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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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ㅣ순교자ㅣ성지

[성지] 모든 슬퍼하는 이들의 기쁨이신 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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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9-14 ㅣ No.1576

[은총의 성모] 모든 슬퍼하는 이들의 기쁨이신 성모

 

 

- 모든 슬퍼하는 이들의 기쁨이신 성모, Dmitry Mironenko, 1999, 러시아.

 

 

러시아 정교회 교회력을 보면 ‘모든 슬퍼하는 이들의 기쁨이신 성모’ 축일은 7월23일, 10월24일 두 번이다. 각기 서로 유사한 형태의 성모 성화를 통해 기적이 있었던 날을 축일로 삼아 그날을 기억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는 모스크바의 총 대주교 요아킴 (1674-1690)의 여동생 Euphymia의 치유이다.

 

1688년 Euphymia는 심한 피부병으로 몇 년 동안 고통을 겪고 있었다. 많은 의사들이 치료 하려 했지만 그녀의 병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그녀는 오로지 기도로 주님께 매달리며 자신의 병의 치유를 주님께 간청하기 시작 했다. 그러던 중 10월24일 이른 아침 기도 후, 그녀는 자신에게 말하는 성모님의 음성을 들었다.

 

“Euphymia야 내 아들의 변모 기념 성전으로 가라, 거기서 너는 ‘모든 슬퍼하는 이들의 기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콘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앞에서 사제가 물을 축복하며 기도(간청의 기도, Molieben)를 바칠 때 너는 병에서 치유 되게 될 것이다.” Euphymia는 즉시 성모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주님의 변모 성당으로 달려갔고, 그곳에서 그녀는 즉시 치유되었다.

 

이 기적이 일어난 날은 1688년 10월24일로 이를 기념하는 축일도 생겨나게 되었다. 이후 이 이콘 앞에서 많은 병자들과 많은 순례자들이 자신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성모님께 호소하며 도움을 청하기 위해 찾아오게 되었고, 이후 이 성화는 물론 이 성화를 모사한 여러 성화들 앞에서도 크고 작은 다양한 기적들이 일어났다. 그러한 기적들 중 두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주님의 변모 성당에서 발견한 이콘, 수많은 기적 일어나

 

콘스탄티노플 총 대주교좌에 소속된 주교인 네오피투스 미트로폴리스(수좌 대주교)는 우크라이나의 볼히니아(Volhynia)를 통과하며 여행하던 중 Anna Goyskaya라는 경건한 여자로 부터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이에 그 대주교는 감사하는 마음에 그녀에게 이 거룩한 성모님의 이콘을 선물했다. 마침 그녀에게는 앞을 보지 못하는 동생이 있었는데 이 성화 앞에서 기도를 바친 후 치유가 되어 앞을 보게 되었고, 그 이후로도 많은 기적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1675 이슬람 인들에 의해 Pochaev의 수도원이 포위되었을 때 역시 이 성모님의 이콘 앞에서 수많은 이들이 간절한 기도를 바치며 보호를 청하자 하느님의 어머니께서는 기적적으로 개입하셔서 그 수도원이 함락되지 않게 보호 해주셨다. 그리고 이 이콘이 더욱 유명해진 것은 1888년에 있었던 기적 때문이다.

 

이 이콘의 사본 중 하나가 당시 러시아 쌍트 뻬쩨르 부르그의 황실 유리공장의 작은 목조 성당에 걸려 있었다. 1888년 7월23일 밤 심한 천둥을 동반한 벼락이 성당 지붕을 뚫고 들어와 성당에 화재도 났고 이 성화도 바닥에 떨어졌지만 이 성화는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 바로 그때 이 성화 근처에 있던 헌금함도 벼락에 맞아 부서졌고, 그 안에 들어있던 돈들이 튀어 올라 사방에 뿌려졌다. 그때 그 중 가장 보잘것없는 액수의 동전들 12개가 이 성화에 들러붙게 되었다. 이는 하느님께서는 가장 가난한 이의 헌금을 귀하게 생각하신다는 주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하고 있으며,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것을 어머니의 마음과 사랑으로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 전구해주고 계심도 나타내주고 있는 듯하다.

 

러시아에서는 성모님을 ‘모든 고통 받는 이들과 병자들의 위로자이신 어머니’로 공경하여 만물의 주관자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 중재 해 주실 것을 청하는 간청의 기도를 성모님께 끊임없이 바쳐왔는데 바로 이 기적적인 사건이 성모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시는 답인 듯하다.

 

 

중앙에 가난하고 병든 이들에게 빵을 주시는 성모님 그려져 있어

 

‘모든 슬퍼하는 이들의 기쁨이신 성모’ 성화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그려진다. 중앙에는 가난하고 병든 이들에게 빵을 나누어 주시는 성모님이 그려져 있고, 그 좌우에는 헐벗고 병든 이들이 천사들의 인도에 따라 성모께 나아와 위로를 받고 있다. 그리고 맨 위에는 예수님께서 성모님과 이 모든 이들을 축복하고 계신다. 성모님 좌우의 공간에 그려진 하얀색의 띠에는 각기 ‘헐벗은 이들에게 옷을 주시는 분’ 과 ‘병든 이들을 완치시켜 주시는 분‘ 이라는 성모님의 호칭이 쓰여 있다. 그리고 1888년 기적 이후로는 작은 동전을 여러 군데 그려서 덧붙이고 있다.

 

그리고 이 이콘의 또 다른 변형을 보면 성모님은 왕후의 복장을 입고 왕관을 쓰고 아기예수를 안고 있거나 두루마리를 들고 하느님의 옥좌 아래에 서있다. 그리고 신앙심 깊은 이들의 간청이 적힌 두루마리를 수호천사들이 성모님께 전달하고 있다. 성모님의 오른쪽 손에는 시들지 않는 장미의 모티브가 그려져 있고, 성모님의 왼쪽에는, “오, 지극히 자비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여, 당신의 시선을 당신의 어머니께 돌려 당신 종들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라고 쓰여 있는 두루마리가 있다.

 

이외에도 두루마리가 여러 개 그려지기도 하는데 그 각기에는 “오 여왕이시여, 저희가 나이 들고 병에 걸렸을 때 저희를 방문하시고 도와주소서”, “추위와 헐벗음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소서”, “배고픈 이들에게 양식을 주소서”, “여행을 하는 자들에게는 함께 동행해주소서” 라는 자신들의 여러 가지 탄원을 적어놓고 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9월호, 장긍선 예로니모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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