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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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교회음악

가톨릭 성가 209번: 사랑하올 예수 성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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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6-09 ㅣ No.2223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09번 “사랑하올 예수 성심이여”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서 네가 소비한 시간 때문이란다.” 이 문구는 생떽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어린왕자가 세상에 단 하나 뿐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의 장미꽃이 사실은 매우 평범한 장미일 뿐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들었던 말입니다. 오랜 시간의 익숙함에서 당연시되는 평범한 일상의 사랑은, 그 익숙한 시간 속에서 함께 만들어 낸 소중함으로 인하여 나에게 단 하나의 특별한 사랑이 됨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는 이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존재로 다가오십니다. 그리고 매우 특별한 존재로 나를 만들고 계시며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주십니다. ‘예수 성심’은 인류를 향한, 특히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 자비, 인내 등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사랑을 표현합니다. 그러나 가장 대중적인 예수 성심에 대한 우리의 신심은 너무나 쉽게 그 사랑을 당연시 여기며 지나쳐 버리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성가 209번 ‘사랑하올 예수 성심이여’는 ‘코르 둘체’(Cor Dulce)라는 라틴어 제목의 성가를 이문근 신부님께서 편곡하신 단순한 리듬의 3/4박자 곡입니다. 조용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시작되는 첫 소절은 차례가기의 흐름으로 노래하다가 점차적으로 고조되어 우리가 예수 성심의 상처를 쉽게 지나쳐 버린 데 대하여 용서와 구원으로 이끌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빠르지 않게 계속되는 4분음표의 구성은 2분음표와 어우러져 자칫 끌고 가는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부드럽지만 분명하고 정확하게 노래해야 합니다.

물 흐르듯 흘려버리는 사랑의 표현은 전달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정확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성가 역시 예수 성심께 드리는 우리의 찬미이며 사랑의 고백입니다. 단순하고 평범한 곡처럼 느껴지는 ‘사랑하올 예수 성심이여’는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는 듯합니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가장 본질적인 마음을 표현하는 기도로 노래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을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그분과 인격적인 만남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임을 고백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어린왕자」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 거고, 나도 너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될 테니까.” 예수 그리스도에게 우리는, 아니 나 자신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입니다. 그리고 나에게도 예수 그리스도는 갈림 없는 사랑의 주인이십니다. 나는 오늘 그리스도를 만났습니까? 여전히 내 옆에 계신 그리스도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지금 이 순간, 내 옆에 머물러 계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사랑의 고백을 드려야겠습니다. 그 사랑 안에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스도의 벗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길잡이, 2015년 6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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