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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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교회음악

가톨릭 성가 484번: 기쁘다 구주 오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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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2-08 ㅣ No.2274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484번 “기쁘다 구주 오셨네”



세상의 달력인 을미년 2015년이 끝나갑니다. 교회의 달력은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며 새롭게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알렸습니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 만백성 맞으라~~~”

어느 곳에서든 성탄 미사의 마침 성가로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부르며 우렁차고 장엄하게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소리 높여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온 세상에 알립니다. 라장조 2/4박자의 빠른 템포, f(포르테, 세게)로 시작하는 노래의 첫 고음, 그리고 연속해서 나오는 8분음표와 16분음표의 만남들. 못갖춘마디로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사의 형식상 못갖춘마디로 끌어오는 음률은, 팡파레를 타고 울리는 벅찬 감정들의 흥분 그 자체입니다. 높은 고음인 라장조의 ‘도’(레)에서 시작된 성가는 차례가기의 멜로디와 반복되는 같은 음들이 주고받는 듯한 현란한 짜임새로 노래하며 한 옥타브 낮은 ‘도’(레)에서 끝을 냅니다. 그리고 곡을 이루는 멜로디를 옥타브 내 8개의 음을 이용하여 노래하고 있습니다. 즉, 한 옥타브 8개의 음만으로 만들어진 간결하고 단순한 곡이지만, 고음 ‘레’에서 저음 ‘레’까지 차례가기 순서대로 흘러내려와 강한 화려함을 돋보이게 합니다.

20세기 말에 북미에서 가장 출판이 많이 된 개신교 찬송가인 이 성가는, 성탄 캐럴의 하나로 영국의 아이작 왓츠(Isaac Watts, 1674~1748)가 성경의 시편 98장을 기반으로 가사를 썼으며, 1719년에 왓츠의 컬렉션 <다윗의 시편 / The Psalms of David, 1719>에서 처음 알려졌습니다. 가톨릭 성가책에서는 이 곡의 작곡자를 헨델(Handel, 1685~1759)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찬송가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웰 메이슨(Lowell Mason, 1792~1872)이 헨델의 이 곡을 편곡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성가의 첫 시작인 “기쁘다 구~”(도시라솔)의 차례가기 하강음이 헨델의 메시아 제2부의 합창곡 <머리 들라>의 선율과 같고, “만백성 맞으라”(솔라라시시도)의 가락은 메시아 제1부 테너 레치타티보 <내 백성을 위로하라>의 제4소절의 리듬과 멜로디가 같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로웰 메이슨의 작품인 것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영국의 음악평론가 제임스 라잇우드(James Thomas Lightwood)는 ‘이 곡은 헨델에게서 힌트를 얻은 미국인 작품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어느 가정에서나 한 아기가 태어나면 축복의 선물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생명은 축복이며 새로운 삶으로의 희망이기도 합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은 우리를 새로운 삶으로 향하게 하는 희망에로의 부르심입니다. 성탄은 구원 역사의 한 사건입니다. 즉 하느님께서 인간의 구원과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전하기 위하여 예수님을 우리에게 보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사랑이십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것처럼 우리 역시 행동하며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이웃,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들에게 눈을 돌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새 날, 새 하늘의 예수님 나라가 빨리 올 수 있도록!

[길잡이, 2015년 12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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