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기타기관ㅣ단체

사랑의 손길: 라파엘클리닉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31 ㅣ No.75

[사랑의 손길] “라파엘클리닉”

 

 

일요일 아침 라파엘클리닉에 다녀왔습니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가득했습니다. 그중 접수대 앞에서 환자를 안내하느라 분주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바로 필리핀에서 온 미혼모 엘리스(가명, 53세) 씨입니다. 그녀는 2014년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넘어져 오른쪽 얼굴뼈가 으스러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한국말도 잘하지 못했고, 치료비도 없어 고민하던 중에 라파엘클리닉을 통해 협력병원의 지원을 받아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수술비만 천만 원이 넘는 큰 수술이었어요. 라파엘클리닉이 아니었으면 치료는 꿈도 못 꿨을 거예요.” 그녀는 완쾌된 후 하느님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일요일마다 이곳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치유의 대천사 ‘라파엘’의 이름을 딴 라파엘클리닉은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족을 위한 무료 진료소입니다. 일요일마다 운영되는데, 연간 6백여 명의 의료봉사자와 1천2백여 명의 일반봉사자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처럼 인종, 종교, 국적,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해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로 인술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질병으로 고통받아도 언어소통, 평일 근무, 비보험, 경제적 상황 등의 이유로 일반병원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라파엘클리닉은 그들이 마음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병원입니다. 이곳은 1997년, 故 김수환 추기경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이후 김 추기경은 선종하시는 그날까지 라파엘클리닉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셨고, 선종 직전 자신의 전 재산이었던 340만 원을 라파엘클리닉에 보내기도 하셨습니다. 라파엘클리닉 창립 10주년 미사에서 김추기경은 “참으로 수많은 사람들, 특히 이주노동자들, 그중에서도 병을 앓거나 부상을 입은 분들이 치료를 받고, 도움을 받고, 때로는 죽음의 위험에서 구제되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라파엘클리닉 이호영(세례자요한, 분당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설립 당시 의과대학생으로 봉사를 시작하여 지금까지 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라파엘클리닉은 20년 전 서울대학교 의대 간호대 학생회(CaSA)의 열정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가톨릭 교수회의 헌신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무료 진료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많은 것이 열악했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니 많은 분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특히 서울대교구와 여러 가톨릭 단체들의 도움으로 현재는 진료과목만 17개, 한해 진료받는 이주노동자 수만 1만4천여 명에 달하는 무료 진료소로 성장하였습니다. 이 기적 같은 일들은 누군가 우리를 애타게 돌보시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 환경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생산 가능 인구 감소는 외국인의 국내 이주와 다문화 가정의 증가를 가속화 시켰습니다. 그만큼 라파엘클리닉을 찾는 환자는 지속적으로 많아지고 있고, 늘어나는 환자만큼 라파엘클리닉에 요구되는 사회적 · 의료적 역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로 인해 후원금이 늘어나지 못하고 있고, 제약사 약품 후원 또한 60%나 감소하여 직접 구매해야하는 약품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신자 여러분께서 사랑의 손길을 모아주신다면, 지금까지 라파엘클리닉을 통해 보여주셨던 하느님의 기적이 지속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자 여러분의 따뜻한 나눔을 기다립니다.

 

* 후원 계좌 : 신한은행 100-032-068341 (복)라파엘클리닉

 

[2017년 3월 26일 사순 제4주일 서울주보 6면, 김지선 레지나(홍보국)]



1,955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