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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신학ㅣ사회윤리

[사회] 사회교리 문헌 해설: 진리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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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1-28 ㅣ No.1442

[사회교리 문헌 해설] 『진리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

 

 

이 회칙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2009년 6월 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에 회칙 『민족들의 발전』(1967.3.26)을 기념하여 반포하신 회칙입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반포하신 여러 회칙들 가운데서 사회 회칙으로서는 처음이었습니다. 이 회칙은 총 6장 79항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반포 목적

 

『민족들의 발전』은 이미 보았듯이 ‘온전한 인간 발전’의 의미를 밝히고자 한 회칙이었습니다. ‘온전한 인간 발전’은 다시 “발전은 평화의 새 이름”(21항)이라는 표현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은 바오로 6세의 이 뜻을 당신 대에서 드러낼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가지고 이 회칙을 준비하셨습니다.

 

 

주요 내용

 

교황님은 서론에서 사랑이 어떻게 사회교리의 핵심(2항)이 되는지 잘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사랑이 “잘못 해석되고 윤리적인 삶과 멀어질 위험”(2항)을 지적하면서, “진리 없는 사랑의 그리스도교가 있다면, 사회적 결속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부차적인 좋은 감정들의 집합에 불과할”(4항)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셨습니다. 교황님은 발전에는 진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밝히면서, 이 맥락에서 발전이 “도덕적 행위를 규정하는 기준”인 “정의와 공동선”(6항) 두 가지 원칙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1장에서 교황님은 바오로 6세의 『민족들의 발전』의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셨습니다. 특히 바오로 6세께서 저개발의 첫 번째 원인을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신 점(19항), 저개발국에 사는 이들에게 문제는 무엇보다 의지와 사고이고, 더 중요한 원인이 “개인과 민족간의 형제애가 부족한 것”이라고 역설하였던 점을 새삼 강조하셨습니다(19항).

 

2장에서는 ‘우리 시대의 인간 발전’을 주제로 다루셨습니다. 교황은 여기서 “이익이 유일한 목적이 되어, 공동선을 궁극 목적으로 하지 않고 부적절한 수단을 통해 이익을 창출한다면, 부를 파괴하고 빈곤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21항)고 가르치셨습니다. 생명 존중의 문제도 강조하셨습니다. 그분은 빈곤과 저개발 개념을 확대하여 특히 여러 방식으로 위협당하는 생명 존중 문제도 이 개념에 포함하도록 요구하셨습니다.

 

3장에서는 ‘형제애, 경제발전, 시민사회’를 다루셨습니다. 교황님은 “완전히 소비주의적이고 실리주의적인 관점에서 삶을 바라보기 때문에”(34항) 사람들이 은총의 무상성(無償性)을 깨닫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경제, 사회, 정치적 발전이 참으로 인간다운 것이 되려면 형제애의 표현으로서 무상성의 원칙이라는 여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34항)고 하셨습니다.

 

4장에서는 ‘민족들의 발전, 권리와 의무, 환경’에 대하여 다루셨습니다. 특히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권리의 객관성과 불가침성을 망각하고 있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기셨습니다(43항). 성을 “단지 쾌락의 원천으로 보거나 강제적인 산아 제한 전략을 통해 성을 통제하는 것은 무책임한 짓”(44항)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경제에서도 인간 중심적인 윤리가 필요하다(44항)는 점을 강조하며 인간 인격의 중심성이 발전 계획과 국제 협력의 지도 원리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셨습니다.

 

5장에서는 인류 가족의 협력을 다루었습니다. 교황은 “민족들의 발전은 무엇보다도 인류는 단지 어쩌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집단이 아니라 참된 친교 안에서 협력하는 한 가족임을 인식하는 데에 달려 있다”(53항)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교황님은 그리스도교가 구체적으로 사회, 문화, 경제, 특히 정치 분야와 같은 공공 영역에 하느님의 자리가 있을 때에 비로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56항). 부유한 국가들에게는 자국의 국내 총생산 가운데 상당 부분을 개발 원조에 쓰도록 요청하셨습니다. 교황은 국제 차원의 더 큰 연대가 지속적으로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증대시키는 데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할 것임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교육이 인간 본성에 대한 지식, 곧 인간이 누구인지에 대한 지식을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61항).

 

6장에서 교황님은 ‘기술과 발전의 관계’를 다루셨습니다. 기술이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조건들을 다루신 것이지요. 실상 기술이 발전에 기여하기보다 저발전을 영속화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경우가 흔하기에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들에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매체들의 역할도 다루셨습니다. 미디어들을 발전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기울이신 것입니다. 그러나 핵심은 ‘진정한 발전’이 무엇인지 그 내용을 밝히고, 진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법들을 강조한 점입니다.

 

결론에서는 이 문헌의 제목인 ‘진리안의 사랑’이 어떤 뜻인지 다시 확인하고, 6장에서 시작된 논의를 마무리하셨습니다. 특히 진정한 발전을 위해 투신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를 다루셨습니다. 이로써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은 바오로 6세께서 『민족들의 발전』에서 제시한 ‘온전한 인간 발전’의 의미를 오늘날에 되살리는 작업을 마무리하셨습니다.

 


의의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은 겉으로 드러나는 여러 심각한 현대의 위기 증상들에도 불구하고 위기의 원인을 매우 단순한 데서 찾으셨습니다. 사람들과 국가들 사이의 상호의존이 ‘양심과 지성의 윤리적 상호작용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데’ 있다고 보셨지요. 사랑에 바탕을 둔 양심, 진리와 사랑에 기초를 둔 지성을 따르지 않다 보니 사람과 국가들 사이에 진정한 의미의 ‘상호 의존’이 이뤄지지 않고 또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을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국가 정치에 간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대와 상황에서, 인간을 위하고 인간의 존엄과 소명을 중시하는 사회가 되도록 교회가 이행해야 할 진리의 사명”(9항)을 수행하는 것이라 보셨습니다.

 

[2017년 11월 26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 주간) 의정부주보 5-6면, 박문수 프란치스코 박사(사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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