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8일 (목)
(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전례ㅣ미사

[미사] 미사가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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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1-23 ㅣ No.1444

[전례의 중심, 미사] 미사가 왜 중요한가

 

 

전례 중의 전례, 미사

 

가톨릭교회의 ‘전례’란 무엇입니까? 교회가 하느님께 드리는 공적 예배로서,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전례는 사적 행위가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거룩한 예식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의 전례헌장은 이렇게 명시하고 있습니다.

 

“전례 안에서 인간의 성화가 감각적인 표징들을 통하여 드러나고 각기 고유한 방법으로 실현된다. 따라서 모든 전례 거행은 사제이신 그리스도와 그 몸인 교회의 활동이므로 탁월하게 거룩한 행위이다. 그 효과는 교회의 다른 어떠한 행위와 같은 정도로 비교될 수 없다”(7항). “전례는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거기에서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이다”(10항).

 

이러한 전례에서 ‘전례 중의 전례’라고도 할 만큼 모든 전례의 중심인 ‘미사(성찬례)’에 대하여 한 해 동안 다달이 살펴보고자 합니다. 전례로서의 미사뿐만 아니라, 미사에 참여하는 신자들과 전례 봉사자의 임무와 자세 등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도 알아볼 것입니다.

 

미사에 대한 새로운 연구의 결과물이 아닙니다. 다만 교회 문헌들의 가르침을 통하여 “그리스도교 삶 전체의 중심”(「미사경본 총지침」, 16항)인 미사의 중요성과 존엄성을 더욱더 알기 쉽게 부각하려는 것입니다.

 

주로 「미사경본 총지침」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의 전례헌장을 참고하며 정리해 나가겠습니다.

 

해설 부분은 앞의 두 문헌을 비롯해 대전교구 안문기 프란치스코 하베리오 신부님이 오래 전에 펴내고 개정하신 「새 미사 해설」에서 따오거나 간추리려고 합니다. 안 신부님이 이를 기꺼이 승낙하셨음도 밝혀둡니다.

 

 

주일미사참여율 20.7%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4」(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발행)에 따르면, 한국 천주교회는 2014년 12월 31일 현재 우리나라 총 인구의 10.8%에 해당하는 550만여 명의 신자수를 헤아리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신앙생활의 중심이자 잣대라 할 수 있는 주일미사에 꾸준히 참여하는 사람은 열 명에 두 명 꼴인 20.7%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러 본당 공동체에서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선교의 노력 못지않게 이른바 ‘냉담교우들’의 발길을 다시 교회로 돌리게 하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미사성제는 공동체적 행위

 

미사는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제사의 재현이며, 성체성사를 이루는 가톨릭교회의 제사입니다. 이러한 제사를 ‘미사(Missa)’라는 말로 표현하기 시작한 것은 5세기 무렵입니다. ‘폐회’ 또는 ‘집회의 해산’을 뜻하는 라틴말 ‘미시오(missio)’에서 파생된 말로 ‘파견’ 또는 ‘떠나보냄’을 뜻합니다. 본디 교황 알현이 끝나거나 법정의 폐정을 선포할 때 말한 “가십시오. 파견되었습니다(Ite,missa est).”에서 ‘미사’라는 용어를 가져온 것입니다.

 

미사는 거룩한 제사이므로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미사성제(聖祭)라고 불러오고 있습니다. 또한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고자 미사에 ‘참례(參禮)’한다거나 미사성제를 드린다고도 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 이후로는 ‘참여’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여 신자들에게 의식적이고 능동적이며 몸과 마음을 포함한 온전한 참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능동적 참여를 증진하도록, 백성의 환호, 응답, 시편 기도, 따름 노래, 성가와 함께 행동이나 동작과 자세를 중시하여야 한다. 또한 거룩한 침묵도 제때에 지켜야 한다”(전례헌장, 30항).

 

미사는 하느님께 감사와 존경을 드리며 필요한 은총을 구하는 예식입니다. 따라서 미사는 천주교회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봉헌되고 있습니다.

 

이 미사 봉헌은 그리스도의 행위이며, 교계 질서를 갖춘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공동체적 행위입니다.

 

따라서 미사에 참여하는 모든 이, 곧 집전자이든 신자들이든 미사를 함께 봉헌한다는 공동체적 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합니다.

 

“미사에서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이 세상을 거룩하게 하시는 행위가 절정에 이르며, … 아버지를 흠숭하고 그분께 바치는 예배가 절정에 이른다. 나아가 미사 안에서, 교회는 구원의 신비들을 한 해 주기로 기념하면서 그 신비를 나름대로 재현한다. 그 밖의 다른 거룩한 행위와 그리스도교 삶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은 미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미사에서 흘러나오고 미사를 향해 간다”(「미사 경본 총지침」, 16항).

 

또한 미사는 예수님 부활의 영광과 기쁨을 나누는 잔치입니다. 다시 말해,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을 기념하며, 이 행위로써 기념하는 신비가 우리 안에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기념 제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성부께 바친 제사만이 아니라 우리 또한 그리스도와 함께 봉헌하는 것입니다.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는 하나의 예배

 

지금과 같은 미사 형태는 7세기 중엽에 완성되었는데, 크게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부분은 ‘말씀 전례’로, 성경에 있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부분입니다. 둘째 부분은 ‘성찬 전례’로, 여기서는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 때 사용하셨던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여 나누어 먹고 마십니다. 오직 믿음을 통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거룩하고도 신비로운 표징입니다. 신자들에게는 예수님의 살과 피로서 이 성체와 성혈을 모시는 순간이야말로 신앙고백의 최고 순간이 됩니다.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는 서로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으므로 하나의 예배행위를 이룹니다. 이는 마치 우리의 생명을 왕성하게 하는 식탁처럼 ‘하느님 말씀의 식탁’과 주님의 살과 피로 우리를 양육하는 ‘성찬의 식탁’입니다.

 

이 두 가지 중심 부분을 시작하고 끝맺는 ‘시작 예식’과 ‘마침 예식’을 포함하여 미사는 모두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미사의 각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풀이는 다음 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김진복 필립보 - 「경향잡지」 편집장.

 

[경향잡지, 2016년 1월호, 김진복 필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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