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 (화)
(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전례ㅣ교회음악

가톨릭 성가 274번: 성모송(Ave M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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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5-11 ㅣ No.2215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74번 “성모송(Ave Maria)”



‘성모기도’라 하는 ‘성모송’은 라틴어로 ‘아베 마리아(Ave Maria)’입니다. ‘천사의 인사’라고 하는 ‘Ave(아베)’는 ‘축하합니다’, ‘안녕하세요’ 같은 인사말입니다. 마리아께 전구를 구하는 기도인 성모송은 6세기경부터 전해져 왔으며 1568년 교황 피우스 5세가 시간 전례(성무일도)에 삽입한 후부터 널리 바치게 되었습니다. 아주 짧은 이 기도문의 내용은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부분은 대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축하 인사를 한 일(루카 1,28),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인 엘리사벳이 마리아에게 인사를 드린 일(루카 1,42)과 성모 마리아를 찬미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부분은 후렴구로, 15세기경 프란체스코회에서 삽입했다고 전해지는 성모 마리아께 전구(傳求, 대신 빌어줌)를 간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베 마리아(성모송)는 천사가 마리아에게 인사했던 ‘천사축사’의 라틴어 원문을 가사나 표제로 하여 10세기에 그레고리오 성가로 처음 작곡되었습니다. 이후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서 여러 형식으로 만들어졌고, 성모송은 대중의 기도로 불리었습니다. 가톨릭 성가 274번 성모송(Ave Maria)은 네덜란드의 작곡자 아르카델트(Jacob Arcadelt, 1505?~1567?)에 의해 편곡된 곡입니다. 아르카델트는 16세기 플랑드르악파의 대표적인 작곡자로서 마드리갈(madrigal) 작곡가로 유명세를 타기도 하였습니다. 마드리갈이란 르네상스 후기인 16세기에 이탈리아에서 발전한 세속 성악곡으로, 목가적인 서정시에 붙인 악곡을 말합니다.

아르카델트는 3성부의 마드리갈, 즉 샹송을 편곡하여 274번 성모송을 탄생시켰습니다. 다른 그 어떠한 ‘성모송’보다 밝고 활기찬 리듬으로 노래하는 이 성모송은, 첫 박을 4분 쉼표로 한 박자 쉬고 시작하며, 한 소절이 끝나고 다음 소절로 이어질 때도 어김없이 다시 한 박자를 쉬고 노래합니다. 또한 4분 음표, 2분 음표, 8분 음표 리듬의 다양함과 싱코페이션(당김음)을 이용한 자유로운 선율이 노래에 경쾌함을 더해줍니다. 성모송 후반부인 “천주의 성모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부분에서는 ‘천주의 성모’의 ‘모’에 임시표를 붙여 반음씩 순차적으로 이동하게 하였고 다시 원음을 사용하여 ‘이제와~’를 노래합니다. 이 선율의 움직임은 마치 천주의 성모가 한 계단씩 밟고 우리 곁으로 내려오시는 듯한 상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성모님 품안에 안기어 위로를 받는 기쁨을 느끼게 합니다. 전체적으로 화려해 보이는 선율의 움직임이 조금은 생소한 곡이지만, 샹송의 편곡답게 세상 모든 이들이 성모님께 찬미드릴 수 있는 친근감이 더해지는 곡이기도 합니다.

성모 마리아께 바치는 거룩한 기도인 ‘성모송’은 ‘주님의 기도’, ‘영광송’과 함께 우리가 가장 많이 드리는 기도이며 가장 많이 의지하고 힘을 받고 있는 기도입니다. 그러기에 기쁨, 행복, 슬픔 등 수많은 사연을 담은 우리 각각의 목소리는 매일같이 “아베 마리아”를 간절한 마음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천주의 어머니이시며 세상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께 오늘도 주님을 뵐 수 있도록 청하는 기도를 드려야 하겠습니다.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길잡이, 2015년 5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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