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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가톨릭을 안 좋게 말하는 이웃종교 지인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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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0-22 ㅣ No.345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가톨릭을 안 좋게 말하는 이웃종교 지인 불편합니다

 

 

질문

 

이웃들 중에 개신교 신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끔 이야기를 나누다 종교 문제로 맘 상하는 일이 있습니다. 천주교 신자들은 대체로 말이 적은 편인데, 개신교 분들은 천주교에 대해 안 좋은 말을 강하게 하곤 합니다.

 

 

답변

 

제가 영국 유학중에 처음 만난 영국인들은 “중국인이냐?”라고 자주 묻곤 합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그럼 일본인이냐?”묻고, 그 뒤로 묻는 것이 “그럼 어느 나라에서 왔냐?”라고 묻습니다. 영국에 중국유학생이 워낙 많고, 영국인들이 보는 동양인들은 모두 외모가 비슷해 보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사람을 집단으로 분류하게 되다 보면 그 집단이 갖고 있는 특성을 그대로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개인적인 편견을 가진 사람은 자기가 싫어하는 소수집단의 구성원들이 서로 비슷하다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개개인이 가진 특성보다는 집단 구성원으로 범주화해서 생각하게 되는 고정관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고정관념이 사회적으로나 종교적으로 많은 문제와 분열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랫동안 세계 곳곳에서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불행했습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틀렸다’로 보게 되면 우리사회에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게 되며, 이는 곧 반목과 갈등을 만들기 때문에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가 어려워집니다. 미사 중에 신부님께서 크리스마스의 의미가 산타클로스나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생각하게 하고, 선물을 주고받는 즐거운 휴일이 되었다고 안타까워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가 그저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하고, 대형트리가 밤을 빛내는 휴일이 된 건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잘못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끼리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함께한다면,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를 이 땅에 사는 믿지 않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그 기쁨을 함께하지 않을까 합니다. 

 

옛말에 군자는 달라도 서로를 인정하고, 소인은 같아도 싸운다 하였습니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같더라도, 그 마음을 전달하는 방식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비록 종교가 우리와 달라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더라도, 우리가 먼저 그들을 인정하고 존중해줄 때 비로소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 인종차별이 심했던 시절, 미국의 어느 백인교회에서 아름답고 화려한 옷차림을 한 백인 신자들에게 허름하고 지저분한 옷차림을 한 흑인청년이 미사에서 쫓겨났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성당 밖 계단에 앉아 미사를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그때 어느 백발의 노인이 나타나서는 “자네도 이곳에 있나? 나도 저 미사에 초대 받지 못했다네”라고 하시고는, 흑인청년과 성당 밖에서 미사를 드렸다합니다. 조금 있으면 대림절입니다. 서로 배척하는 곳에 예수님이 함께 계신지 생각해 볼 때입니다. 이번 성탄을 준비하면서 하느님의 희생적인 사랑을 생각하고, 무너진 인간관계를 회복하고, 사랑으로 하나가 되는 진정한 가톨릭 신자가 되어 보면 좋겠습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6년 10월 23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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