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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교리산책: 계시와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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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2-27 ㅣ No.1958

[유환민 신부의 교리산책] 계시와 예수 그리스도

 

 

평소 로사를 연모하던 요셉이 하늘 맑던 어느 날, 드디어 용기를 내 고백했습니다. “저… 로사씨, 제 안에 당신이 있습니다! 오래전부터요!” 요셉이 이렇게 자기 마음을 고백하자 로사는 비로소 요셉의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영원한 신비이신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열어 보이실 때라야 우리는 하느님의 속 깊은 생각과 계획과 사랑을 알게 됩니다. 그리스도교를 ‘계시종교’라고 하지요. ‘계시’란 하느님께서 마음을 열고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 보이시며 이 세상에 말씀을 건네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이성을 통해 하느님께서 존재하심을 알 수 있지만 그분이 실제로 어떤 분이신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간이 당신을 알게 되기를 몹시 바라셨던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계시하셨습니다. 당신을 우리에게 드러낼 필요가 없었지만 우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하셨습니다. 천지창조 이래로 믿음의 선조들과 여러 예언자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이르기까지, 하느님께서는 다양한 방식과 경로를 통해 끊임없이 우리 인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당신의 마음을 우리에게 모조리 내어주셨고, 당신의 가장 깊은 본성 - 바로 사랑을! 우리에게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예수님 덕분에 우리 인간은 눈으로 볼 수 없었던 하느님을 뵙고 느끼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베네딕도 16세 교황님께서도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의 모습을 취하시어 우리의 친구이자 형제가 되신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지요. 이로써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무한하신 사랑으로 우리의 모든 짐을 짊어지고 계십니다. 그분은 늘 우리와 함께 생활하시며, 우리가 고독하거나 고통스러울 때, 특히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힘겨워할 때 우리 곁에 계십니다. 우리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음을 느낄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생명의 문을 열어 주십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사랑이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신비, 바로 계시의 핵심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지만, 이 마지막 때에는 아드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히브 1,1-2)

 

[2017년 12월 24일 대림 제4주일 서울주보 4면,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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