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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신학ㅣ사회윤리

[생명] 생명을 사랑합시다: 배아줄기세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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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6-23 ㅣ No.1748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생명을 사랑합시다 (6) 배아줄기세포 문제


“추출 과정에서 생명 파괴… 심각하게 비윤리적이고 부당한 행위”

 

 

지난 6월 1일 서울대교구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주교, 이하 자문위)는 ‘첨단재생바이오법 하위법령 제정안’과 관련해 법제처에 관련 의견을 전달했다. 당시 자문위는 “인간 배아는 엄연한 인간 존재”라면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허락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배아줄기세포는 인간 배아를 파괴해 추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연구를 법이 촉진하려는 것은 초기 인간 생명에 대한 경시 풍조를 강화한다는 지적이다. 자문위는 “인간 배아는 갓 생명을 시작한 인간 존재로서 보호와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체줄기세포 연구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2019년 4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진행된 제2기 국회 생명학교 세 번째 강의에서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 박경호 단장이 강의하고 있다.

 

 

생명 파괴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

 

자문위 지적처럼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배아를 대상으로 하는 실험으로,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다. 배아줄기세포는 인간의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후 초기 배아 안쪽 세포에서 분리하는데, 이는 해당 배아를 해치지 않고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전 교황청립 생명학술원 원장 엘리오 스그레치아 추기경은 저서 「생명윤리의 이해 2」에서 “배아줄기세포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배아를 파괴해야 한다”며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심각하게 비윤리적이고 부당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배아줄기세포연구는 ‘인간 개체’로, 고유한 생명권을 갖는 배아의 성장을 중단시키고 회복할 수 없이 심각하게 훼손하는 악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특히 스그레치아 추기경은 “그 어떤 선한 목적도 배아를 파괴하는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인간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인격체로 대우와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복제 인간 문제 우려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복제 인간’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배아줄기세포 추출을 위해 난자와 정자를 결합시킨 ‘수정란 배아’나 핵을 제거한 난자에 복제하려는 사람의 체세포 핵을 이식시켜 얻은 ‘체세포 복제 배아’가 이용될 수 있는데, 체세포 복제 배아는 타인의 유전정보를 담은 핵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킬 경우 핵 주인과 동일한 개체를 만들어 낼 수 있어서다. 주교회의는 이에 대해 「한국 천주교 생명운동 지침」에서 체세포 복제 배아의 경우, 이를 자궁에 착상시키면 수정란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 태아가 되고 10개월 뒤에는 결국 아이로 세상에 태어날 수 있다며 “이것이 복제 인간”이고, 이는 “인류에게 심각한 재앙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복제 인간의 출현은 인간 생명을 인위적으로 조작한다는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복제 인간의 권리와 정체성과 관련해 혼란을 낳는다는 지적이다.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힘써야

 

교회를 포함해 관련 전문가들은 윤리적 문제와 안전성 문제를 지닌 배아줄기세포 대신 성체줄기세포 연구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해 왔다. 성체줄기세포는 이미 성장한 사람의 신체조직에서 추출하기에 윤리적인 문제가 없고, 배아줄기세포와 달리 안전성 문제도 적어서다. 지난해 4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성체줄기세포 연구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발표한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 박경호(루카) 단장도 “성체줄기세포는 원하는 세포로의 분화가 용이하고 종양 형성 등의 가능성도 적다”며 “배아줄기세포는 증식을 제어하지 못하면 그게 바로 암 덩어리가 돼서 환자가 죽을 수도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학교 법학연구소 서종희 연구위원도 논문 ‘배아연구와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서 “줄기세포에 대한 생명과학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것은 인정하나 그 줄기세포를 배아에서만 획득할 필요는 없다”며 배아가 아닌 성체에서 줄기세포를 획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줄기세포란?

 

다양한 세포로의 분화 능력과 자가 재생산 능력을 갖춘 미분화 세포로, 개체를 구성하는 세포나 조직의 근간이 되는 세포다. 줄기세포에는 배아에서 유리돼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와 출생 후 제대혈·골수·지방 등 인간의 여러 조직에서 얻어지는 ‘성체줄기세포’, 특정 세포의 유전자를 조작·역분화시켜 얻는 ‘역분화만능줄기세포’가 있다. 줄기세포는 분화해 뼈·근육·연골·뇌 등의 신체기관으로 전환될 수 있기에 치매·알츠하이머병·심장병 등의 질환에 대한 획기적인 치료를 가능케 하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신문, 2020년 6월 21일, 이소영 기자]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궁금해요, 성(性)! (6) Q. 성매매에 대한 교회 입장 궁금해요 A. 인간 존엄성 해치는 ‘사회적 재앙’ 엄격히 금지

 

 

실정법에서처럼 교회도 성매매를 엄격히 금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성을 사고파는 성매매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가톨릭 교회 교리서」 제2355항에서는 성매매는 몸 파는 사람을 성적 쾌락의 도구로 전락시켜 그 사람의 품위를 해치고, 돈을 지불하는 사람도 자신에게 중죄를 짓는 “사회적 재앙”이라고 설명합니다. 성매매는 정결을 거스르는 죄로, 성령의 궁전인 자신의 몸을 더럽히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여자·남자·청소년 등 피해자를 발생시키는 심각한 범죄라는 의미입니다.

 

성매매는 성과 성적 결합의 의미를 훼손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가톨릭 청년 교리서 「YOUCAT」(유캣)에서는 “욕구 충족만을 위해 성을 추구하는 것은 남녀 간 성적 결합의 의미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사랑 없이 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거짓말을 하는 셈이고, 이 경우 성은 비인간적인 것이 되며 기호품이나 상품으로 전락하고 만다는 뜻입니다.

 

교회에서는 이러한 존엄성 침해 행위가 차별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권고 「가정 공동체」에서 인간을 인격체로 보지 않고 이기심과 순수한 쾌락에 봉사하는 물건이나 거래 대상으로 보는 정신이 “조직적인 매춘 행위와 같은 매우 쓰라린 결과뿐 아니라, 교육·취업·임금 등 제 분야에서 발견되는 여러 형태의 차별 대우를 창출한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교황은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도 “매매춘, 부녀자와 연소자의 인신매매와 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는 참으로 치욕”이라면서 “이는 인간 문명을 부패시키는 한편, 불의를 당하는 사람보다도 그러한 불의를 자행하는 자들을 더 더럽힌다”고 비판합니다.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48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이들과 성 노예 등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언급하면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악의 공범이 되지 말고, 한 인류 가정 안의 형제자매로서 마땅히 누려야 하는 자유와 존엄을 빼앗긴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가톨릭신문, 2020년 6월 21일,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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