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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학술단체를 찾아서5: 한국가톨릭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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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6-30 ㅣ No.45

가톨릭 학술단체를 찾아서 (5) 한국가톨릭철학회

올바른 철학 사상 알려 신앙적 토양 구축



- 학술지 가톨릭철학을 발행하고 있는 한국가톨릭철학회는 학술 모임도 꾸준히 개최해 가톨릭철학 연구 증진과 국내외 유관 학회들과의 교류를 촉진해 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생명의 연원과 의미’ 주제로 열린 학술 모임 모습.


가톨릭은 역사적으로 언제나 철학과 함께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배경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가톨릭은 왜 철학을 하고 있으며 또 철학 연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는 것일까.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98년 발표한 회칙 「신앙과 이성」과 관련,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아우구스티노 성인과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 등 교회 교부들도 언제나 철학과 신학, 신앙과 이성의 통찰을 함께했고, 지성적 틀이 모든 문화 사상을 형성할 수 있다”는 말로 철학 연구의 중요성을 밝힌 바 있다.

하느님 말씀을 역사 속에서 바르게 이해하고 그 말씀을 문화 속에 강생시켜 누룩으로 만드는 진정한 신학을 위해서 ‘철학’이 불가피함을 드러내 주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천년기의 도래를 앞두고 있던 1999년, ‘한국가톨릭철학회’(회장 신승환)의 창립은 이러한 바탕 안에서 한국 사회·교회 안에 지성적·철학적 정서를 구축하고, 올바른 철학 사상 전파를 통해 신앙세계의 토양을 구축하고자 하는 가톨릭 철학인들의 일성(一聲)이었다.

물질만능주의와 죽음의 문화가 횡행하는 시대적 징표들 속에서 올바르게 정립된 규범과 가치관, 새로운 사유의 패러다임을 정초하기 위한 가톨릭 철학인들의 노력이라는 평가를 얻었고, 무엇보다 그간 한국 가톨릭교회 안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철학적’ 작업을 전담하는 학회로서의 기능이 시작됐다는 면이 교회 안팎의 큰 기대를 모았다.

당시 76인의 발기인으로 창립의 뜻을 모았던 한국가톨릭철학회는 2009년 2월 11일 창립총회를 통해 정의채 신부를 초대 회장으로 선출했고 ‘새 천년기의 한국 가톨릭 철학’(장욱 교수)을 기조 강연으로 창립 기념 학술발표대회를 열었다.

창립과 함께 학술지 「가톨릭철학」을 발행한 학회는 학회지 발행과 함께 이후 연 1회 이상 학술 모임을 개최하면서 고유 목적대로 가톨릭철학에 대한 연구를 증진시키고 국내외 유관 학회들과의 교류를 촉진해 왔다.

무엇보다 「가톨릭철학」이 2007년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에 선정, 전문 학술지로서의 객관적 권위를 인정받고 학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와 함께 1999년 8월 한국에서 개최된 ‘제4회 아시아가톨릭철학자 학술대회’를 주도적으로 이끈 것을 비롯, 2001년과 2002년 각각 ‘동양철학연구회’, ‘한국중세철학연구소’와의 합동 학술대회를 개최한 것 등의 활동도 기념할 만한 것으로 꼽힌다.

현재 개인 회원 200명 규모로 성장해 있는 한국가톨릭철학회는 그간 학술 모임을 통해 ‘신앙과 이성’, ‘희망의 근거’, ‘에로스와 아가페’, ‘사회정의와 공동선’, ‘인간’, ‘인간과 성’, ‘자유와 책임’, ‘덕론(德論)의 현대적 고찰’, ‘현대철학과 가톨릭사상’ 등 주제를 담아왔다.

이러한 학술지 발간과 학술 모임은 창립 목적에서 의도했던 것처럼 철학자들의 교류와 연구 활성화를 가져왔다. 또 가톨릭신자가 아닌 사람 가운데서도 호감을 갖고 함께한 이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지성인들에 대한 선교’면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 의견이 많다.

신승환 회장(가톨릭대 교수)은 “교부들이 그리스 철학을 통해 복음을 신학화 했듯이 가톨릭철학은 복음 정신을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개념적 틀을 만드는 작업을 통해 한국 문화와 사회 및 정신체계에 가톨릭 정신이 뿌리 내리도록 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 “신학과 가톨릭 정신의 한국적 문화에 착근하는 것, 또 한국적 현재에서 가톨릭철학을 하는 작업과 함께 복음의 현재화를 위한 철학적 작업에 중점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연간지이던 「가톨릭철학」은 2008년부터 반 연간지로 발행 중이며, 현재 통권 18호가 나왔다.

[가톨릭신문, 2012년 7월 1일,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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