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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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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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숙 [sharing99] 쪽지 캡슐

2000-02-12 ㅣ No.12

"제주ME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시는 김준수(아우스딩)신부님이 쓰신 글을 1999년 제주 ME회보 두가시(8호)에서 발췌하여 올립니다."

 

부부의 여정

  김준수(아오스덩) 신부

 

 사랑하는 제주 M.E 가족 여러분 모두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항상 제주 M.E부부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여러분을 생각할 때 "함께 했던 주말과 가족 모임"의 순간들이 사랑의 기쁨으로 밀려듭니다.

 

  이제 멀리서나마 여러 부부님들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기도합니다. 그리고 여러 부부님들이 대희년을 보내면서 보다 성숙한 성사적 부부가 되도록 저의 평소의 소박한 꿈과 소망을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마치 예루살렘에서 엠비오로 가는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우리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엠비오의 이야기에는 부부 사랑의 영성 여정을 생각하게 하는 과정, 상실감, 현존, 초대, 일치 그리고 사명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부로 살아가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너무나 아름다운 것"을 잃어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랑의 성실(부부애와 가족애),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의 여러 가지 힘든 일과 분주함 때문에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슬퍼할’ 마음조차 없을 때 환멸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환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배우자와 가족들에게 탓을 돌리기보다 성실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환멸의 벽을 허물기 위해 자신 안에 솜사탕처럼 부풀려진 기대와 요구 그리고 미움과 불신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둘째 단계는 부부의 만남과 혼인성사 그리고 부부 생활 속에서 주님은 늘 함께 하신다는 믿음입니다. 현존하심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다만 우리가 어리석고 믿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루가 73,25) 성실과 환멸은 부부에게 사랑의 선물을 가져다주기 위함이며, 부부 사랑이 하느님의 은총임을 감사하기 위합니다. 우리의 문제, 갈등에서 시선을 돌려 열린 마음으로 주님께 집중할 때 주님은 이미 부부 사랑 안에 현존하고 계십니다. 이미 우리 안에 현존하고 계시는 그 분을 볼 수 있는 믿음을 주셨음에 감사합시다.

 

  셋째 단계는 주님을 초대하는 것입니다. "와서 저희와 함께 머물러 주십시오!" 왜 우리는 그 분을 필요로 하면서도 초대하기를 주저합니까? 주님을 우리 부부의 가정에 온전한 주인으로 모시고 살아가도록 기꺼이 초대합시다.

 

  넷째 단계는 주님 안에서, 주님을 통해서 부부가 일치하는 것입니다. 부부일치는 전적으로 자신을 내어 주시는 사랑을 실천하는 가운데 실현됩니다. 주님께서 사랑으로 당신 자신을 쪼개어 나누시는 것처럼 부부 사랑도 배우자를 위해 으깨어지고 나누어 먹혀질 때 하나가 됩니다. 일치된 부부는 참으로 작은 교회가 됩니다.

 

  다섯째 단계는 부부 사랑을 통하여 세상에 나아가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하나가 되고 변화된 부부는 세상에 하느님을 표지하고 증거하는 힘이 있습니다. 엠비오의 제자들이 전혀 새로운 존재로 변화되어 예루살렘으로 되돌아 간 것처럼 부부도 단순히 영적 길동무로 서로를 받아들이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사명을 가진 부부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함께 체험한 바를 증거하고 활동하는 가운데 세상을 변화할 수 있다는 꿈을 지닌 성사적 부부로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주님은 우리 부부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 모든 것이 주님 사랑의 성사적 표지이며 도구임을 감사합시다. 주님 우리를 당신 사랑의 도구로 기꺼이 써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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