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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ㅣ기타

[희년] 자비의 희년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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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1-21 ㅣ No.413

[자비의 희년 폐막] 2015.12.8.~2016.11.20.


은총의 지난 1년, 희년은 끝나도 자비 실천은 계속돼야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2015년 12월 8일부터 올해 11월 20일까지 하느님의 자비를 되새기고 실천하는 ‘자비의 특별 희년’을 지냈다. 오늘날 세상에는 물질과 기술 문명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질병과 기아, 전쟁과 폭력으로 고통 받고 있다. 11월 20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을 닫음으로써 막을 내리는 지난 1년여의 희년 기간 동안, 가톨릭교회는 어떻게 사랑과 자비를 익히고 보다 구체적으로 실천하려고 노력했는지를 돌아본다.

 

 

“특별 희년은 그 자체로 은총의 선물입니다. 희년은 우리가 하느님 자비에 대한 확신을 더욱 키워가는 해가 될 것입니다.”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경비가 강화된 성 베드로 대성당의 희년 성문을 열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특별 희년’ 개막을 선포했다. 교황은 2015년 12월 8일 거행된 희년 개막미사 강론을 통해 “심판보다 자비를 앞세워야 한다”며 “모든 두려움과 근심을 접어두고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은총을 만나는 기쁨을 체험하자”고 권고했다.

 

이어 12월 13일, 한국교회도 각 교구 주교좌성당과 지정 순례지 성당, 성지에서 일제히 ‘자비의 문’을 열고 희년 개막을 알렸다. 그 후 1년, 보편교회와 각 지역교회들은 다양한 기념과 행사들, 각종 실천 운동 등을 통해 ‘하느님의 자비’를 기억하고 배우며 일상 삶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희년의 특별한 표징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희년을 뜻깊게 보내기 위한 가장 첫걸음은 ‘참회의 영적 여정’이라며 자비를 체험하는 가장 합당하고 아름다운 수단으로서 고해성사를 강조했다. 그 상징적인 행사로 교황은 3월 4~5일 ‘주님을 위한 24시간’을 모든 교구에서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희년의 특별한 표징으로서는 순례와 전대사를 꼽을 수 있다. 교황은 희년 기간 동안 ‘자비의 문’을 지나가는 것이 하나의 상징적 행위일 뿐만 아니라 희년 정신을 실천하는 실제적 행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교황은 “거룩한 장소에서 순례자들은 은총을 체험하고 회개의 길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는 그러한 노력과 실천에 대한 자비의 선물로서 전대사의 은총을 마련했다. 

 

희년 기간 동안 강론과 고해성사로써 하느님의 자비를 선포하는 ‘자비의 선교사’는 희년의 또 다른 표징이다. 이들은 각 지역 교회에 파견돼 “하느님 백성을 보살피는 교회의 어머니다운 배려의 표지”라고 할 수 있다. 교황청은 2월 10일 자비의 선교사들을 파견하는 예식을 마련하기도 했다.

 

- 작년 12월 8일 성 베드로 대성당 자비의 희년 개막. CNS 자료사진.

 

 

다양한 희년 행사들

 

희년 기간 내내, 교황이 정한 이들을 위한 희년이 이어졌다. 대상은 성지 담당 사제와 수도자, 성지에서 일하는 이들(1월 19~21일), 봉헌생활자(2월 2일), 교황청 사제단(2월 22일), 하느님의 자비 영성을 사는 이들(4월 1일), 청소년(4월 23일), 부제(5월 27일)와 사제(6월 1일), 병자와 장애인(6월 10일), 청년(7월 26일), 자원봉사자(9월 2일), 교리교사(9월 23일), 성모마리아의 영성을 따르는 이들(10월 7일), 재소자(11월 6일) 등이었다. 

 

특히 교황은 희년 기간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나섰다. 매월 한 번씩 금요일엔 개인적으로 자비를 실천하는 ‘자비의 금요일’을 지냈다. 예를 들어 5월 13일에는 로마 외곽의 참피노 지역에서 정신지체장애인을 돌보는 ‘치코’ 공동체를, 1월에는 브루노 부오치 양로원과 카사 이리데 그룹홈을, 2015년 12월에는 로마 교구 카리타스가 운영하는 노숙자 보호소를 방문했다. 

 

평소 바티칸에 거주하는 노숙인들을 돌보곤 했던 교황은 이들을 교황청 정원과 박물관에 초대하거나 성 베드로 광장에 이들을 위한 샤워 시설을 설치하고 쉼터도 마련했다. 성탄절에는 침낭을 나눠주기도 했다. 희년 기간 동안에는 전 세계에서 사형 집행을 유예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11월 11~13일 열린 유럽 기쁨과 자비 축제(European Festival of Joy and Mercy)에서는 유럽 전역의 노숙인 6000여 명을 초청, 교황과 함께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한국교회의 자비 실천운동

 

한국교회 역시 지난 1년 동안 희년 정신 실천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각 교구장들은 2016년 사목교서와 특별교령 등을 통해 희년 실천을 교구 전체 차원에서 독려했다.

 

- 올해 3월 4일 서울 명동주교좌성당 주님을 위한 24시간.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우선 각 교구는 대부분 상설고해소를 설치하고 희년 전대사 순례지들을 지정해, 신자들이 고해성사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순례와 전대사를 통해 희년의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 외에 교구 상황에 맞게 다채로운 희년 실천 운동을 펼쳤다. 

 

서울대교구는 4월 3일 ‘하느님의 자비주일’을 기해 희년 실천 프로젝트 ‘아버지처럼 자비로이’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자비의 영적, 육적 활동을 일상 삶 속에서 구체적인 기도와 나눔으로 실천하자는 뜻에서 기획됐다. 희년 동안 펼친 ‘하자아자’(하느님처럼 자비로이 기도하고 아버지처럼 자비로이 나누자) 운동은 개인적 차원의 기도와 나눔 실천, 교구 차원의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삶’으로 구성됐다.

 

 

고통받는 이웃을 위한 관심

 

광주대교구는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프로그램과 낙태 경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치유하는 피정을 실시했다. 교구 사회복지회는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기’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 가정들을 선정, 기도와 나눔, 봉사로 지원할 것을 호소했다. 사회사목국 병원사목에서는 낙태 경험으로 고통을 겪는 이들을 위해 생명치유피정과 낙태치유피정을 마련했다. 

 

제주교구도 낙태죄를 범한 이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참회와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용서받고 새로운 마음으로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도록 배려했다. 또 교구 법원의 개편을 통해 이혼자, 재혼자들이 장애 없이 성사와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로 하고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춘천교구에서는 희년 실천 프로그램인 교구 내 본당 순례가 큰 호응으로 이어졌다. 교구 내 본당 순례에 참가하는 개인과 단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교구는 두 차례에 걸쳐 순례 수기와 사진을 공모하기도 했다.

 

청주교구는 2016년 사목 목표를 ‘가장 작은 이를 찾아가는 교구 공동체의 해’로 정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프로그램들을 실천했다. 안동교구도 2016년 교구장 사목교서를 통해 전 교구적 과제로 ‘아버지 품을 떠난 작은 아들 찾기 운동’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냉담교우 회두를 위한 노력을 펼쳤고, 10월 23일에는 신영세자와 대부모, 회두한 냉담교우들과 함께 교구 복음화의 날 행사를 열었다.

 

- 노숙인에게 빵과 우유를 나누는 수원교구 율전동본당.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본당이나 기관·단체 차원에서도 자비의 희년 관련 운동이 확산돼 관심을 모았다.

 

대구대교구 도원본당은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돕는 거점 본당으로서 민족화해분과를 설립했고, 서울 동작동본당은 조혈모세포와 장기기증을 통한 생명 나눔 실천을 통해 자비 실천에 나섰다. 

 

‘하느님의 자비’에 관한 의식을 고양하고 체득하는 특강이나 시리즈 강연들이 본당마다 개설됐고, 성화 전시회와 성경 읽기 등을 통해 자비를 더욱 깊이 느끼려는 신심 활동들도 눈에 띄었다. 

 

구체적인 자비와 자선의 실천을 위한 바자도 많이 열렸다. 수원교구 율전동본당은 5월말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노숙인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눠주기도 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은 젊은이를 위한 고해성사의 날, ‘자비의 청소년 선교사’ 임명, ‘자비로운 교사’ 행사, ‘생명’을 주제로 한 중고등학교 사목부 학생대회 등을 통해 청소년·청년들에게 자비의 정신을 불어넣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가톨릭신문, 2016년 11월 20일, 박영호 기자]

 

 

[자비의 희년 폐막] 자비의 희년, 무엇을 남겼나?


극심한 양극화와 불평등 상황에서 교회공동체 차원의 쇄신 노력 요청

 

 

2015년 12월 8일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폐막 50주년 기념일에 시작돼 올해 11월 20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에 폐막되는 ‘자비의 특별 희년’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은 이 기간을 자신의 신앙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은총의 기회로 삼았다. 한국교회 역시 희년 선포와 함께 교구와 본당 차원에서 다양한 사목 프로그램들을 수립,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 자비의 얼굴’이 되도록 돕는 데 힘을 실어왔다.

 

이에 따라, 교회 안의 모든 활동들이 ‘하느님 자비’를 염두에 두고 계획 및 실행됐고, 신자들은 ‘하느님 자비’를 일상생활 안에서 드러내고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교회 활동들이 희년 기간 이후에도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는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하느님 자비’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에 그쳤다는 반성도 이어지고 있다. 

 

‘자비의 희년’ 1년 동안 한국교회의 희년 실천 노력에 관해 살펴보고, 과연 희년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이고, 폐막 후 우리가 계속해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 따라

 

‘하느님 자비’를 집중적으로 성찰하고 실천한 희년은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은총의 시간이었다. 문명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야만적 폭력이 여전히 난무하고 있는 오늘날 세상, 빈부격차와 소외가 오히려 과거보다도 더 심화된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 세계화가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계기가 되기보다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더 큰 억압과 착취가 되고 있는 현대 세계 속에서, ‘하느님 자비’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절실하게 요구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출에 이어 착좌미사 때부터 “하느님의 자비! 우리의 삶을 위한 참으로 아름다운 신앙의 진리입니다”라면서 자비를 강조해왔다. 제3세계, 고통받는 땅으로부터 온 프란치스코 교황 개인의 확신과 신념은 자비의 희년 선포의 직접적인 계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자비의 희년’은 새 교황의 등장으로 갑자기 튀어나온 신학적 아이디어가 아니다. 희년은 바오로 6세 교황의 언급대로 “인간에게 봉사하려는 단 하나의 목적”을 지니고, 자비를 드러내는 교회 모습을 보여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복음의 기쁨」에 자비의 희년의 본질을 온전히 담아냈으며, 칙서 「자비의 얼굴」에서 이를 더 구체화적으로 설명했다. 이러한 가르침들은 모두 미래 교회의 청사진이자, ‘선교적 쇄신’의 촉구이다. 

 

「자비의 얼굴」 15항에서는 아주 평이하고 쉬운 말로 희년의 본질적 관심에 관해 이렇게 설명했다. 

 

“오늘날 이 세상에는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들이 너무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눈을 뜨고 세상의 비참함을, 존엄을 박탈당한 우리 형제자매들의 상처를 보도록 합시다.”

 

- 난해 12월 18일 서울 명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자비의 희년 젊은이들을 위한 고해성사.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자비는 신앙적 · 신학적 과제

 

「자비의 얼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체험과 실천에 관한 부르심에 응답하는 방안을 개인적 차원, 교회 공동체의 내적 차원, 교회의 사회적 차원 등 세 가지 차원으로 나눠 알기 쉽게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년간을 돌아볼 때, 한국교회 희년의 가르침 실천은 다소간 아쉬움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자 개개인의 이해와 인식은 상당 부분 개인적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교구와 본당에서의 관련 사목 프로그램들 역시 개인의 신앙 실천 차원이거나 소박한 자선과 봉사의 수준에 머문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도 가능하다. 고해성사로써 하느님 자비를 체험하고 주요한 순례지를 찾아 전대사를 받는 것은 희년의 특별한 표징이고 자비 체험의 표징이기는 하지만, 단순한 성사와 순례만으로는 부족하다. 개인이 체험한 ‘하느님 자비’를 공동체적이고 사회적인 차원의 실천으로 이어 나아갈 때 비로소 “하느님처럼 자비로워져라”는 희년 정신에 대한 온전히 응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 내적 차원에서 펼치는 희년 실천은 교회 공동체가 ‘자비의 얼굴’이 되어야 할 소명이고, 이는 필연적으로 교회 제도와 구조, 사목활동 쇄신에 대한 요청으로 이어진다. 즉 「복음의 기쁨」에서 강조한 ‘선교적 쇄신’과 상통하며, ‘행정적 관료적 교회 얼굴’에서 ‘사목적 얼굴’로 교회 얼굴을 바꿔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시노드를 통해 먼저 현대 가정이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돌아보고, 이혼 후 재혼 가정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교회법적 배려를 마련한 것 등은 이러한 ‘사목적 얼굴’을 드러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사목적 쇄신의 궁극적인 지향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중산층화된 한국교회 모습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개선하는 것은, 자비를 구체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전제돼야할 사목적 과제 중 하나다.

 

희년의 사회적 차원은, 교회 공동체와 각각의 그리스도인들이 곧 세상 안에서 하느님 자비의 표지가 되어야 한다는 소명을 지칭한다. 구체적으로 자선활동, 정의평화 구현, 남북 화해와 통일, 환경과 생태 보전, 인간 생명의 존엄성 수호 등 세상을 복음화 하는 소명을 의미한다. 

 

희년의 정신은 실제로는 폐막 이후 보다 지속적으로 구현돼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나 교회 공동체 차원 모두에서 ‘자비’는 이제 현대 세계와 교회의 핵심적인 신앙적, 신학적 과제이기에, 폐막 이후 더 깊고 넓게 그 가르침을 구현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가톨릭신문, 2016년 11월 20일, 박영호 기자]

 

 

[자비의 희년 폐막]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용서와 자비 청하지 않을 만큼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초기교회 교부들은 ‘정의’를 이야기할 때 항상 자비를 함께 논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 대한 징벌과 관련되는 ‘정의’도 역시 그 목적 자체가 ‘자비’였던 것입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하느님 자비’는 먼저 스스로를 깊이 성찰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겸허하고 솔직하게 스스로를 성찰하고, 자신이 하느님의 용서를 청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는 것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어느 누가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완벽할 수 있습니까? 자신의 존재가 자비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김 대주교는 깊은 성찰 후에 요청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대한 믿음과 신뢰라고 강조했다. 

 

“어린이가, 자신이 생각하기에 큰 잘못을 지었다고 해도, 부모님께서는 그것을 죄라고 탓하실까요? 자기 잘못에 괴로워하면서 엄마 아빠 앞에 나오지 못한다면, 엄마나 아빠는 오히려 그것에 크게 가슴 아파할 것입니다.”

 

아무리 큰 죄라도 하느님께서는 용서하시고 자비를 베풀지 못할 것이 없다는 것에 대한 깊은 신뢰, 그리고 마침내 용서를 받았을 때 얻게 되는 자비 은총의 체험, 그것은 곧 이웃과의 관계에서 자비를 드러내고 베풀 수 있는 힘이 된다. 

 

김 대주교는 또한 희년 기간 동안 각 교구와 본당, 그리고 개인 차원에서 실제로 하느님의 자비를 배우고 익혀 실천하는 사례들을 많이 봐왔다고 밝히고, 이러한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끄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김 대주교는 지속적인 실천을 위해서는 사목자들부터 자비의 정신을 잘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목자들이 신자들을 대하는 데 있어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앞서야 합니다. 그것 역시 자비의 한 표현이지요. 이미 하느님의 자비를 거저 체험한 사목자들이 신자들에게 그 자비를 건네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기적인 모습이지요.” [2016년 11월 20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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