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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기후위기 대응 본격 나서는 한국 가톨릭기후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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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11-01 ㅣ No.1786

기후위기 대응 본격 나서는 한국 가톨릭기후행동


“절박한 생태위기 대응, 교회 전체에 확산하길”

 

 

- 지난 1월 20일 한국 가톨릭기후행동 출범미사 후 거리행진에 나선 참가자들이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후위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올해 1월 20일 출범미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한국 가톨릭기후행동(The Global Catholic Climate Movement in KOREA, GCCM KOREA, 이하 가톨릭기후행동)이 10월 14일 교구 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교구와의 협력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계획을 밝혔다. 기후행동이 교회 전체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교구 차원의 연대와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가톨릭기후행동 교구 간담회 내용을 바탕으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앞으로 교구에서는 어떤 실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며, 또 어떠한 접근과 인식 변화가 필요한지 자세히 알아본다.

 

 

여전히 낮은 기후위기 인식

 

현재 가톨릭기후행동은 운영위원회, 액션팀, 교육팀, 미디어홍보팀과 동아리(에코노마드(기후버스킹 팀), 청년3355)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액션팀 소속인 진일우 수녀(그리스도의 교육수녀회)는 교구에서 전개하는 활동의 기본 목적을 ‘탄소저감운동’으로 정하고, 이를 위해 본당·교구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 13가지를 제시했다.

 

진 수녀는 아직까지 교회 내에서 생태위기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제와 구역장 연수를 통해 전국적으로 생태위기 의식을 고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 수녀는 “무엇보다 사제들의 의식 변화가 중요하며 또한 이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진 수녀는 ▲ 성당 태양광 설치 운동 ▲ 성당 구역 내 전기차 충전소 설치 운동 ▲ 가난한 교구·공소 내 태양광 설치를 통한 운영기금 지원 ▲ 교구 차원의 석탄투자 은행·기업 거부 운동 전개 및 석탄투자 철회 은행 이용 ▲ 전 교구 본당에 생태 관련 현수막 설치 ▲ 교구에서 차 쓰지 않는 날 지정 ▲ 플라스틱·비닐 사용 금지 집중 기간 선포 ▲ 금육 대신 1주일에 한 번만 고기 먹는 허육제 선포 ▲ 교구 내 기관에 생분해 친환경 포장재 사용 권장 및 지원 ▲ 플라스틱 사용세 등 탄소 저감 법안 청원 ▲교구 생태교육 시스템 구축 ▲ 지역 시민단체와 연대 등 행동 방안을 제안했다.

 

이 가운데 특히 교회 내 태양광 설치 운동에서 대해서는 활발한 논의가 펼쳐졌다.

 

불휘햇빛발전협동조합을 설립해 창조 질서 보전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나서고 있는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임상교 신부는 제일 먼저 “태양광 발전에 대한 교회 내 의식이 사회에 비해 많이 뒤처져있다”고 지적했다.

 

임 신부는 “본당 사제가 태양광 발전을 원하더라도 대부분 신자들이 성당의 거룩함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거부하거나 반감을 가져 본당 내 태양광 시설 설치는 사목회에서 통과되기조차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다보니 햇빛 발전은 성당 건물이 아닌 교육관 옥상이나 신자 가정, 유휴 부지 등을 중심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탄소 발생 감축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가 필수 불가결하므로, 이에 대해 교구 차원에서 먼저 알리고 선포해야 하고 본당, 수도회, 기관 등에서 동참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군비 축소로 기후위기 대응하자

 

한편 간담회에서는 생태위기 대응을 ‘군비 축소를 통한 평화 만들기’와 통합하자는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되기도 했다.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임미정 수녀(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장·영원한도움의성모수도회)는 “현재 생태위기에 대한 교회의 대응이 절박하고 통합적인가, 위기를 초래한 삶의 방식 전환을 위한 대화와 소통 방식은 어떠한가, 하나의 큰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는 말로 발표를 시작했다.

 

이어 임 수녀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시작된 2020년은 모든 존재의 연결성을 더 깊게 인식하게 했고, 이러한 생태위기는 국가 경계를 넘어서는 것임을 인식할 때 기후 재앙은 안보 문제와도 직결된다”며 “남과 북 모두 코로나와 기후위기로 인한 수해로 많은 피해를 입은 지금, 양국이 천문학적 액수를 쏟아 붓는 군사비용을 줄여 생태위기에 가장 먼저 위협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을 위한 보상과 생태 보전 비용으로 대체한다면 이는 한반도 평화와 양국 국민들의 안전에도 필요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임 수녀는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한반도 평화 기원 밤 9시 주모경 바치기’와 한반도 기후·생태위기를 함께 바라보는 통합적 성격의 캠페인이 필요하다”며 “교황청 ‘인간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와 같이 정의·평화·창조 보전(JPIC)을 아우르는 기구가 한국 천주교회 내에는 없는 상황이므로 이와 같은 통합 캠페인이 교회 내 여러 위원회와 단체들이 연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교회 부서의 통합적 접근 필요

 

현재 생태·환경을 담당하는 부서가 각 교구에 따라 생태환경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 등 각기 다르므로 이와 같은 통합적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김종화 신부(작은형제회)는 이번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주요 안건 중 하나인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후속 장기 사목 계획에 대한 논의 결과에 따라 기후위기 관련 활동에 대한 각 교구 및 본당의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를 마친 10월 16일 특별 사목교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를 발표했다.

 

주교단은 특별 사목교서에서 “오늘날의 기후위기와 어머니 지구의 울부짖음은 교회가 수행해야 할 복음화 사명과 사목 활동의 가장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이며 “각 교구는 사목교서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생태적 회개에 대한 미래 방향을 제시하고, 각 본당과 위원회는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천명했다. 또한 사목교서에 덧붙여 각 교구와 단체에서 수행해 나갈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작성해 첨부했다. 이에 향후 가톨릭기후행동은 각 교구와 연대해 더욱 활발하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가톨릭기후행동은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서울 광화문, 대전시청, 광주시청, 의정부 교구청 앞에서 기후위기를 알리는 ‘금요 기후행동’을 벌이고 있으며, 11월 27일에는 충남 당진 석탄화력발전소에서 기후행동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20년 11월 1일,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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