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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축일] 성 요셉 대축일: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과 그 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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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3-14 ㅣ No.1390

[성 요셉 대축일]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과 그 신심

 

자기 희생 · 봉헌으로 성가정을 수호한 ‘아버지’

 

 

19일은 성모 마리아와 함께 한국 교회 공동 수호자인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이다. 복음에서 의로운 사람으로 불리는 요셉 성인은 하느님의 영원한 계획이 이뤄질 수 있도록 충실한 도구로 선택돼 성가정을 돌봤다. 

 

가정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가장인 아버지 역할이 부각되면서 새롭게 조명되는 이가 요셉 성인이다. 요셉은 가장으로, 남편으로, 그리고 아버지로서 그리스도인 남자라면 반드시 따라야 할 영원한 모범이다. 

 

요셉 성인에 관한 성경 구절은 마태오복음 12장과 루카복음 12장뿐이다. 그에 대한 언급이나 내용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신앙적으로 묵상해 보면 요셉은 참으로 많은 일을 남모르게 실천했다. 

 

다윗 왕가의 후손인 요셉은 나자렛에서 목수 일을 했고 의인으로 존경받았다. 약혼자 마리아가 임신하자 파혼하려 했지만 성령에 의한 잉태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마리아를 아내로 받아들였다. 요셉은 부모로서 아기 예수가 할례를 받도록 하고 아들을 예루살렘 성전에 봉헌했다. 예수가 12살 되던 해에 예수, 마리아와 함께 예루살렘 순례를 갔다가 예수를 잃었으나 아들이 학자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요셉(Joseph)은 ‘하느님을 돕다’, 곧 ‘돕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요셉의 인생은 성실하게 돕는 이의 삶이었다. 요셉은 먼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가정을 보호했다. 정결한 남편으로서 동정을 원하는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 끝까지 지켜줬다. 자기 희생과 봉헌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요셉은 또 예수의 양부로서 성실한 아버지 역할을 다했다. 예수가 공생활에 나서기 전 30년 동안 예수를 보살피고 가르쳤다. 성경은 “예수님은 부모와 함께 나자렛으로 내려가, 그들에게 순종하며 지냈다.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다”(루카 2.51-52)고 기록하고 있다. 어린 예수의 지혜와 키를 자라게 한 아버지가 요셉이다. 이처럼 요셉 성인은 성가정의 수호자로서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성 요셉에 대한 신심은 16세기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와 성 프란치스코 드 살에 의해 보편화했다. 데레사 성녀는 요셉에 대해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나는 성 요셉을 나의 변호자이며 보호자로서 존경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성 요셉께서 우리가 모든 어려움을 당하고 있을 때에 도와주신 일을 나 자신의 체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성 요셉에게 언제나 순종하셨으므로 지금도 천국에서 성 요셉의 소원은 모두 기쁘게 들어주십니다. 나는 할 수 있다면 전 세계를 성 요셉에 대한 신심에 투입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나는 성 요셉이 얼마만큼 하느님 앞에 신뢰가 있느냐는 것을 나 자신의 체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 요셉에 대하여 참으로 신심을 가진 사람으로 신덕에 진보하지 않은 사람을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성 요셉은 자기에게 의지하는 사람들의 영성 진보를 특별히 도와주시기 때문입니다”(「자서전」 6). 

 

1870년 비오 9세 교황은 요셉을 ‘교회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다. 레오 13세 교황은 요셉을 가장의 모범으로 선포하면서 성인들 가운데 성모 마리아 다음의 위치로 올렸다. 교황은 “성 요셉은 가족들에 대한 보호와 배려의 산 표본”이라면서 “아내들에게는 사랑, 마음의 일치, 충실함의 모범이고, 미혼자, 독신자, 수도자ㆍ성직자에게는 정결의 이상이며 수호자”라고 했다. 이어 “성 요셉은 마리아의 남편이요 예수의 아버지이므로 가톨릭 교회의 가장권을 가지고 계신다”고 했다. [평화신문, 2015년 3월 15일, 남정률 기자]

 

 

[성 요셉 대축일] 이스라엘 나자렛 성 요셉 성당(성가정 성당)

 

목수 요셉의 작업장 있던 곳, 비잔틴 성당 세례터 등 유적 남아

 

 

가운데 성가정상이 보이는 이스라엘 나자렛의 성 요셉 성당. 김원창 제공

 

 

‘요셉 성인의 직업은 무엇이었나요?’ 본당에서 성경 퀴즈대회가 열리면 단골로 등장하는 질문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요셉 성인. 하지만 성경을 통해서 접해서인지 책에만 존재하는 인물로 느껴질 때가 있다. “요셉이라는 사람이 정말 있었어?”라는 질문에 확실하게 “그렇다”라고 대답하지 못하는 것이다.

 

요셉 성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이스라엘 나자렛의 ‘성 요셉 성당’(성가정 성당)이다.

 

천사가 성모 마리아에게 예수 탄생을 알린 ‘주님탄생예고성당’에서 불과 100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성 요셉 성당은 목수였던 요셉의 작업장이 있던 곳이다. 유년 시절 예수가 아버지에게 목수 일을 배웠던 장소라고도 한다. 성 요셉의 작업터 위에 비잔틴 성당이 지어졌으나 이슬람군에 의해 파괴됐다. 그 유적은 오늘날 성당의 지하에 남아 있다. 

 

성 요셉 성당은 프란치스코회 성당으로 쓰이다가 1914년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지어졌다. 성 요셉 성당 벽면에는 어린 예수를 중심으로 왼쪽에 성모 마리아, 오른쪽에 요셉 성인이 있는 성가정상이 있다. 또 성당 지하에는 요셉의 약혼과 꿈, 임종을 형상화한 3점의 유리화 작품이 있으며, 물 저장소와 비잔틴 시대 세례터도 남아 있다.

 

성 요셉 성당은 화려하지 않다. 주님탄생예고성당은 나자렛의 대표 순례지로 나자렛을 찾는 사람이라면 첫 번째로 방문하는 성지지만, 성 요셉 성당은 조용히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가장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던 요셉 성인처럼 조용히 순례객을 맞을 뿐이다.

 

성 요셉 성당을 가본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느낀다고 한다. 성 요셉 성당도 우리의 아버지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평화신문, 2015년 3월 15일, 김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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