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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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자녀가 성당을 안 가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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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4-01 ㅣ No.912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자녀가 성당을 안 가겠다고 합니다

 

 

질문

 

두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둘 다 고등학생인데, 성당에 나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공부하는 것이 바쁘고 힘든 이유도 있지만 신앙생활 자체에 흥미를 잃은 듯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강요를 하거나 야단을 칠 수도 없어서 정말 고민입니다.

 

 

답변

 

“휴일에 어딜 가, 넌 그냥 집에서 공부나 해!”, “네가 양보해야지?”, “끝까지 안 할 거면 시작도 하지 마라!”, “이게 더 좋은 거야, 이거 해라!”, “엄마는 너밖에 없다!”, (공부하려는데) “공부해야지!”, (학원 가려는데) “학원 가야지!”, “너는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니?”, “이번 시험 잘 보면 휴대전화 바꿔줄게!”, “창피한 줄 알아라!”, “왜 이래! 뭐가 불만이야?”, “언니, 오빠는 안 그랬는데, 너는 왜 그 모양이냐”, “내가 왜 너를 낳아서 이 고생인지”, “너 나중에 커서 뭐가 될래?”, “부모가 너한테 못 해준 게 뭐니?”, “너 바보야? 왜 그것밖에 못해?”

 

앞서 열거한 말들은 아마도 우리가 성장하면서 부모님에게 한두 번은 들어봄 직한 말들입니다. 물론 지금도 어딘가에서 우리 아이들이 부모님께 듣고 있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이 만약 부모로부터 “친구를 경쟁해서 이겨라”, “무조건 1등 해야지”, “어디를 가도 윗자리를 차지하거라”, “부자가 되거라”, “친구는 능력 있는 애들만 사귀어라”, “욕심이 그렇게 없어서야 성공하겠니”라고 하는 말들을 계속 듣다 보면 가톨릭적인 가르침과 달라서 성당을 다닐수록 오히려 혼란에 빠질 것도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자녀들이 신앙생활에 흥미를 잃은 부분에 대해서 생각하려면, 부모의 신앙생활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히브리서 5장 12절에서 14절까지 말씀을 보면, “사실 시간으로 보면 여러분은 벌써 교사가 되었어야 할 터인데, 아직도 하느님 말씀의 초보적인 원리를 다시 남에게서 배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단단한 음식이 아니라 젖이 필요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젖을 먹고 사는 사람은 모두 아기이므로, 옳고 그름을 가리는 일에 서툽니다. 단단한 음식은 성숙한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그들은 경험으로,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는 훈련된 지각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만약 부모가 신앙생활을 오래전부터 시작했는데도 살아가는 모습에서 여전히 유아 수준의 초보 단계에 머물고 있다면, 우리 어른들이 먼저 신앙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쉽게 ‘바쁘다’는 이유로, ‘돈 버느라’ 신앙생활을 너무 대충하고 있던 것은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기준이 모호한 시대입니다. 개인의 삶에 대한 해석도 각각 다릅니다. 누군가는 그래도 ‘착하게 살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착하게 살면 바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삶의 기준 값도 결국 각자 정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에게 가톨릭적 신앙의 가르침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천천히 가더라도 아이들이 삶의 방향을 잘 잡고 간다면, 오히려 인생의 목표에 빨리 도달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신앙을 두려움으로 키워 나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가정은 가톨릭 신앙이 성장하게 되는 가장 작은 공동체입니다. 무엇보다도, 부모가 하느님의 은총에 충만해 기쁜 마음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혼자 눈길을 걷다 보면 내 발자국만 보이는데, 이는 하느님이 우리를 늘 업고 다니기 때문이랍니다. 우리를 늘 업고 다니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부모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라봅니다. 옛날부터 아이들 앞에서는 냉수도 함부로 못 마신다고 했습니다.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오늘 하루도 잘 살았는지 우리 어른들부터 스스로 점검해 봅시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9년 3월 31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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