교회 사제와 성소자 증가율은 여타 대륙과 비교해 최고의 성장세를 보여 왔다. 정치·경제·문화·종교·사회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연대와 인간 존엄성 회복 등에 대해 더욱 깊은 인식을 일으키는 면도 아시아에 내재된 잠재력이다.

 

보편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부터 아시아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표현해왔다.

 

아시아에 거는 기대와 희망은 우선 ‘그리스도와 교회는 아시아의 일부’라는 것에 근거를 둔다.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의 탄생지로서 아시아 대륙을 주목한 것이다. 제삼천년기 시작에 앞서 지난 199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아시아 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권고로 발표된 ‘아시아교회’도 그리스도교와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뿌리가 아시아에 있음을 상기하며, 아시아의 종교 전통들과 문명들을 인정한 바 있다.

 

특히 보편교회는 아시아교회 안에서의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문헌 ‘아시아 교회’에서 아시아 지역 복음화를 위해서는 종교간 대화, 문화 간 대화, 백성들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의 권고다. 또한 이러한 대화의 요청은 아시아 각국 교회들 간의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화시켜왔다.

 

아울러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주교들을 중심으로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가 발족됐으며, 아시아 복음화를 위해 구체적인 연대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FABC는 서구사회와는 다른 종교와 문화전통, 정치·경제·사회적 문제들과 공통된 사목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또 여성과 아동문제 등을 아우르는 사회복지와 이주사목, 매스미디어 등의 문화사목 분야에서 각국 교회 간 교류와 연대를 확대되는 추세다.

 

 

아시아 복음화의 장애물

 

아시아 대륙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종교와 문화들의 다원성이다.

 

문헌 ‘아시아 교회’는 아시아교회의 사랑과 봉사의 사명이 그리스도의 제자 공동체로서 아시아교회의 자기 이해뿐 아니라 아시아 대륙의 정치·경제·종교·사회·문화·경제적 현실 안에서 규정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아시아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 제자들로부터 전해져 오는 고유한 자신의 소명을 깊이 깨달아야할 뿐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아시아 대륙의 현실을 깊이 이해하고, 또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아시아 대륙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대륙이며 세계 인구의 약 2/3가 거주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문화와 종교, 민족이 매우 다양하게 공존하는 현실 때문에 복음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문화적 전통에 대해 보편교회는 존경을 표현하며 진지한 대화에 나설 뜻을 표명한다. 갈등이 아니라 보조성과 조화 안에서 아시아의 다양한 종교와 문화들을 존중하며 복음화에 나설 과제를 제시한 것이다. 또 다양한 종교와 문화들은 그 자체로서 존중받을 만하며,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가장 시급히 요청되는 과제는 토착화다. 토착화는 다양한 종교와 문화 전통을 넘어서 참 교회를 이루기 위해 필수적인 노력이다. 종교간 화해와 대화도 서로를 존중하고 토착화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아울러 아시아 대륙에서도 각 국가별로 가장 큰 편차를 보이는 분야는 빈부문제다. 고도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이룬 나라에 비해 절망적인 가난의 상태에서 허덕이는 나라들이 더욱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특히 가난과 착취는 여성과 어린이들의 인권 침해는 물론 혼인과 가정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을 실현하기 위해 아시아교회는 사회복지 분야에서 더욱 절실하게 연대해 나갈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가부장제와 남녀차별을 비롯해 저출산과 고령화, 이민과 다문화가정 문제도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것이 현실이다. 가부장제와 신분 차별, 여성에 대한 차별 등은 아시아의 전통 안에서 발견되는 부정적인 요소들이다. 특히 가정 내에서의 여성 차별은 사회적인 차별로도 고스란히 이어져 악순환을 반복한다. 아시아 각국이 근대화 과정에서 추진한 산아제한 정책도 현재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를 야기한 주요 원인이다. 산아제한은 인공피임과 불법낙태 등 생명 파괴를 심각하게 야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이주민과 난민 문제는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긴밀한 연대가 요청되는 분야다. 최근 아시아에서는 결혼으로 인한 이주뿐 아니라 경제적 빈곤과 세계화의 영향으로 이주현상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러한 이주는 노동력 착취와 차별뿐 아니라 가정 파괴까지도 양산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인한 쾌락주의와 소비주의의 확산, 문화적 식민주의 파급 등도 그리스도인들이 당면한 과제들이다. 특히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은 아시아적인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에 큰 영향을 미쳐 혼인과 가정 등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관에 큰 폐해를 끼치고 있다.

 

아시아 대륙의 당면 과제 해결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아시아 각국 교회의 일치와 연대를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를 위해 평신도 대표들은 각 교회가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생활문화가 유사한 지역권별로 교류와 연대를 더욱 활발히 추진,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데 박차를 가해야한다고 역설한다.

 

교황청 평신도평의회는 “아시아 지역의 사회문제들이 끊임없이 가중되면서 신앙적 가치를 외면하는 이들도 많이 늘고 있다”며 “평신도대회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안에서 그리스도를 섬기고 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아시아 각국 신자 모두가 한 가족이며 교회의 한 지체임을 널리 알리는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신문, 2010년 8월 15일, 주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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