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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부동산 투자 · 경매 등은 교리에 어긋나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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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1-21 ㅣ No.349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부동산 투자 · 경매 등은 교리에 어긋나는 것인가요?

 

 

질문

 

증권회사에서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입니다. 직업 활동상 재산 증식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됐습니다. 

 

또 부동산 투자나 경매 등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데, 이런 경제 활동 자체가 교회의 가르침이나 신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요?

 

 

답변

 

마태오복음서의 ‘선한 포도밭 주인’에 관한 비유를 통해, 노동에 대한 대가에 대해 묵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포도밭 주인은 아침부터 일한 일꾼이나 저녁에 온 일꾼이나 상관없이 모두 한 데나리온을 지급합니다. 그러자 아침부터 온종일 뙤약볕 아래서 일한 일꾼들이 포도밭 주인에게 불공평하다고 불평을 쏟아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침부터 일을 한 일꾼 입장에서 보자면, 하루 종일 일을 했는데 저녁나절에 와서 잠깐 일한 일꾼보다야 좀 더 많은 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일꾼이 일한 대가를 마음대로 정할 수 없을 것이기도 하고, 원하는 만큼 언제나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도 아닐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사회적 성공의 척도라고 한다면, 돈을 많이 벌자고 노력하는 게 문제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개인이 원하는 만큼 돈을 벌기 위해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농담으로 하는 말이지만, “시간이 많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둘 다 있으면 건강이 안 되어 즐길 수 없다”고 합니다. 돈을 언제까지, 얼마를 벌어야 하는 것인지, 충분히 벌 수는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속담에 99마지기 부자가 1마지기 가난한 사람의 논을 빼앗아 100마지기를 채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노력이 어느 순간 돈 그 자체에 빠져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살다가 포도밭의 일꾼처럼 원하는 만큼 돈이 충분한 보상으로 주어지지 않았을 때, 불평불만이 생기거나 분노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고라도 돈을 좀 더 갖고자 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돈을 벌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결국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학자들은 돈과 행복에 관한 연구들을 수없이 해왔습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수입이 증가하면 행복감을 일시적으로 느끼기도 하지만, 곧 삶의 기대치도 올라가게 되어 그 행복감이 오래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오히려 필요 이상의 물질은 정신을 황폐화하여 진정한 행복을 감소시키고 고통을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돈을 벌어서 얻고자 하는 것이 행복이라면, 돈을 벌려고 하는 것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행복을 느낄 때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담배, 술, 마약 등과 같은 각성제뿐만 아니라 성적 쾌락, 운동, 만족, 감사, 기도, 묵상 등도 도파민의 수치를 높여 기분을 좋게 한답니다. 그런데 수녀님들의 경우에는 성생활을 하지 않고,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는데도 다량의 도파민이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즉, 감사, 기도, 묵상과 같은 종교 활동이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켰기 때문입니다. 

 

남을 도와줄수록, 상대방이 나에게 감사함을 느낄수록 행복감이 더 증가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돈을 버는 이유가 행복이라면 지금 버는 돈을 가지고 남을 위해 봉사하고, 현재의 모습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같아 보입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96 서울특별시 광진구 면목로 32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6년 11월 20일, 황미구 원장(상담심리전문가 · 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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