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전례ㅣ미사

[전례] 치유의 성사: 고해, 병자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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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6-05 ㅣ No.1663

[능동적인 미사 참여와 전례 활성화를 위한 나눔] 치유의 성사 I

 

 

“우리가 죄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진리를 저버리는 것이 됩니다(공동번역 1요한 1,8).”

 

그리스도교 입문성사들을 통해 이미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고 천상시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지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그리스도의 생명에 충만히 머무르지 못합니다. 특히 죄는 새 생명을 훼손하거나 약하게 하여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합니다. 그러므로 신앙생활에는 치유가 필요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의 몸인 교회 안에 그리스도인을 위한 두 가지 치유의 성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바로 고해성사(告解聖事, Sacramentum Poenitentiae)와 병자성사(病者聖事, Sacramentum Unctionis infirmorum)입니다.

 

 

참회와 화해의 성사인 고해성사

 

“화해”의 성사인 이 성사는 그리스도인의 근본적인 특성입니다. 왜냐면 조건 없는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이 이 성사의 표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진실한 마음으로 뉘우친다면, 하느님의 용서는 항상 이루어집니다. 특히 하느님과 화해는 사제와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하느님의 용서는 사제가 외우는 사죄경으로 표현됩니다. “인자하신 하느님 아버지, 성자의 죽음과 부활로 세상을 구원하시고 죄를 용서하시려고 성령을 보내주셨으니 교회를 통하여 이 교우에게 용서와 평화를 주소서.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를 용서합니다.”

 

 

왜 하느님에게 직접 고백하지 않고 사제에게 고백하는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따라 사도들과 제자들은 “하느님의 신성한 자비”의 도구가 되었고, 그들의 후임자인 주교와 사제들도 “그리스도의 무한한 용서”의 표징이 되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고해 사제의 인격 안에 항상 머무르시고, 사제를 통해 우리에게 자비와 은총을 내려 주십니다. 그러므로 고해성사는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성사(聖事)”입니다. 이 성사 안에서 우리가 사제와 나누는 화해의 대화들은 하느님과 우리의 화해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죄(罪)는 무엇인가?

 

시편의 말씀은 우리에게 죄에 대하여 현실적으로 알려줍니다. “당신께, 오로지 당신께 잘못을 저지르고 당신 눈에 악한 짓을 제가 하였습니다”(시편 51,6). 죄는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사랑에 거스르는 행동이고, 우리의 마음을 하느님으로부터 돌아서게 하고 멀어지게 하는 행동입니다. 또한, 죄는 하느님과 이웃 그리고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의 결핍에서 비롯됩니다. 이러한 사랑의 결핍으로 인한 죄는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과 의지로 나타나며,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훼손시키고, 끊어 버리며, 멀어지게 합니다.

 

 

똑같은 죄를 고백합니다!

 

우리는 같은 죄를 고백하면서 자주 낙담합니다. 사실 고해성사를 보았다고 하여 우리의 생활이 완벽하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나 화해의 성사는 우리를 겸손하게 하느님 앞에 마주하게 합니다. 우리의 죄와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삶 안에서 만나게 합니다. 또한 우리는 자주 고백할 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그러하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신앙생활 안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표징입니다.

 

“만일 우리가 죄 없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우리 안에 진리가 없는 것입니다”(1요한 1,8). [2017년 6월 4일 성령 강림 대축일 수원주보 3면, 김일권 요한사도 신부(갈곶 본당 주임)]

 

 

[능동적인 미사 참여와 전례 활성화를 위한 나눔] 치유의 성사 II

 

 

“여러분 가운데에 앓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교회의 원로들을 부르십시오. 원로들은 그를 위하여 기도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십시오(야고 5,14).”

치유의 성사인 병자성사(病者聖事, Sacramentum unctionis infirmorum)는 한때 죽기 직전에 받는 “종부성사(Extrema Unctio)”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이 성사가 지닌 본래의 의미를 되찾게 되었습니다. 즉, 질병과 노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병자성사”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병자성사(病者聖事, Sacramentum unctionis infirmorum)의 의미

예수 그리스도는 병자들에게 축복과 치유를 위해 안수를 행하셨습니다. 이러한 병자들을 위한 예수님의 행위는 성사가 되어 지금도 교회 안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유”와 “안수”로 구성되어 있는 병자성사는 질병과 노환으로부터 고통 받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전해줍니다. 병자성사로부터 얻게 되는 힘과 용기는 현재의 고난을 견딜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고난의 시간 동안 병자의 곁에 머물고 있음을 깨닫도록 도와주며, 질병으로 인한 이 고통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는 것임을 느끼도록 해줍니다. 또한, 그 어떤 질병과 고통도 병자를 하느님의 사랑으로부터 갈라놓을 수 없음을 확신하도록 도와줍니다.


도유와 안수

질병은 고통과 두려움을 유발하며 삶에 대한 의지를 꺾어 버리기도 합니다. 성유 축성 미사 때 주교님으로부터 축성된 병자성유는 힘과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병자의 이마와 두 손에 도유된 성유는 피부에 스며들어 좋은 향을 퍼뜨리면서 육신을 강화시킵니다. 그리고 두 손을 머리 위에 얹는 안수는 성령의 은총이 내려지도록 청하는 것이며 또한 병자들을 위해 손을 내밀어 주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상기시킵니다.

병자성사 예식에서 거행되는 도유와 안수는 병자들에 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자상함과 관심의 표징이며 현재화입니다. 병자성사를 통해 드러난 병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병자의 마음 안에서 두려움을 없애고 주님의 평화가 깃들도록 도와줍니다.


병자와 함께 하는 교회(敎會, Ecclesia)

오랫동안 지속된 육신의 고통은 그 사람의 정신까지도 병들게 합니다. 질병의 고통에 있는 병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자신이 버려진 존재가 아니라 사랑받는 존재임을 느끼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존재가 아닌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느끼는 것이 병자들의 가장 큰 소망입니다. 그러기에 병자성사는 병자가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병자의 존엄성을 회복시켜주며 주님께 대한 믿음을 단단하게 해줌으로써 병자만이 홀로 질병에 맞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함께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또한, 노자성체를 통해 그리스도와 친교를 나눔으로써 부활의 보증을 받고, 다가올 하느님 나라를 교회와 함께 희망하게 됩니다. 따라서 병자성사는 질병의 고통과 두려움을 겪고 있는 병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시는 특별한 표징입니다. [2017년 6월 11일 삼위일체 대축일 수원주보 3면, 김일권 요한사도 신부(갈곶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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