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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손길: 빈첸시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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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7-07 ㅣ No.106

[사랑의 손길] 빈첸시오의 집

 

 

한적한 시골길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곳. 무료 급식소 ‘빈첸시오의 집’입니다. 1층 입구에 들어서자 이제 9시를 갓 넘긴 시간인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텔레비전을 시청하며 점심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딸그락딸그락” 주방에서 식사준비를 하는 봉사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와중에 새하얀 밥이 연기를 내뿜으며 뽀얀 얼굴을 드러냅니다. 어느덧 11시를 넘어서자 식당이 어르신들로 가득 찼습니다.

 

드디어 기다렸던 급식시간이 되자 순식간에 줄이 길게 늘어섭니다. 배식구에는 봉사자들이 한 줄로 서서 맛있는 음식을 식판에 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어르신들께 드실 양을 물어보고 “많이! 보통!”을 우렁차게 외치는 형제님. 수신호를 해가며 재빠르게 빈자리를 안내하는 형제님. 두 손에 국 통과 국자를 들고 식사하는 분들의 식판을 매의 눈으로 뚫어지라 바라보며 국이 모자라는 분께 달려가 “국 더 드릴까요?” 묻는 형제님. 모두가 봉사하는 마음 하나로 최선을 다합니다.

 

이곳은 1991년 5월, 천주교 심신 단체인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청주교구이사회에서 노숙인이나 독거노인,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세운 무료 급식소입니다.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님의 도움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 없이 순수하게 후원금과 빈첸시오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평일 오전 11시 30분~12시에 평균 100여 명에게 급식을 제공하며, 지금까지 65만 명 정도가 급식소를 이용했습니다.

 

저소득 독거노인의 경우 혼자 조리해 먹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영양섭취를 게을리하는 분이 많습니다. 어르신들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섭취를 제대로 해야 하지만 대부분 하루 한 번 식사하거나, 빵이나 라면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자녀들과 함께 사는 분들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녀들에게 눈치가 보여 하루 한 끼의 식사만이라도 밖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십니다.

 

이분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이지만, 완전히 무료는 아닙니다. 한 끼 200원이라는 비용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형편이 정말 어려운 분들께는 그 돈조차 받지 않습니다. 이 돈을 받는 이유는 이곳을 이용하는 분들이 좀 더 당당하게 급식소를 이용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행여 무료 급식소를 이용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할 수 있기에 당당히 돈을 내고 먹음으로써 이용인들의 자존감을 높이려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급식소가 운영된 지 한 해 두 해가 지나고 어느덧 26년이라는 세월이 흐르자 주방기구들이 하나둘씩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미 고장이 나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식기건조기를 비롯해 컵 소독기, 스팀 밥솥 등 누가 질세라 앞다퉈 말썽입니다. 주방기구를 교체해야 하지만 들어오는 후원금만으로는 교체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급식소 2층에 마련된 미용실에는 샤워시설이 없습니다. 미용 후 머리를 감아야 할 때나 온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집에서 씻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목욕시설을 마련해야 하지만, 비용 문제로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어렵게 생활하시는 분들께 큰 사랑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많은 후원 바랍니다.

 

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803-271075 (재)바보의나눔

후원 기간 : 2018년 7월 7일(토) ~ 8월 3일(금)

 

[2018년 7월 8일 연중 제14주일 서울주보 4면, 김지선 레지나(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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