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교육ㅣ심리ㅣ상담

[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같은 죄 반복하는 나, 하느님은 용서하실까요?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7-04 ㅣ No.401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같은 죄 반복하는 나, 하느님은 용서하실까요?

 

 

질문

 

고해성사를 잘 보지도 않는데, 항상 똑같은 죄를 고백하는 제가 부끄럽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뉘우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긴 하는데, 고해성사를 볼 때마다 역시 같은 일로 잘못했다고 용서를 빕니다. 반복된 죄를 하느님께서 과연 용서해주실까요?

 

 

답변

 

고해성사로 인해서 어려움을 갖는 신자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이 어려움은 저에게도 적용이 됩니다. 내 잘못을 살피고 스스로를 반성하고 다시 하느님의 대리자에게 이 사실을 드러내는 일은 누구에게든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우리들은 갖은 죄를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신학적으로 말하자면 그 뿌리가 같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은 아무도 하느님의 은총을 놓쳐 버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또 쓴 열매를 맺는 뿌리가 하나라도 솟아나 혼란을 일으켜 그것 때문에 많은 사람이 더럽혀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히브 12,15)”

 

쓴 열매를 맺는 뿌리라는 것이 우리가 지닌 어떤 문제의 근원이라고 보입니다.

 

심리학에서는 ‘핵심 신념’이라고 하는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핵심 신념은 초기 경험으로부터 발달한 무조건적인 믿음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생각들로 우리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보거나, 혹은 세상일이나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는 관점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핵심 신념에서 사람들은 각자 살기 위한 가정과 규칙을 만들어내고, 다시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기 때문에 많은 신자들이 같은 죄를 반복하면서 신앙생활을 해 나간다고 보입니다. 본인 스스로 핵심 신념을 알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대목인데, 이를 찾기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취하기도 합니다. 즉 죄를 반복하고 나서 느끼는 일관된 감정을 통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쓴 열매를 맺는 뿌리를 파악해 보는 것입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여러 가지 두려움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그중에서 관계 상실의 두려움이 있는데 그 두려움 안에는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큰 것으로 보입니다. 고해성사를 하고 나서 반복된 죄를 짓고 있는 자신을 과연 절대자이신 하느님께서 용서해 주실까, 나를 받아줄까, 나를 버리지는 않으실까 등의 두려움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때 동시에 나타나는 것 중에 자기 자신에 대한 수치감도 있습니다. 그리고 죄책감도 있습니다. 이런 수치감과 죄책감이 합쳐지고 버려질 것 같이 느껴지면 더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교회에서 늘 이야기하듯이 하느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자비하신 분이십니다. 늘 우리를 감싸 안아 주시고 사랑해주시며 지켜주시고 이끌어주십니다. 이 사랑을 옆에 두고도 행여 자기의 잘못을 들여다보느라 더 큰 은총을 잃지 않으시길 기도합니다.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귀염둥이, 나의 사랑이다. 그러니 어찌 해안 지방을 주고라도 너를 찾지 않으며 부족들을 내주고라도 너의 목숨을 건져내지 않으랴!”(이사 43,4)

 

[가톨릭신문, 2017년 7월 2일, 이찬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 · 다솜터심리상담소장)]



1,727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