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세계교회ㅣ기타

2017, 교황청 부서를 돌아보다2: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교황청 부서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0-02 ㅣ No.481

2017, 교황청 부서를 돌아보다 (2)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교황청 부서


“끊이지 않는 전쟁과 갈등… 그럼에도 평화 노력 계속돼야”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8월 31일, 자의 교서 「인간 발전」(Humanam Progressionem)을 통해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교황청 부서’(이하 인간발전부) 설립을 발표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 인간발전부는 가톨릭교회의 사회교리를 전파하는 대표적인 구심점이다. 또한 취약계층, 특히 전쟁 희생자와 난민, 병자들의 합당한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간발전부 초대 장관으로는 지난 2009년부터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으로 활동해온 피터 코도 아피아 턱슨(Peter Kodwo Appiah Turkson) 추기경이 임명됐다. 본지는 턱슨 추기경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간발전부 설립의 의미와 활동 방향, 북핵으로 인한 한반도 위기 해결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로마 교황청 부속 건물인 성 칼리스토 궁 인간발전부 장관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턱슨 추기경은 다양한 사회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라는 교회의 사명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발전부 초대장관 턱슨 추기경 인터뷰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는 것. 인간발전부가 새로 만들어진 이유이자, 목표다.

 

턱슨 추기경은 “지난해까지는 보건사목평의회, 사회복지평의회, 이주사목평의회, 정의평화평의회 등 여러 부서들이 인간의 삶과 관련된 일들을 각각 관장해왔다”면서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인간이 겪는 다양한 일들과 상황을 하나의 조직이 담당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셨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간발전부는 정의평화, 보건, 사회복지, 이주사목 업무 부서가 기존에 나눠서 하던 인간 삶의 질 증진을 위한 모든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우리 부서의 핵심 업무는 부서 이름처럼 온전한 인간 발전을 촉진해 인간의 존엄성을 증진하는 것입니다. 온전한 인간 발전은 전인적이어야 하며 동시에 통합적이어야 하지요. 따라서 우리는 모든 인간의 건강한 삶을 위해 기술과 교육, 종교, 문화 등 인간의 삶을 좌우하는 모든 사회적 환경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턱슨 추기경은 난민을 예로 들어 인간발전부의 업무를 설명했다. 난민이 발생하는 데에는 정치·경제적 문제와 더불어 생태적 이유도 있다. 난민들은 전쟁과 자연재해 등으로 고향을 떠나면서 인신매매와 같은 다양한 인권침해 문제를 겪는다. 그동안 이와 관련한 문제는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가 담당해 왔다. 또 난민들이 이주하면서 불거지는 문제는 보건사목평의회, 난민을 위한 인도적 구호활동은 사회복지평의회 소관이었다.

 

턱슨 추기경은 “교회는 아픈 이들, 강제로 집을 떠나 난민과 이주민이 되는 이들, 인도적 도움이 필요한 이들, 인권 침해와 전쟁 등 정의평화에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 처해 있는 이들을 지원해 왔다”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하나의 관점에서 연구하고 대처하는 것이 더욱 유용하고 합리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사회문제에 접근하기 위해 턱슨 추기경은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라는 교회의 사명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턱슨 추기경은 “우리는 교회이며,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세상의 복음화 즉 이 세상에 복음을 퍼뜨리는 것”이라면서, 그렇기에 “그리스도를 통해 삶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고 살아나가는 것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의 가치이고 원칙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불행하게도 세상의 많은 곳에서 우리는 복음을 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곳에서 우리 교회를 거부하고 종교자유를 침해하고 있지요. 교회는 평화를 추구하지만 전쟁은 끊이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학대와 인신매매는 세계 도처에서 자행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가치와 평화를 퍼뜨리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앞서 밝힌 대로 인간발전부는 기존의 4개 평의회를 하나로 합한 조직이다. 관련 업무 통합과 조직의 간소화를 기치로 내건 교황청 개혁의 산물이다. 하지만 여러 조직을 하나로 합치다보니, 통합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턱슨 추기경은 “교황은 조직의 간소화를 원하는 동시에 통합 과정에서 그 누구도 일자리를 잃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면서 “기존의 모든 인력을 다 승계하면서 조직을 간소화하는 일은 커다란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인간발전부는 직원들이 기존의 하던 일과는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교육, 인력을 재배치하고 어느 누구도 감원하지 않았다. 현재 인간발전부에는 65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몇몇 직원들은 은퇴를 준비 중이거나, 또 원래 일하던 교구나 수도회로 돌아가길 바라는 직원들이 있어 향후 총 인원은 줄어들 전망이다.

 

조직이 간소화됐다 하더라도 기존 평의회가 진행하던 업무는 계속된다. 난민과 이주민, 정의와 인권,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교회의 사목적 관심과 활동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인간발전부는 다양한 담화문을 통해 전 세계에 교회의 관심사를 표명한다. 교황 명의로 발표되는 이러한 담화문에는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특정 문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힘이 있다. 

 

인간발전부 장관으로서 턱슨 추기경은 과거 정의평화평의회와 보건사목평의회가 교황과 함께 준비하던 세계평화의 날(1월 1일) 및 세계 병자의 날(2월 11일) 담화를 준비한다. 또 이주사목평의회, 사회복지평의회가 각각 주관하던 세계이주민의 날(12월 18일)과 사순담화도 마찬가지로 인간발전부가 담당한다. 

 

턱슨 추기경은 “새로운 부서가 하는 일은 간단하다”면서 “기존 평의회의 업무와 기능 중, 교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모두 기존의 방식대로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턱슨 추기경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로 불거진 한반도 긴장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턱슨 추기경은 “한반도는 작은 지역으로, 어느 한 곳에라도 핵무기가 터진다면 한반도 전체가 위험에 빠진다”면서 “핵무기 사용은 절대 안 되며, 남북한은 서로 만나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턱슨 추기경은 현재의 한반도 위기는 남북한이 휴전 상태이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양측이 전쟁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평화협정을 맺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남북한이 하나가 된다면, 또 다른 강대국이 되어 세계 평화를 위한 주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북한이 외부 세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신뢰 안에서 대화하게 되길 기도합니다.”

 

- 성 칼리스토 광장 왼편에 자리한 성 칼리스토 궁. 이곳에 인간발전부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

 

 

인간발전부는

 

교회의 사회교리를 심화시키고 널리 퍼뜨려, 복음 정신이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관계에 더욱 깊이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 주 임무다. 또 정의평화와 인간발전, 인간 존엄과 인권의 증진 및 보호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간발전부는 장관이 통솔하고 차관과 최소한 한 명의 차관보가 장관을 보좌한다. 평신도가 차관보로 임명될 수도 있다. 현재 프랑스 출신의 브루노-마리 뒤페 신부가 차관으로 턱슨 추기경을 보좌하고 있으며, 차관보는 공석이다.

 

인간발전부는 정의평화 활동과 관련한 국제단체, 비정부 기구, 가톨릭 외부의 기구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관련 사안들을 연구·분석하며, 정의평화에 대한 인식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세계 평화의 날과 세계 이민의 날 등을 통해 평화와 이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난민과 이주민 같은 가장 취약한 이들과의 연대를 촉진한다.

 

또한 각 지역 교회와 연계, 필요한 경우에 병자, 난민, 망명자, 이주민, 무국적자, 유랑민, 유목민들을 지원한다. 특히 인간발전부는 모든 이의 존엄과 정의평화의 가치를 증진하며, 국제 카리타스 등 가톨릭 구호단체를 통해 재난 상황에 처한 이들을 위한 구호 활동을 지원한다.

 

인간발전부는 자선위원회와 생태위원회, 보건위원회를 운영하며, 국제 카리타스를 관할한다. 교황청립 사회학술원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인간발전부 사무실은 로마 트라스테베레 지역 성 칼리스토 궁에 있다.

 

[가톨릭신문, 2017년 10월 1일, 바티칸 최용택 기자]



1,910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