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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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교리산책: 인호(印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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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0-31 ㅣ No.1929

[유환민 신부의 교리산책] 인호(印號)

 

 

견진성사 중에 주교는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견진 받을 이의 이마에 십자 모양으로 축성 성유를 바르며 “(아무개) 성령 특은의 인호를 받으시오!”라고 말합니다. 성경에서 도장, 인장이란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인호’는 하느님의 보호에 대한 약속과 보증을 의미합니다. 인호는 그리스도인이 예수 그리스도께 속해 있음과, 하느님의 선택과 부르심은 결코 취소될 수 없음을 나타내는 표징입니다.

 

그럼 언제 인호가 새겨질까요?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품성사 때에 영적 ‘인장’ 곧 인호가 새겨집니다.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품성사는 그리스도교 신자의 영혼에 지워지지 않는 인호를 새기기 때문에 일생에 한 번만 받습니다.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받음으로써 그리스도교 신자는 영원히 하느님의 자녀가 되며 그리스도를 닮게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품성사도 그 수품자에게 지울 수 없는 인호를 새깁니다. 누군가의 자녀라면 ‘이따금’ 또는 ‘일부만’이 아니라 언제나 온전히 그들의 자녀이듯,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통해 우리는 영구히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그리스도를 닮게 되며 그분의 교회에 속하게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품성사도 은퇴할 때까지만 수행하는 직업이 아니라 철회할 수 없는, 선물 받은 은총인 것입니다. 하느님은 신실한 분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 성사의 효력을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수용, 소명, 보호의 형태로 영원히 누리게 됩니다. 따라서 인호가 새겨지는 이 세 성사는 반복해서 받을 수 없습니다.

 

가톨릭교회교리서 1274항은 인호와 관련해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주님의 인호’는 성령께서 ‘속량의 날’(에페 4,30)을 위하여 우리에게 찍어 놓으신 표지이다. 과연 세례는 영원한 생명의 보증이다. 끝까지 인호를 간직한, 곧 자신이 받은 세례가 요구하는 것에 충실한 신자는, 신앙의 보람을 지니고, 세례 때에 고백한 그 신앙을 보존하고, 신앙의 완성인 지복 직관(至福直觀)을 바라면서 부활에 대한 희망 속에서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인호를 받은 사람이 성사를 통해 요구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고 신앙생활의 보람을 느끼며 부활에 대한 희망 속에서 기쁘게 살아가면 주님으로부터 마지막 날에 환영받을 것입니다.

 

[2017년 10월 29일 연중 제30주일 서울주보 4면,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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