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17년 서울대교구장 사순 메시지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3-08 ㅣ No.822

2017년 서울대교구장 사순 메시지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지금 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 시기란 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고통을 당하신 우리 구세주 예수님의 삶을 묵상하며 다가올 부활 축제를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무엇보다 사순 시기는 회개의 시간입니다. 회개란 단순히 죄를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우리의 삶이 하느님께 나아가는 은총이기도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하느님 말씀은 선물입니다. 타인은 선물입니다”라는 주제로 올해 사순 시기 담화를 발표하셨습니다. 교황께서는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생명은 선물이기에 환대와 존중과 사랑을 받아 마땅하다”고 하시며 “하느님 말씀에 힘입어 우리는 눈을 열어 생명, 특히 취약한 생명을 환대하고 사랑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죄는 가난한 이를 멸시하고 차별하며 배척하는 것입니다. 이런 죄의 뿌리는 사람보다 돈을 사랑하는 마음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황님은 돈에 대한 사랑은 타락의 근원이자 시기와 갈등과 의심의 원천이며 결국 돈의 노예가 되게 한다고 경고하십니다.

 

성경은 세상에 대한 무절제한 애착과 향락, 육욕과 탐욕, 재물에 대한 애착을 엄하게 단죄합니다. 인간이 이기주의에 빠져 세속적인 욕심만을 탐욕스럽게 추구한다면 사랑이신 하느님과 결코 하나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교회는 전통적으로 이웃이 굶주리고 고통을 당할 때 그것을 외면하고 자신의 부만을 축적한다면 죄악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성 대 그레고리오도 “가난한 이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준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선물이 아니라 그들의 것을 되돌려주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의 행위보다 정의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습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일시적인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정성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헌신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안에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특별히 하느님 말씀은 살아있는 힘으로 인간의 마음에 회개를 불러일으켜 인간이 다시 하느님을 향해 사랑을 실천하도록 이끕니다. 이번 사순 시기 동안 하느님의 말씀을 더 가까이 그리고 더 자주 접하도록 노력합시다.

 

우리나라는 현재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잘 극복하고 더 발전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가를 비롯한 지도자들이 회개해야 합니다. 당리당략과 이기심보다는 나라와 국민들의 공동이익이 무엇인지를 잘 헤아리는 진정한 지도자들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신앙인들도 회개해야 합니다. 특히 신자들이 먼저 이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교회는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자신의 회개로 사회 전체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는 말씀처럼 우리는 이 사순 시기에 진정한 회개를 통해서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이 거룩한 사순 시기에 말씀이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며, 모든 인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전구를 통하여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



1,978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