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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목] 가족 여정: ADHD를 제대로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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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2-20 ㅣ No.974

[가족 여정] ADHD를 제대로 아시나요

 

 

요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ADHD’라는 낙인이 찍힌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학교뿐만 아니라 성당의 주일학교에도 그런 아이들이 많습니다. ‘ADHD’ 낙인이 찍힌 아이도 괴롭지만, 그 아이를 둔 부모의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ADHD’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계시나요?

 

 

ADHD 바로 알기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 장애로,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여 산만하고 과다활동이나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미국 정신의학회의 기준으로 보면 ADHD의 진단 기준은 이렇습니다.

 

1) 다음 아홉 개의 항목 가운데 최소 여섯 개 이상이면 ‘주의력 부족.’

 

① 지시를 따르지 못한다.

② 집과 학교에서 공부나 놀이에 오래 집중하지 못한다.

③ 집과 학교에서 필요한 물건을 잘 잃어버린다.

④ 말을 잘 안 듣는다.

⑤ 세부사항에 산만한 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⑥ 정리정돈을 하지 못한다.

⑦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일을 잘 못한다.

⑧ 잘 잊는다.

⑨ 주변 자극에 쉽게 정신을 빼앗긴다.

 

2) 다음 아홉 개의 항목 가운데 최소 여섯 개 이상이면 ‘과잉행동.’

 

① 안절부절못하고 조바심을 낸다.

② 함부로 아무 데나 올라가거나 뛰어다닌다.

③ 조용히 놀지를 못한다.

④ 답을 불쑥 아무렇게나 한다.

⑤ 남의 말에 끼어든다.

⑥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한다.

⑦ 말을 너무 많이 한다.

⑧ 몸을 끊임없이 움직인다.

⑨ 차례를 기다리지 못한다.

 

실제로 정신과 치료를 할 때 위 체크리스트를 토대로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목록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대부분의 어린 자녀들이 나타내는 공통적인 특성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를 어른과 부모와 교사의 편견으로 말미암아 정상적인 발달과정에 있는 아이들까지도 ‘ADHD’라는 병명과 꼬리표를 무수히 달고 있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기도 합니다.

 

ADHD는 병이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이를 병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ADHD로 진단된 아이들을 편견이 가득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ADHD를 가진 이들은 사실 병에 걸린 환자가 아니라 조금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일 뿐입니다.

 

토마스 에디슨, 아인슈타인, 프랭클린, 모차르트, 베토벤, 스티비 원더, 짐 캐리, 우피 골드버그, 로빈 윌리엄스, 안데르센, 레오나르도 다빈치, 월트 디즈니, 케네디, 처칠….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ADHD를 가진 사람입니다. ADHD를 가진 사람들의 특별한 능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타인의 감정을 잘 파악한다.

② 활동적이고 추진력이 강하다.

③ 동시다발적인 활동에 탁월하다.

④ 개성이 강하다.

⑤ 자연 친화적이다.

⑥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다.

⑦ 상상력과 창의력이 매우 뛰어나다.

 

 

ADHD 치료하기

 

그렇다면 ADHD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① ADHD를 가진 아이들을 환자로 취급하면 안 된다.

② 주변의 친구들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③ 그들만의 특별한 장점인 창의성과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준다.

④ 자연과 가깝게 지내게 한다.

⑤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은 피하고 전문의와 상의한다.

⑥ 약물치료는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약물치료의 부작용에 대해서 부모들이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치료현장에서도 약물치료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그 부작용에 대한 설명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물치료의 부작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초조감, 불면증, 혼란스러움, 우울증, 짜증, 쉽게 흥분함, 키가 안 큼, 과잉행동, 환경에 대한 알레르기, 거식증, 구토감, 어지럼증, 비정상적으로 빠른 심장박동, 두통, 졸음, 고혈압, 심부전증, 심장의 통증, 갑작스러운 심장 박동 증가, 복부 통증, 간질 발작, 혈액 흐름의 저하, 산소 공급의 감소, 산소 활성량의 감소, 생체 화학물질의 지속적인 불균형, 뇌세포의 신경전달물질 감소, 뇌세포의 구조와 기능의 영구적 변형, 뇌세포의 괴사와 세포 크기의 축소…. 그리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ADHD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곧 아직도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탓, 그릇된 학습방법, 음식이나 환경 탓, 스트레스, 뇌 병변이나 호르몬 불균형, 유전성 등 그 원인에 대한 설은 다양하지만 아직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증명된 것이 없습니다.

 

곧 이러한 것들이 상관관계는 있지만 인과관계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약물치료는 ADHD의 근본적인 치료라기보다는 증상을 완화하려는 임시방편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과학계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 ADHD의 원인은 인간의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만 이 또한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러한 도파민이나 세로토닌은 사실 약물치료가 아닌 운동이나 명상, 웃음, 심호흡 등을 통해서도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미 약물치료를 하고 있는 아이에게 섣불리 그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약물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약을 끊으면 이로 말미암아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합니다.

 

고백하자면, 필자도 어린 시절 ADHD로 낙인찍혀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필자는 ADHD가 무슨 뜻인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아날로그, 디지털, HD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사람”(Analog, Digital, HD).

 

ADHD로 고통받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에게 작은 힘을 전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모두 다른 모습으로 창조하셨습니다. 우리 교회와 가정이 서로 다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좀 더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권혁주 라자로 - 한 여인의 남편이자 세 아이의 아빠로서 서울대교구 사목국 가정사목부에서 일하고 있다. 「아버지여정」, 「부부여정」 등의 가족관계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경향잡지, 2016년 12월호, 글 권혁주 · 사진 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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