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 (수)
(백)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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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동성애에 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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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7-15 ㅣ No.848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동성애에 관해서

 

 

질문

 

친한 친구 중 하나가 동성애자입니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습니다. 교회의 윤리적 가르침에 따르면 동성애는 죄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 친구는 착하기 그지없는 친구이고 나쁜 짓이라고는 모르는 친구입니다. 얼마 전에 교황님께서도 동성애에 대해 너그러운 말씀을 하셨던 것으로 압니다. 착하기만 한 친구인데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제가 그 친구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답변

 

동성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어 왔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여러 의견들이 혼재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성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는데, 첫 번째가 ‘성 주체성’으로 이것은 성 염색체와 성기의 생김새로 결정하는 생물학적 성을 말합니다. 두 번째는 ‘성 정체성’으로 ‘나는 어떤 성’인지 인식하는 심리적인 것을 의미합니다. 세 번째는 ‘성 지향성’인데, 매력을 느끼는 대상이 어떤 성인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성이나 동성, 혹은 둘 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성 주체성이나 성 정체성은 자신의 성과 일치하지만 성 지향성이 동성인 경우를 동성애라고 합니다. 동성애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볼 때, 많은 종교와 문화권에서 금기시되는 등 금지의 뿌리 깊은 역사가 있습니다. 20세기 중반까지 동성애는 정상화시켜야 할 비정상적 상태로 보는 경향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다가 1973년 미국 정신의학회는 DSM(정신질환진단 및 통계편람)에서 동성애를 삭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후 동성애는 정신질환으로 분류되지 않았습니다만 일부 개념이 남아 있기는 합니다.

 

가톨릭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에 바탕을 두고 “동성애 행위는 그 자체로 무질서”라고 천명해 왔습니다. 그리고 동성 간의 성 행위는 자연법에 어긋나며, 어떤 경우에도 인정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357) 물론 교회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동성애 성향을 갖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고,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도 존엄한 인간으로서 부당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교회의 지침과 다른 성향을 지닌 친구가 마음에 많이 걸리신다는 소식에 저도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친구는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같지는 않지만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면서 함께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정한다는 것은 나와 달라도 받아들인다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나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더라도 큰 틀 안에서 받아들이고 안아주고 함께 간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친구를 도와주겠다는 진실한 마음은 매우 아름답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보아 주는 것이 그 자체로 친구라는 표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친구를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고 하느님 앞으로 나아갈 때 더 멋진 친구가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동성애 성향이 어떤 경우에는 고의적인 선택의 결과가 아니며, 동성애자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어 동성애자로 행동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교회는 ‘동성애자의 성향이 있는 사람에게 자유가 결여되어 있다면, 동성애 행위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 죄가 있는 것은 아니다’(동성애자 사목에 관하여 가톨릭교회의 주교들에게 보내는 서한 1986년, 11항)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도 자기 생활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구현하도록 부름받고 있다고 설파하고 있습니다. 친구분에게도 자신의 생활을 봉헌하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삶을 살도록 권고하시면 어떻겠습니까?

 

※ 질문 보내실 곳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E-mail]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8년 7월 15일, 이찬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 · 다솜터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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