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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축일] 성모 승천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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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8-15 ㅣ No.1520

성모 승천 대축일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요한 묵시록 12,1)

 

 

프란치스코 보티치니, 성모승천(15C) 런던국립미술관.

 

 

교회의 달력을 살펴보면 성모님에 관한 축일이 여러 번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감명 깊고 깊은 인상을 주는 축일은 바로 성모 승천 대축일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광복절이기도 한 이날, 성모님께서는 장차 우리도 하늘에서 받게 될 구원의 영광을 미리 보여주시며 위로와 희망의 표지가 되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복되신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 그리고 성좌의 고유한 권위에 따라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신 천주의 모친 마리아께서 지상의 생애를 마치신 뒤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 영광으로 들어올림을 받으셨다는 교의를 하느님이 계시하신 대로 공언하고 선언하며 분명히 정의하는 바이다.”

 

1950년 11월 1일 비오 12세 교황님은 회칙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Munificentissimus Deus)을 발표하시면서 성모 승천 교의를 교황의 무류성으로 선언하셨습니다.

 

과거 한국교회에서는 성모 승천을 ‘몽소 승천’(蒙召昇天)이라고도 불렀습니다. 하느님이시기에 스스로의 능력으로 하늘에 올라가신 예수님의 승천(Ascension)과는 달리 성모님께서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시기에 하느님에 의해 ‘올림을 받으심’(Assumption)과 구별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성모님의 승천은 비록 성경에는 기록된 것은 아니지만 초대 교회부터 내려오는 믿을 만한 전승(傳承)과 구세사(救世史)에 있어서 성모님의 역할, 성모님과 그리스도와의 관계, 교회 안에서의 성모님의 위치 등으로 받아들여진 신학적 결론인 것입니다.

 

이러한 신학적 근거를 통해 대두되기 시작한 성모 승천 교의는 성 알베르토(대), 성 토마스 아퀴나스, 성 보나벤투라, 교황 베네딕토 14세에 의해 확인되었습니다. 1854년 12월 8일 비오 9세 교황님께서 ‘성모 마리아의 원죄없는 잉태’를 확정하자 성모님의 육체적인 승천도 교의로 규정되어야 한다는 수많은 성직자와 신자들의 요청이 쇄도하였고 마침내 비오 12세 교황님께서 성모 승천 교의를 반포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성모 승천과 관련해 “티 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 조금도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으며 지상 생활을 마치신 후에 영혼과 육신이 천상 영광으로 부르심을 받으시어 주님으로부터 천지의 모후로 추대 받으셨다. 이로써 마리아는 다스리는 자들의 주님이시며 죄와 죽음에 대한 승리자이신 당신 아드님을 더욱 완전히 닮게 되셨다.”(교회 59항)고 천명했습니다.

 

교회가 언제부터 성모 승천을 성대하게 기념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으나 3~4세기부터 순교자나 성인들을 그들의 사망일에 기념하는 풍습에 부응하여 4세기 중엽의 ‘복되신 동정녀 기념일’이 성모님의 죽음과 승천의 축일로 받아들여진 듯합니다. 교회가 성모 승천을 공적으로 기념한 것은 5세기 초 예루살렘에서 8월 15일을 ‘하느님의 어머니’ 축일로 지내면서부터입니다. 이후 6세기경에는 이 축일의 명칭이 ‘성모 안식 축일(Dormitio)’로 바뀌었습니다. 7세기에 이르러서는 서방 교회로 전해져 성모님을 공경하는 축일로 널리 지내게 되었으며 8세기에는 명칭이 다시 ‘마리아의 승천 축일’로 바뀌면서 날짜도 8월 15일로 확정되고 마리아 축일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교황 레오 4세(847~855) 때는 팔부 축일로 지정되었으며 교황 니콜라오 1세(858~867)는 부활 대축일, 성탄 대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 등과 같이 대축일로 기념하도록 했습니다. 서방교회에서는 16세기의 ‘로마 성무일도’에 성모 승천 팔부 축일을 삽입했고 1970년 미사 경본 개정에서 성모 승천 축일은 전야 미사가 인정된 유일한 마리아 축일이 되었습니다. 현재 성모 승천 대축일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12월 8일)과 함께 교회 전례력에서 성모님을 특별히 기념하는 대축일 가운데 하나이자 가장 중요한 성모님 축일로 기념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칠레, 에콰도르, 프랑스, 그리스, 레바논, 이탈리아, 몰타,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 많은 나라들에서는 이날을 공휴일로 기념하고 있으며 한국교회에서는 성모승천 대축일을 신자들이 반드시 미사에 참례해야 하는 4대 의무 축일 중 하나로 지내고 있습니다.

 

[2016년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 대구주보 4-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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